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스마트폰업계 1, 2위를 다투는 애플과 삼성전자가 오는 8월과 9월 중 플래그쉽 스마트폰의 출시를 앞두고 벌써부터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애플과 삼성전자는 주 고객층이자, 잠재 고객층인 'MZ세대' 시장 선점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더욱 주목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8월 '갤럭시Z폴드 4'와 '갤럭시Z플립 4'를 선보일 채비를 하고 있다. 또한 최대 경쟁업체인 애플 역시 오는 9월 중 '아이폰 14'와 '아이폰 14 프로' 등의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두 업체간 신규 제품 경쟁을 둘러싸고 격전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일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소비자의 스마트폰 브랜드 '락인 효과'(특정 브랜드를 지속해서 사용하는 소비 경향)가 점차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양 업체의 이번 스마트폰 출시를 계기로 '고객 쟁탈전'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감안하면, 삼성전자와 애플 두 기업 모두 차별화를 통해 충성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새 제품의 출시를 계기로 미래의 주력 소비층인 MZ세대내 경쟁 우위를 선점,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게 될 지 기업이 어딜지를 두고 적잖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쓰던 폰 계속 쓴다"...'생태계 구축'으로 애플 바짝 쫓는 삼성전자
업계에서는 전통적으로 휴대폰과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 간의 연동성에서 이른바 '애플 생태계'를 조성해 호환성 측면에서 애플이 우위를 점해왔었다고 평가한다.
애플은 지난 2009년 첫 아이폰을 선보인 이후 자사의 '아이패드', '맥(mac)' 등 여타 스마트기기와 PC 제품 간의 연동성을 유·무형의 형태로 강화해왔고 애플만의 고유한 생태계를 조성해 왔다.
실제로 이 같은 '애플 생태계'에 기반한 '락인 효과'는 한국갤럽의 조사에서도 여실하게 드러난다.
한국갤럽이 지난 2012년 '현재 사용 스마트폰 브랜드 재구입 의향자 비율'에 대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애플은 삼성전자에 대해 꾸준히 경쟁 우위를 보여왔다. 이 영역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을 앞서나간 시점은 첫 조사 시기인 지난 2012년(삼성전자 81%·애플 60%)과 근소한 차이를 벌린 2019년(삼성전자 81%·애플 78%)에 불과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 기기의 큰 장점을 하나 꼽자면 바로 '기기·서비스 사이의 연동성'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별도의 설정 없이 사용자가 스마트폰·태블릿PC·노트북 등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하드웨어적 연동성과 함께 iCloud(애플의 클라우드 서비스)나 애플뮤직과 같은 무형의 서비스로 소비자를 강력하게 유지하고 있는데, 이 같은 장점은 애플의 독보적인 우위의 영역"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 3년 사이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추이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이후 한국 시장 내에서 "삼성 제품을 계속해서 쓰겠다"고 응답한 소비자의 비율은 애플과 비교적 동등한 수치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브랜드, '갤럭시'만의 고유 생태계 조성에 대한 꾸준한 노력이 한국 시장 내에서 결실을 맺고 있는 상황이라는 평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자사의 제품을 'Quick Share(기기간 파일 공유 기능)', 'SmartThings(기기간 무선 조작 기능)' 등의 소프트웨어적 기능과 연동하며 애플처럼 '생태계 구축' 작업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아직 기술적 측면에서는 애플을 모방하거나 쫓고 있는 모양새지만, '갤럭시' 브랜드 사용 비중이 높은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전제로 어느정도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젊은층 '아이폰 선호'... '노심초사' 삼성전자 반전 카드는?
한편 지난 2012년 이후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독주는 견고한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2012년 이후 금년까지 평균 60%대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난 10년 간의 시장 추이를 살펴보면, 특히 젊은층(18세~29세)의 소비 선호도를 등에 업은 애플의 추격세가 매섭다는 평이 나온다.
실제로 조사에 따르면, 애플은 2012년 첫 조사가 시작된 시점에서 전체 스마트폰 브랜드별 사용률에서 13%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뒤, 2022년에 이르러서는 20%에 육박하는 모습을 보이며 점차 그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첫 조사가 시작 된 지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잠재적 소비자'에 불과했던 학생층의 소비 욕구가 실제 소비로 이어지며 이 같은 추이가 도출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대학가에서 휴대폰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확실히 대학생의 경우 성별 불문하고 애플의 '아이폰'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면서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의 10대 시절에 '아이폰 붐'이 일었으니, 담아뒀던 소비 욕구를 경제적 여럭이 생긴 지금 실제로 실행하게 된 것이라는 말도 고객들에게서 종종 들린다"고 전했다.

젊은층의 이 같은 '애플 선호 현상'은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18~29세가 사용하는 스마트폰 브랜드를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의 '갤럭시'를 사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44%, 애플의 '아이폰'을 사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52%로 조사됐다.
업계의 주 고객으로 자리잡을 이들의 '미래 소비 선호도'에 관한 조사에서도 애플은 우위를 보였다.
'다음에 스마트폰을 구입한다면 어느 브랜드를 구입할 것인지'라는 질문에서 젊은층이 삼성전자의 ‘갤럭시’를 선택한 비율은 42%에 불과했지만, 애플의 '아이폰'을 선택한 이들은 53%에 달했다. 이 같은 조사 내용은 전년도 조사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미래 스마트폰 시장의 주 고객이 될 젊은층의 소비 선호도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가 밀리는 현상이 지속되는 것이다.
한국갤럽의 한 관계자 역시 "젊은층의 애플 선호 현상은 꾸준히 관측되던 현상"이라면서 "이 같은 조사 결과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젊은층의 애플 선호 현상은 장기간 고착화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해당 조사에서는 삼성전자가 젊은층에서 우세를 보이는 애플을 따라잡을 수 있는 실마리도 엿보인다.
30대 여성층의 과반(58%) 이상이 향후 구매를 희망하는 스마트폰 브랜드로 애플의 '아이폰'이 아닌 삼성전자의 '갤럭시'를 선택했다는 조사 결과가 바로 그것이다. 이는 작년 조사결과(49%)에 비해 특징적으로 변화한 수치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삼성전자가 이 기회를 살린다면 미래 스마트폰 시장에서 어느 정도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삼성전자도 이 같은 추세에 발 맞춰 30대 여성층 뿐만 아니라, 젊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갤럭시 캠퍼스 스토어 앱'을 출시하고, 대학생을 대상으로 할인 행사를 진행함과 함께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수용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MZ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출시해오거나 관련 제품의 다양한 콜라보를 진행하는 등의 노력을 해온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미래 스마트폰 시장의 주력 소비자가 될 '젊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두 업체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올 하반기 삼성전자와 애플이 앞둔 '스마트폰 대전'이 또 다른 분수령이 될지에 각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