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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보장에도 입학포기 행렬···K-반도체, 미래인재 확보 '빨간불'

반도체 계약학과 합격자 대거 이탈···의약학 계열 편중 '가속화'
반도체 인력 수요, 2031년 30.4만명까지 연평균 5.6% 상승 관측

 

【청년일보】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반도체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지만 전문인력 양성에 적신호가 커지고 있다. 국내 주요 반도체 제조사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대기업 취업이 보장되는 반도체학과 등록을 포기하는 등 조짐이 예사롭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학계에서 계약학과와 취업 프로그램 확대, 처우 개선 등 다각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인력 부족현상이 심화돼 일각에선 자칫 차후 글로벌 첨단산업 경쟁력 부문에서 크게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기업 취업 보장에도"···주요 대학 반도체 계약학과 등록포기율 155.3%

 

22일 업계에 따르면 2023학년도 대입 정시 모집에서 주요 대학이 기업과 채용계약 맺고 운영하는 '반도체 계약학과' 합격자가 대거 이탈한 현상이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서울 주요 4개 대학(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한양대) 중 대기업 취업 연계가 가능한 반도체학과 등록 포기율이 모집인원 대비 155.3%로 집계됐다. 

 

4대 대학에서 정시 모집인원은 총 47명인데 73명이 타 대학 등록 등을 이유로 이탈한 것이다. 이른바 ‘스카이(SKY)’로 불리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자연계열 전체 등록 포기율(33.0%)의 4.7배 수준에 달한다.

 

기업별로 삼성전자와 연계된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10명 모집에 13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최초 합격자 전원은 등록을 모두 포기했고 추가합격을 통해서도 3명이 등록을 포기한 것이다.

 

또한 SK하이닉스와 연계된 고려대 반도체공학과는 11명 정원에 8명(72.7%)이,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10명 정원에 8명(80.0%)이 등록을 하지 않았다. 특히 SK하이닉스와 연계된 한양대 반도체공학과는 44명(275.0%)이 등록을 포기했는데, 모집인원(16명)의 3배 가까운 인원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렸다.

 

이와 관련해 대기업으로의 취업이 보장되는데도 반도체 계약학과에서 등록 포기자가 속출하는 건 의약학계열 선호 영향과 서울대 등으로 이탈했을 것이란 입시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정부정책과 대기업 연계 등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관련학과는 의약학 계열, 서울대 이공계 등에 밀리는 구도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초강대국 전략' 내세웠지만···인력난에 고심 깊어지는 정부

 

앞서 지난해 7월 윤석열 대통령은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을 위해 인재 양성 규모를 10년간 15만명을 육성하겠다고 대책을 내세운 바 있다. 이는 반도체가 현대 전자산업의 근간이며 국내 수출을 대부분 담당하고 향후 국가안보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 인력 수요는 지난 2021년 17만7천명에서 오는 2031년 30만4천명까지 연평균 5.6%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매년 직업계고와 대학(원)에서 배출되는 반도체 산업 인력은 약 5천명에 불과하다. 이 중 고급인력으로 분류되는 석·박사 인력은 200명 미만이다.

 

지난해 11월 한국경영자총협회도 4개 업종별(조선, 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기업 총 415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미래 新주력 산업 인력수급 상황 체감조사'를 실시했는데 인력부족 현상을 겪는 국내 반도체 기업은 45%에 달했다.

 

무엇보다 국내 굴지의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반도체 인재 양성을 국정과제로 내세워 반도체 학과를 밀고 있지만 합격한 학생들 대부분이 등록을 포기하면서 차후 글로벌 경쟁력 부문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수한 인재들이 의대·치대·한의대 등으로 편중되는 현상이 '국룰'로 자리매김한 현실이다"고 지적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국내 반도체 우수인력의 유치를 위해선 대학 입시 제도 및 교육 시스템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부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같은 주요 관계부처들과 협심해 반도체 학과 지원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이끌어가야 한다"고 부연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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