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김필수 교수의 영차영차] “中美 ‘고래 싸움’에 韓 새우 등 터져”

【 청년일보 】 우리나라와 각각 교역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과 미국의 갈등으로 나라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양국은 세계 2강을 이루고 있지만, 패권을 잡기 위해 2010년대 중후반 대립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달 초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nflation Reduction Act, IRA)을, 지난주에는 반도체 장비에 대한 중국 수출 규제를 각각 단행하면서 중국 견제를 강화했다.

 

가공 무역이 경제의 근간인 우리나라의 경우 이 같은 대외 상황은 악재다.

 

지난주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를 만났다.

 

- IRA로 세계가 떠들썩합니다. 우리 정부의 반발로 우방인 미국이 놀랐는데요.

▲ 이 법은 기후변화, 자국 우선주의와 일자리 창출 등을 고려한, 다분히 정치적으로 탄생한 법안입니다.

이는 기존 BBB 법을 변형한 것인데요, 700쪽에 달하는 내용에는 자유무역협정(FTA)을 흔드는 내용이 살리면서 우리를 비롯해 유럽연합(EU), 일본 등이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 이 법이 당장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게 문제인데요.

▲ 그렇죠? 우리나라 등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이유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하자마자 즉시 발효됐고, 현재 미국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에 직격탄이기 때문입니다.

기아 전기차의 경우 현지 구매보조금 1천만원을 받지 못하면 경쟁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이 법안이 자국 내에서 생산하지 않은 전기차에 대한 구매보조금 지급을 불허하고 있어서죠.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미국 전기차 시장점유율 75%를 차지하고 있는 테슬라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전기차 시장점유율은 현재 14% 정도지만,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구매보조금 1천만원을 빼면 기아차의 EV6이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보다 현지 가격이 비싸집니다. 현대차그룹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하는 셈이죠.

 

 

- 우리 정부가 미국 정부에 법안의 심각성을 알렸는데요.

▲ 한미 정상간 대화와 양국 정부의 고위급 회담 등을 통해서입니다. 우리의 신속하고 거센 대응과 함께, 우리 국민의 미국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팽창하자 미국 정부가 놀랐습니다.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표명하면서 맹방인 우리나라에 큰 타격을 줬기 때문이죠.

더 큰 문제는 자국에 15조원 이상이 투자를 약속한 현대차그룹의 투자 명분이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 미국이 이번 IRA를 발효하면스 스스로 자기당착에 빠졌습니다만.

▲ 미국은 주(州) 연합체로, 주마다 법이 다릅니다. 현대 전기차 공장이 들어설 조지아주의 한 상원의원이 한국 등에서 생산한 전기차의 보조금 지급을 2026년까지 허용하는 법안을 발의한 것이죠. 현대차는 2025년 조지아주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고요.

 

 

- 이번 우리 정부의 반발이 다소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 맞습니다. 미국 정부가 IRA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시정 조치하겠다고 했습니다. 다만, 앞으로 서너가지 측면만 고려한다면 실질적인 결과를 도출할수 있을 것입니다.

 

- 무엇인가요.

▲ 우선 내달 바이든 대통령데 대한 현지 중간 평가 직후를 노려야 합니다. 미국 정부가 IRA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세부적인 부분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틈새를 찾아서 적극적으로 공략해는 것이죠.

여기에 이번 법안에 대한 예외 규정이나 특례 조항 삽입은 우리만을 위해서 하기는 어려운 만큼,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와 공조 체제를 구축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유예 조항을 시행 규칙 등에 대거 마련해야 합니다.

아울러 이번 IRA가 구매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를 북미산으로 한정하면서 인근 FTA를 맺은 국가만 포함했지만, 미국과 FTA를 맺은 우리는 고스란히 빠졌습니다. 현재 미국 정부가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집중족으로 파고 들어가야 합니다.

 

 

- IRA가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데요.

▲ 맞습니다. 국내에서 인기인 테슬라의 전기차는 구매보조금을 받고 있지만, 이번 IRA로 현대기아차의 전기차가 구매보조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만, 미국을 자극하는 발언은 자제해야 합니다.
테슬라가 국내에서 받은 보조금은 연간 200억원이 채 안되지만, 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 받는 보조금은 수천억원이 넘기 때문이죠.

미국은 부가가치가 높은 고급 자동차시장으로 현대기아차에 매우 중요한 시장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18년 하반기 경영권을 행사 한 이후 매년 판매가 줄었지만, 경영실적이 상승한 것은 미국 등에서 고급 차의 판매가 크게 늘어서입니다.

IRA가 현지 의회를 통과할 때 반발 세력이 절반 수준이었던 만큼, 우리 정부가 이를 활용하는 전략도 고민해야 합니다.

 

- IRA로 주요국 역시 자국 우선주의를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 중국, 일본, 유럽연합 등도 보호무역을 강화할 게 뻔합니다.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의 싸움에 약소국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 앉는 셈이죠?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이네요.

현재 우리에게는 선택지가 없습니다. 우리가 수출로 먹고사는 만큼 냉철하고 현명한 계획과 실행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겠네요.

 

【 청년일보=정수남 기자 】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