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대한민국 보건의료 현장은 현재 다양한 구조적 이슈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응급실, 소아청소년과 등 생명과 직결된 필수 의료 분야의 인력 이탈 현상이 심화되면서 시스템 전반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방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한 인력난은 단순히 의료계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회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보건관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는 의료 인력 수급의 구조적 불균형, 수가 체계의 문제점, 그리고 보건 거버넌스의 비효율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필수 의료 분야는 낮은 보상과 과도한 업무 강도로 젊은 의료 인력의 기피가 계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 및 분야 간 의료 서비스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의료 인력 양성 정책이 지역과 공공 분야의 수요를 반영하지 못해 수도권과 비필수 분야로 인력이 집중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현행 행위별 수가제 역시 고위험, 고난도의 필수 의료 행위의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2023년에 반복된 '응급실 뺑뺑이' 사건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소아 응급환자가 적절한 의료기관을 찾지 못한 채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사망한 사례는, 단일 병원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소아 응급의료 체계 전체가 마비된 결과였다.
또한 통계청 공식 발표에 따르면, 2024년 2월부터 7월까지 응급실 이용 환자 수는 전년 대비 약 17%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응급환자 1천명당 사망률은 5.7명에서 6.6명으로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다. 이 수치는 의료 공백 상황에서 중증 응급환자가 충분히 치료받지 못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사망률 변화의 정확한 원인은 추가 분석이 필요하며, 지역별 의료 자원 배치, 응급의료 접근성, 환자 중증도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을 함께 살펴야 한다.
이러한 문제들은 궁극적으로 국민 건강 형평성과 보건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과제다. 필수 의료의 공공적 가치를 반영하는 보상 체계, 성과 기반 평가 모델, 그리고 전문 직종 간 협력을 강화하는 협업 구조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각 직역의 전문성이 극대화되고 환자에게 최적화된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
현재의 의료 공백과 지역 불균형은 결국 미래 세대가 감당해야 할 의료비 증가와 건강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다. 그러므로 청년 세대는 이를 단순히 기성세대의 갈등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우리 삶에 직접 닿는 현실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현재 보건 시스템의 위기는 특정 집단의 책임으로만 돌리기 어려운 복합적 구조의 문제다.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위해서는 의사 정원 확대나 수가 인상과 같은 단편적 처방보다, 지역 필수 의료 자원의 효율적 분배와 안정적인 근무 환경 보장이라는 두 가지 축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는 이해관계자 간의 합리적 조정과 장기적 로드맵이 필수적이다. 청년 세대는 공중보건 원칙과 데이터 기반 분석을 토대로 균형 잡힌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의료 기술 혁신과 사회 복지 연계의 지점에서 다양한 전문가와 협력하며, 제도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지역이나 경제적 지위와 무관하게, 모든 국민이 동등하게 양질의 필수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 건강 보장 실현이다.
【 청년서포터즈 9기 임현정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