【 청년일보 】 강의실에 들어서는 학생들의 손에는 어김없이 커피나 고카페인 에너지 드링크가 들려 있다. 오늘도 '커피 수혈'이 필요하다는 농담 섞인 표현은 치열한 하루를 카페인으로 겨우 버텨내는 오늘날 대학생들의 단면을 보여준다. 학점 관리, 대외 활동, 각종 자격증 공부, 아르바이트를 동시에 병행하며 바쁘게 살아가는 대학생들에게 카페인은 더 이상 단순히 맛을 즐기기 위한 기호품이 아니다. 이는 과도한 일정을 소화하고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 되어버렸다. 실제로 국내 대학생들의 카페인 섭취 현황에 대한 여러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카페인 음료 섭취가 매우 흔할 뿐만 아니라 특히 학업 경쟁이 심화되는 시험 기간에는 평소보다 섭취량이 2배에서 3배 이상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대학생들의 카페인 의존 현상을 단순히 개인의 나쁜 습관 문제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그 이면에는 끝없는 성취를 강요하고 휴식을 허락하지 않는 '무한 경쟁'과 '결과 중심의 평가'라는 구조적인 압박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 대학생들이 수면을 줄이고 카페인에 의존하는 배경에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형성된 습관이 있다. 고강도의 입시 경쟁을 겪으며 카페인에 익숙해진 학생들
【 청년일보 】 겨울이 깊어지면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겨울철 우울(Winter Depression)'이 조용히 확산되고 있다. 낮 시간이 짧아지고 기온이 떨어지면서 정서에 영향을 주고 그 결과 무기력·집중력 저하·감정 기복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계절성 정서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 SAD)로 설명하며 "겨울철에는 청년층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경고한다. 국내외 정신건강 연구에 따르면 SAD는 전체 인구의 약 3~5%에서 나타나지만 20~30대 젊은 층에서 발병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불규칙한 수면, 높은 스트레스, 햇빛 노출이 적은 생활환경을 가진 청년이 취약층에 해당된다. 겨울철에는 햇빛 부족으로 인해 뇌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 활성도가 감소하고 반대로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과다하게 분비되어 우울감·과수면·집중력 저하가 쉽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많은 청년이 이러한 변화를 단순히 '겨울이라 피곤한 것' 정도로 넘긴다는 데 있다. 그러나 SAD는 단순한 기분 변화가 아니라 학업 성취도 저하·직장 내 생산성 감소·대인관계 단절 등 실질적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
【 청년일보 】 청년 간호사들의 높은 이직률은 단순한 인력 공백을 넘어, 숙련도 저하로 인한 환자 안전 사고 위험을 증가시키고 의료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구조적 위험 요소다. 현장 간호사들의 번아웃(Burnout)과 조기 이직을 부추기는 주요 요인은 비표준화된 업무 환경, 신규 간호사에 대한 미흡한 초기 임상 적응 지원, 그리고 과도한 업무량과 책임 부담이다. 특히 신규 간호사는 미숙한 인수인계 시스템, 비합리적인 업무 분장 속에서 환자 안전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까지 더해져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은 결국 의료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간호사가 환자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수행하는 휴머니즘 간호의 가치를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지속 가능한 간호 시스템은 간호 인력의 안정적인 정착과 성장을 통해 비로소 구현되는 것이다. 청년 간호사들이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전문성을 발휘하여 환자 중심의 안전하고 윤리적인 의료 환경을 조성하여 지속 가능한 간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 첫째, 임상 숙련도 강화를 위한 프리셉터십 제도의 과학적 재설계가 필요하다. 신규 간호사의 초기 이탈을 방지하고 임상
【 청년일보 】 2025년 9월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2024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층의 과도한 음주 문제와 정신건강 악화가 우려할 수준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주 2회 이상 과음을 경험한 청년은 전체의 36.7%였으며, 음주로 인해 학업·취업 준비·대인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경험한 청년도 22.9%에 달했다. 특히 스스로 음주 조절이 어렵다고 응답한 청년, 즉 '문제적 음주 위험군'은 전체의 7.4%로, 2년 전 조사 대비 약 1.6배 증가했다. 이들 중 20대 청년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하루 평균 음주량이 기준치를 초과한 경우도 14.2%나 되었다. ◆ 알코올 사용과 정신건강의 연결고리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청년 음주 증가와 우울증, 불안, 충동조절 문제 사이의 높은 상관관계를 지적했다. 김선영 이대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스트레스 해소나 관계 유지 수단으로 음주를 사용하지만, 반복될수록 뇌의 감정조절 기능이 떨어져 우울·불안이 악화된다"고 설명했다. ◆ 사회적 요인과 구조적 문제 청년층의 음주 증가에는 개인적 요인뿐 아니라 사회적·구조적 요인도 작용하였다. 청년 실업률과 불안정한 고용 구조는 지속적인 스트레스
【 청년일보 】 도심 물류량이 급증하면서 교통 혼잡, 환경오염, 안전 문제 등이 심화되자 '지하물류(Underground Logistics)'가 새로운 해결책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하물류는 지하 공간에서 선적·보관·하역·운송 등 물류 전 과정을 수행하는 체계로, 지상의 교통 부담을 줄이고 도시 공간을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점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 물류량 증가에 멈춰선 도시…지하로 시선을 돌리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세계 주요 도시의 화물 차량은 최근 36% 증가했고, 그로 인한 출퇴근 시간도 2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택배 물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처리할 노동력 증가세는 뒤처지고 있으며, 물류 종사자의 노동 강도가 높아지면서 사고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삼성화재에 따르면 화물차 사고 건수는 최근 수년간 3배 이상 늘었다. 환경 문제도 크다. 다수의 택배차량은 여전히 경유 차량이며, WEF는 라스트마일 배송 부문에서 2035년까지 600만톤(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지하 기반 물류체계 구축이 떠오르고 있다. ◆ 지하물류의 핵심 기술…수평·수직 이동부터 환경 제어까지 지하물류는 크게
【 청년일보 】 '물류의 진정한 가치는 고객의 손끝에서 완성된다'라고 가히 정의한다면 우리는 이를 '라스트마일(Last Mile)'이라고 말할 수 있다. 상품이 물류 센터를 떠나 최종 소비자의 현관문에 도착하기까지의 마지막 구간, 우리는 이것을 라스트마일이라고 부른다. 거미줄처럼 얽힌 공급망(Supply Chain)의 마지막 퍼즐을 맞춤으로써 고객 경험의 최적화를 이끌고 '비용 절감'과 '고객 감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라스트마일 전략의 목적이자 최대 의의라고 할 수 있다. ◆ 가장 짧지만 가장 비싼 구간, 라스트마일의 역설 라스트마일의 중요성에 대해 명확하게 정의한 것은 현대 물류가 직면한 '비용의 역설'이다. 전체 물류 과정에서 이동 거리는 가장 짧지만, 소요되는 비용은 전체의 약 50% 이상을 차지하는 고비용·저효율의 구간이기도 하다. 도심의 복잡한 교통 상황, 고객의 부재, 엘리베이터 없는 주거 환경 등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난관은 오늘날 물류 기업들이 단순한 운송을 넘어 '서비스'로 경쟁하게 만드는 근원적인 배경을 제공한다. 극한의 효율성을 추구해야 하는 물류 기업들에게 라스트마일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 청년일보 】 밤 11시. 하루를 마무리하며 휴대폰으로 장을 본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7시, 문 앞에는 이미 신선한 식재료가 도착해 있다. 마켓컬리의 '샛별배송'은 이제 많은 청년들에게 너무도 익숙한 일상이 되었다. 우리는 이 서비스를 통해 '빠르게, 신선하게, 간편하게' 식탁을 완성한다. 하지만 이 한 박스가 문 앞에 놓이기까지, 그 뒤에서는 어떤 과정들이 동시에 움직이고 있을까. ◆ 하루 밖에 머물 수 없는 상품, 하루 밤에 완성되는 물류 마켓컬리는 일부 신선식품을 '하루살이 상품'이라 부른다. 활전복, 생선, 생고기와 같이 당일 입고되어 다음 날 새벽 반드시 출고되어야 하는 상품들이다. 이 상품들은 하루를 넘기면 판매가 불가능해 전량 폐기 대상이 된다. 이로 인한 손실은 모두 기업이 부담한다. 이 구조 속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정확한 수요 예측이다. 하루치 수요를 조금만 과도하게 예측해도 폐기 손실로 이어지고, 반대로 부족하면 품절로 고객 불편이 발생한다. 마켓컬리는 날씨, 요일, 계절, 행사, 프로모션 등의 다양한 데이터를 반영해 초단기 수요 예측을 수행하며, 이는 단순한 운영 전략이 아니라 새벽배송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조건이 되고 있
【 청년일보 】 간호사 국가시험이 2028년부터 대대적인 변화를 맞는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령을 공포하며, 그동안 기본간호학·성인간호학·모성간호학 등으로 나뉘어 운영되던 간호 관련 과목을 모두 통합한 '간호학 총론' 체계를 2028년도 제68회 간호사 국가시험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기존 8개 내외의 교과목 체계는 '간호학 총론'과 '보건의약관계 법규' 2과목 중심으로 재편된다. 2026년 국가고시는 총 3교시로 구성된다. 성인·모성·아동·지역사회·정신·간호관리 등 세부 과목들이 분리되어 각 교시마다 다른 과목을 묶어 치르는 방식이었다. 3교시에 걸쳐 총 105문항 또는 85문항씩 출제되는 구조로, 과목별 편차가 뚜렷했다. 반면 2028년 시험은 2교시 체계로 단순화된다. 1교시는 간호학 총론1(101문항)으로 기본간호, 생리적 통합, 생리적 적응 통합 등이며, 2교시는 간호학 총론2 및 보건의약관계법규(총 99문항)으로 간호관리와 전문성 향상, 안전과 감염관리, 심리사회적 통합, 건강증진 및 유지를 다루는 간호학 총론2(79)와 보건의약관계법규(20)다. 시험 범위가 통합된 만큼, 이전처럼 과목별 암기 중심이 아닌 종합적 사고 기
【 청년일보 】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이 가속화되면서 한국의 의료 시스템은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만성질환 환자가 빠르게 늘고, 병상수와 의료 인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이에 따라 의료비 증가, 대기 시간 장기화, 의료 접근성 격차 등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바이오헬스 기술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고령층의 건강관리는 단기 치료보다 지속적 관찰과 예방 중심 관리가 더 중요해졌고, 웨어러블·AI·원격 모니터링 기술은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초고령사회에서는 병원 밖에서의 건강 관리가 전체 의료 시스템의 효율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바이오헬스 기술이 만들어낸 변화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24시간 모니터링 기반의 예방적 관리'다. 실제로 국내의 한 대학병원은 웨어러블 패치를 활용해 심전도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하고, 이상 징후를 감지하면 즉시 의료진에게 알림을 보내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응급실 방문율이 감소하고 조기 진단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고령층이 직접 체감하는 변화도 뚜렷하다. 매일 병원을 찾지 않아도 스마트워치로 혈압과 혈당을 점검하고, 약 복용 시간을
【 청년일보 】 민주주의는 모든 시민에게 평등한 정치적 권리를 보장하고 다수의 선호가 제도적 의사결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설계된 정치 체제이다. 이러한 제도적 장치는 사회,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으며, 전통적으로 민주주의는 사회적 약자 보호와 평등 증진을 위한 제도적 장치로 평가되어 왔다. 그러나 실제 현실은 이러한 이상과 거리가 멀다. 민주주의적 제도가 존재하더라도 불평등이 충분히 개선되지 않거나 오히려 심화되는 사례는 적지 않다.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도 소득 불평등과 노인 빈곤율이 높은 국가에 해당한다.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서도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재확인된다. 2024년 기준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325로 전년보다 소폭 증가하였고, 상대적 빈곤율은 15.3%, 특히 66세 이상의 은퇴연령층은 37.7%로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재분배 전후를 비교했을 때 한국의 조세와 이전소득을 통한 불평등 완화 효과가 OECD 평균보다 낮다는 기존 평가를 다시 한번 입증하는 결과이다. 자산 불평등 역시 심각하다. 2025년 조사에서 가구의 평균 자산은 5억 6,678만 원이었으나, 상위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