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일보】 최근 국내 굴지 대기업들이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세대)를 겨냥하면서 기존 수직적 조직문화 관행을 깨고 수평적 기업 문화로 탈바꿈한다. 그 중에서 MZ세대와의 ‘소통’이 기업 문화의 중요한 화두로 자리매김했으며 임원진들은 직원과 유대감을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관계사들의 인력·역량을 모은 그린캠퍼스 시설을 공유·자율 기조로 운영한다. 구성원들이 활발히 교류할 수 있도록 보안상 필수 구역을 제외하고 모든 공간을 입주사 전체가 공유하며 수평적인 소통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임원들의 고정 집무실을 없앴다.
특히 그린 캠퍼스는 구성원들이 물리적 한계를 넘어 협업할 수 있도록 3차원 가상세계 메타버스로도 구현됐다. 젊은 구성원들은 이곳에서 시공간 제약 없이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참여형 학습모임 등을 진행할 수 있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메타버스에 올린 축하 동영상을 통해 "조직이나 연차 구분없이 누구라도 새로운 프로젝트를 이끌고, 원하는 사람들과 같이 일할 수 있는 캠퍼스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내 재계 총수 맏형인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MZ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파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SK텔레콤 회장으로 공식 취임한 후 처음으로 사내 인공지능(AI) 사업 팀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그 자리에서 최 회장은 스스로를 “영어 이름 '토니(Tony)'로 불러줄 것”을 요청하며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가기 위해 격의 없는 소통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오늘날 MZ세대는 기존 세대를 ‘꼰대’라는 말로 부르며 본인들과 구분 짓는 경향이 있다. 이에 최 회장은 지난달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신기업가 정신' 선포식에서 꼰대에서 벗어나 따뜻한 동반자를 언급하며 기업의 새 역할을 강조했다. 직원들의 불만을 개선하고 MZ세대와 소통하려는 최 회장의 마음가짐이 반영돼 있는 것이란 해석이다.
삼성전자도 MZ세대와 수평적인 소통 행보와 딱딱했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호칭 파괴에 나서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은 지난해 12월 개설된 사내 프로그램 ‘위톡’을 통해 매주 수요일에 구성원과 소통한다. ‘위톡’은 직원들과 정기적으로 대화의 자리를 만들고자 경계현 사장의 고안했으며 임직원들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프로그램에 참여 가능하다.
경 부문장은 최근엔 'S로그 시즌2'에 직원과 인터뷰 형식으로 깜짝 출연해 활발한 소통을 이어갔다. 임직원 유튜브 브이로그에서 경 사장은 성격유형검사(MBTI) 유형이 무엇인지에 대한 직원의 물음에 “굉장히 오래전에 검사해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면서도 “약간 내성적이고, 사람 만나는 것을 조금 겁낸다”고 답변해 솔직 담백한 모습을 나타냈다.
아울러 지난 3월경 부문장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자신을 계현님이나 이름의 영어 이니셜을 딴 ‘KH’라고 불러달라며 조직문화 변화 선도에 적극 나섰다. 이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겸 DX부문장 역시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임직원 소통행사 ‘DX 커넥터’에서 자신을 직함 대신 ‘종희’ 또는 ‘JH’로 불러 달라며 소통의 메시지를 전했다.
LG전자는 구성원 스스로가 즐거운 변화를 만들어 가고 새로운 LG전자로 거듭나자는 의미에서 지난달 ‘리인벤트(REINVENT·재창조)’ 데이를 열었다. 조주완 사장과 임직원은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조직의 방향성, 실천 방법 등을 놓고 대화했다.
조 사장은 특히 올 3월엔 MZ세대 중심의 사무직 노동조합과 직접 만나 소통하기도 했다. 이 만남에서 노조 관계자들은 급여와 근로조건에 대한 불만과 건의사항을 전달했으며 조 사장은 성과급이나 일부 복지사항과 관련해 직원들의 불만을 인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소통을 활발히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 외에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도 지난해 온라인 소통 채널 ‘엔톡’을 만들어 MZ세대 직원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이 같은 채널을 통해 전세계 2만4000명의 직원들이 권 부회장에게 직접 궁금한 점을 묻거나 업무 관련 아이디어, 건의사항 등 다양한 의견을 전달하면 권 부회장이 직접 댓글로 답변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MZ세대 직원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각 기업들은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촉진하는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해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경제계 전문가는 “오늘날 조직문화와 관계를 중요시하는 MZ세대들은 기업과의 긴밀한 소통을 원할 것이다”면서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기업들은 이들의 요구와 의견을 청취하고 여러가지 소통창구를 개설해 조직문화를 혁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