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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은이냐 vs 보감원이냐"...KB라이프생명 상근감사직 두고 '신경전' 팽팽

한은출신 김학문 전 금감원 국장 KB라이프생명 상근감사직 '물밑작업'
일각, 전신인 KB생명의 상근감사직에 한은출신 배정 '연장선상' 주장에
김 전 국장, 한은출신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광주상고' 후배 이목
한은 출신들, 기존 관례(?) 무시한채 무작위 낙하산...보감원 출신들 '발끈'
한화생명 이어 신한생명 등 한은 출신들 보험자회사에 잇딴 '편법' 취업
금감원 퇴직자들 피감기관 재취업 난항 속 원내 권역간 갈등 '확대조짐'

 

【 청년일보 】올해 초 통합해 새롭게 출범한 KB라이프생명의 상근감사 자리를 둘러싸고 금융당국내 날선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어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 출신인 금융감독원의 김학문 전 감사실 국장이 생명보험사인 KB라이프생명의 상근감사직에 눈독을 들이며 물밑 작업에 나서자 금융감독원내 과거 보험감독원 출신들내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셈이다.

 

현 금융감독원은 지난 1997년 IMF사태 이후 금융감독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기존의 은행감독원과 보험감독원, 증권감독원, 신용기금 등 4개기관이 통합돼 탈바꿈한 감독기관이다.

 

또한 KB라이프생명은 KB금융지주가 인수한 미국계 생명보험사였던 푸르덴셜생명과 기존의 지주내 보험계열사였던 KB생명을 통합해 새롭게 출범한 생명보험회사다.

 

26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의 김학문 전 감사실 국장이 KB라이프생명의 상근감사 이직을 위해 물밑작업에 나서자 금융감독원내 보험감독원 출신들 사이에서 강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국장은 광주상고를 졸업한 후 한국은행에 입사, 금융감독원내 은행라인 인사로 분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금융당국내 논란이 되고 있는 쟁점은 그동안 관행적으로 금융감독원 퇴직자들이 피감기관인 금융회사의 상근감사로 이직할 경우 은행은 한은 및 은행감독원 출신들이, 보험회사는 보험감독원 출신들이, 증권회사는 증권감독원 출신들이 선임돼 왔다는 전례에 비춰볼때 최근 한은 출신들이 잇따라 보험회사의 임원 및 상근감사직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행태가 권역간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보험감독원 출신들내에서 반발 기류마저 형성되는 등 적잖은 잡음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KB라이프생명의 전신인 KB생명의 상근감사로 한은 출신의 임형준 전 한은 부총재보가 맡아오는 등 사실상 한은 출신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온게 사실"이라며 "임 전 상근감사가 지난해 2월 흥국생명의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돼 이동한 후 현재까지 후임을 정하지 못한 채 공석 상태로 남아 있는 만큼 후임 인선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KB라이프생명의 전신인 KB생명의 상근감사 자리가 한은 출신들이 주로 내정돼 왔다는 점에서  한은 출신이 물밑작업을 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연장선상에서 이뤄지고 있는 듯 하다"고 덧붙였다.

 

더구나 KB금융지주의 보험계열사인 KB라이프생명의 경우 윤종규 지주 회장이 인사 전권을 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 전 국장의 내정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각의 분석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김 전 국장은 광주상고를 졸업한 후 한은에 입사했고, 재직 중에 국제대에 입학해 경제학을 전공하는 등 밤낮을 가리지 않고 노력해온 인물"이라며 "특히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광주상고 후배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KB라이프생명 상근감사로의 이동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내 보험감독원 출신들은 KB라이프생명이 보험회사란 점을 감안하면 기존 관례대로 보험감독원 출신들이 맡는게 합당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적지않다. 아울러 직전 푸르덴셜생명의 티오가 사라졌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퇴직 후 재취업 기간 제한으로 재취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한은 출신들의 잇따른 보험회사 또는 자회사로 속속 재취업에 나서면서 자리를 둘러싼 갈등도 점증되고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의 경우만해도 보험감독원 출신 퇴직자들이 재취업 가뭄 사태를 겪은데 반해 한은 출신들은 보험회사 자회사로 편법 재취업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일례로 한화생명의 보험판매 자회사인 한화금융서비스에 한은 출신인 장진택 전 금감원 제재심의 국장이 이동한데 이어 신한라이프의 자회사인 신한금융플러스에도 한은 출신인 홍길 전 금감원 부산경남지원장이 자리를 꿰차는 등 한은 출신들의 보험업계 재취업 현상이 두드러졌다. 

 

더욱이 보험판매 자회사인 신한금융플러스의 경우 보험감독원 출신인 진태국 전 금감원 보험감독국장이 선임돼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 추가로 홍길 전 지원장까지 영입한 것을 두고 불 필요한 중복 인사라는 지적마저 제기돤 바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편법 재취업 특혜시비까지 지적되기도 했다. 즉 현행 공직자윤리법의 허점을 노린 편법 취업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셈으로,  취업대상기관을 업무연관성 여부 및  자본금과 매출을 기준으로 정하고 있는  규정을 피해 취업심사를 피해가고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의 전 관계자는 "보험회사들이 상근감사직을 폐지하고 상근감사위원으로 전환해 내부 인물로 기용하고 있는 분위기가 높아 보험감독원 출신들의 재취업 기회가 부쩍 줄어든 게 사실"이라며 "반면 한은 출신들은 KB금융지주를 비롯해 시중은행들과 지방은행들의 상근감사 또는 집행 임원에 지속적으로 영입되는데 더해 타 금융권역까지 재취업 대상을 확대하고 있어 금감원내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국실장급까지 금감원 공채들이 선임되는 등 과거 통합 4개 기관 출신들이 물갈이가 거의 다 된 상황이란 점을 감안하면 향후 퇴직자들내 재취업을 둘러싼 인사 잡음은 다소 사그러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직자윤리법이 유착 차단등의 목적을 취지로 만들어졌으고, 이를 위해 재취업 기간을 제한하고 있으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결국 금융당국 출신들이 영입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취업에 대한 실효성 여부를되짚어 볼 필요가 있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보험업계 한 임원은 "보험감독원 출신들의 경우 재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험사인 KB라이프생명의 상근감사직을 한은 출신들이 차지하겠다는 행태가 달갑지만은 않은게 사실"이라며 "전신인 KB생명의 상근감사를 한은출신들이 관행상 선점애 왔다는 일각의 주장도 푸르덴셜생명의 상근감사 및 고문직은 보험감독원 출신들이 낙점돼 왔다는 점에서 역차별을 받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 퇴직자들이 재취업이 과거와 달리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서 자리싸움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것 같다"라며 "과거처럼 일방적인 낙하산은 아니더라도 소모적인 논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기본적인 인사 원칙 정도는 세울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 청년일보=김양규 / 전화수 / 김두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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