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미국의 유명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암 발병 전에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유방절제술을 받은 사실을 아시나요?"
당시 졸리는 "유방암 가족력이 있기에 유전자 검사를 받았고 검사 결과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예방 차원에서 유방을 절제했다"고 밝혔다.
또한 수술 사실을 밝히며 "유방절제 수술을 결정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을 다른 여성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매우 기쁘게 내린 결정이었다. 나의 유방암 발병 확률은 87%에서 5% 미만으로 낮아졌다. 이제 나는 아이들에게 그들이 유방암으로 나를 잃을지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진과 치료에 대한 접근성은 재정 상황이나 거주지에 따라 좌우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암이 발병하기 전에 수술을 선택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녀는 어머니, 외할머니, 이모가 모두 암으로 사망한 강한 가족력이 있다.
졸리는 유전자 검사 결과 브라카(BRCA1)라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병적 생식세포 돌연변이' 보유자로 확인됐다. 그녀의 예방적 수술 결정은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고, 유전자 검사와 예방적 수술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계기가 되어 '졸리 효과(Jolie Effect)'라는 표현도 생겼다.
◆ 졸리 효과로 국내 BRCA 유전자 검사 3년 새 3배, 예방적 유방절제술 5배 증가
한국 유방암학회 조사에 따르면 BRCA1 검사 건수는 2012년 946건에서 2015년 2천837건으로 안젤리나 졸리가 예방적 수술을 받은 2013년 이후 약 3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BRCA2 검사 건수도 유사하게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예방적 수술로 반대편 유방절제술을 받은 건수는 최근 3년간 5배 급증했다. 졸리의 수술 공개가 유전성 유방암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을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유전성 유방암이란 특정 변이 유전자로 인해 가족 내 세대를 거듭하여 질병이 발생하는 것이다. 전체 유방암에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관여하는 유전성 유방암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은 5~10% 정도다.
이 중에서도 70~80%를 차지하고 있는 유전자가 바로 BRCA1, BRCA2이고 이들은 상염색체 우성유전을 하므로 다음 세대에 유전될 가능성은 아들, 딸을 가리지 않고 모두 50%다. BRCA1, BRCA2 유전자 변이가 있는 여성은 유방암뿐만 아니라 난소암 발생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BRCA1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유방암과 난소암의 발병률은 각각 약 80%, 40% 정도다. 반면 BRCA2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을 때는 유방암과 난소암 발병률이 각각 약 40%, 20% 정도로 알려져 있다.
◆ 유방암, 난소암 등 발병률을 높이는 BRCA란?
BRCA 유전자는 우리 몸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유전자로 자외선이나 유해 물질, 세포 산화 과정에서 정상 DNA가 손상되었을 때 복구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므로 암억제 유전자라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BRCA 유전자가 손상이 되거나 돌연변이가 생겨서 고유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유방암을 비롯한 여러 가지 암들이 생길 수 있다.
한국 유방암학회 한세환 이사장(아주대학교 병원 유방암센터장)은 "BRCA1, BRCA2 유전자의 변이는 유방암과 난소암뿐만 아니라 남성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암, 담도암, 대장암 등 다양한 암의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BRCA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유방암, 난소암 발생 확률이 유전자 변이가 없는 일반인에 비해 BUDTOD 암에 걸릴 확률이 수십 배 증가할 수 있다.
모든 변이 보유자가 예방적 수술 대상은 아니며, 개별 위험도 평가와 유전상담이 필수적이다.
한국유방암학회 김성원 홍보이사(대림성모병원 원장)는 "유전자 검사는 반드시 시행 전 유전상담을 통해 BRCA 변이 확률이 높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이뤄져야 하며, 특히 예방적 수술을 선택한 경우 수술로 생길 수 있는 득과 실에 대해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이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 안젤리나 졸리처럼 암유전자 검사를 통해 누구나 암을 예측하고 사전 예방을 할 수 있는 것인가?
전문가들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말한다. 중앙대병원은 관련 자료를 통해 "암유전자검사는 암의 위험도를 높이는 유전형을 가졌는지 확인하는 검사로써 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 검사를 진행한다"며 "또한 검사 결과는 암의 위험도를 예측하고 치료에 도움을 줄 뿐, 위험도가 높게 나왔다고 해서 무조건 정확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앙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혜련 교수는 "암 감수성에 대한 유전자 검사는 가족 중 어린 나이에 암 진단을 받았거나, 한 사람이 여러 종류의 암이 생기거나 특히 가족 중 유방암, 난소암, 대장암, 자궁내막암에 걸린 경우 등과 같은 경우에 선별하여 시행하여야 하며 검사 결과의 적절한 해석이 수반되어야만 환자 또는 가족 구성원의 진단이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이런 경우 시행되는 유방성형술조차 의료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또 보인자 혼자 감당하기에는 사회·문화·가족의 벽은 물론 의료진의 벽마저도 높은 것이 사실이다. 졸리의 결정이 반드시 옳은 결정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졸리와 같은 결정을 내린 사람을 한 인간으로 이해하고 포용하며 따뜻하게 받아들이는 사회로 나아가길 바란다.
【 청년서포터즈 9기 오세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