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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 의학용어가 환자에게 만드는 이해의 장벽

 

【 청년일보 】 환자가 질병을 진단받는 순간, 환자와 가족은 병원 진료실에서 수많은 설명을 마주하게 된다. 의료진의 설명은 빠르게 이어지고, 그 속에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의학 용어들이 섞여 있다. 환자와 가족은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애쓰며 고개를 끄덕이지만, 그것이 곧 충분한 이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진료실을 나선 뒤에는 방금 들었던 설명이 머릿속에서 흐릿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후 질병에 대해 스스로 정보를 찾아보는 과정에서도 낯선 의학 용어와 전문적인 표현은 또 다른 어려움으로 다가온다. 이처럼 환자와 가족에게 의학 용어는 여전히 낯설고 복잡하게 느껴지며, 의료 현장에는 설명과 이해 사이의 간극이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연구팀에 따르면, 암 환자 181명과 보호자 119명 등 총 300명을 대상으로 항암 치료 관련 의학 용어에 대한 문해력을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치료 용어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심, 진토제, 점막, 장폐색, 체액저류 등과 같은 용어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낯설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고, 항암 치료 경험이 쌓이더라도 의학 용어에 대한 이해가 자연스럽게 높아지지는 않는 경향도 함께 확인됐다.

 

암환자의 건강정보 탐색 경로와 이해능력을 살펴본 연구에 따르면, 암 환자는 진단 초기에는 자신의 정확한 진단명과 예후에 대한 정보를 강하게 요구하며, 치료가 진행될수록 치료 내용과 효과, 부작용뿐 아니라 영양, 생활 습관, 경제적·정서적 지원 등 치료 외적인 정보까지 폭넓게 필요로 하게 된다.

 

이러한 정보는 인터넷, 의료진, 대중매체, 사회적 네트워크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탐색되며, 실제로 다수의 암 환자가 건강정보를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그러나 정보 탐색이 곧 이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건강정보 이해 능력은 정보를 접하고 이를 이해해 올바른 건강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데, 능동적으로 정보를 탐색하더라도 의학 용어가 어렵거나 정보가 복잡할 경우 오히려 혼란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고령자나 저소득층, 디지털 접근성이 낮은 환자의 경우 정보 탐색과 이해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점은 암 환자의 정보 탐색 과정 전반에서 ‘이해의 격차’가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간극은 어떻게 줄여나갈 수 있을까?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은 전문 용어나 한자어 사용을 줄이고 디지털 자료와 보조 자료를 활용해 이해를 돕는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환자들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의료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카드뉴스와 온라인 콘텐츠 등 다양한 디지털 교육 자료를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한편, 병원 밖에서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 기술 접근이 확대되면서 암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서비스인 루닛 케어는 암용어사전 기능을 도입해, 본문 속 어려운 암·의학 용어를 자동으로 검출하고 말풍선 형태로 설명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건강 문해력이나 디지털 문해력이 낮은 이용자도 별도의 검색 과정 없이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러한 기능은 국립암센터의 암용어사전 자료를 기반으로, 암 환자와 보호자가 보다 쉽게 의학용어를 이해할 수 있도록 확장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이는 의학용어를 환자와 보호자의 눈높이에 맞게 전달하려는 노력이 치료 과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나아가 환자의 치료 경험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청년서포터즈 9기 황인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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