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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리 본사 사옥 재건축 공사...언제 첫삽 뜰지 불투명!

각종 재건축 절차 통과 필요 및 인근 조계사도 도시계획 수정 요구
'70m·16층'에서 '100m·26층' 증축계획...당초 예정보다 연기될 듯

 

【 청년일보 】 국내 유일 전업 재보험사인 코리안리가 지난해 6월 서울시로부터 본사 재건축 인허가를 받았지만, 착공시기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2024년 재건축 공사에 들어가 2026년에 완공하려던 당초 계획은 상당 기간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8일 서울시가 제7차 도시계획위원회 소위원회를 열고 '수송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제1-7구역 정비계획 결정안'을 의결하면서 코리안리 빌딩 재건축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이에 코리안리 본사 사옥 해당 구역에는 연면적 약 9만3천㎡, 지하 6층∼지상 16층 규모의 업무·문화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지상 2∼5층에는 1천4석 규모의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과 지상 3∼4층에는 300석 규모의 공연장이 각각 들어선다.

 

이보다 앞서 2022년 3월 원종규 코리안리 사장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음 달 사옥 재건축과 관련된 인가를 확보하면 내년(2023년)에는 이전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사옥 재건축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현재 종로 사옥 인근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각종 인허가 일정 등 여러 문제로 착공시기가 불투명해지자, 코리안리는 공실에 새 임차인을 받으면서 임대료수익이라도 올리겠다는 방향으로 전환한 모양새다. 지난해 9월까지 대한손해보험협회가 상주했던 6~8층을 대상으로 최장 1년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자 코리안리 사옥 재건축이 중단은 아닐지라도 꽤 연기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이미 지난해 중순 무렵에도 감지됐다. 코리안리가 지난해 10월 초 인근 케이트윈타워 B동으로 이전을 확정했던 손보협회에 1~2년 더 사무실을 사용해도 된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손보협회는 이미 임대차계약을 완료한 후라서 결국 이전하게 됐다.

 

부동산업계와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코리안리 빌딩 재건축이 당초 예정보다도 늦춰질 수밖에 없는 이유로 다음과 같은 점을 들고 있다.

 

우선 재건축 관련 각종 절차를 통과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많다는 점이다. 건축설계안이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하고, 관할구청인 종로구청의 사업시행 인가도 받아야 한다. 이외 굴토 및 구조심의, 지하안정역량평가 등 각종 평가도 통과해야 한다. 코리안리가 별도의 임시 사무실을 아직까지 임차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도 이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불교계에서도 코리안리 본사 사옥 재건축 사업으로 한국불교 상징인 서울 조계사가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불교신문 등에 따르면 "서울 조계사와 불과 100m 떨어진 거리에 지하 6층~지상 16층 대규모 시설이 들어서게 되면 경관 및 수행환경 훼손은 물론 대규모 공사로 인한 문화재 균열과 뒤틀림 등을 피하기 어렵다"며, "조계사는 도시계획이 전면 수정되지 않으면 강경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최근 매출 대비 순이익 감소와 지급여력(RBC)비율 하락이 재건축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매출액인 수재보험료는 지난해 9조7천24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6.1% 늘었지만 당기순익은 1천752억원으로 전년보다 오히려 1.5% 감소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손실액은 다소 감소추세지만, 코리안리 전체 매출에서 절반을 차지하는 가계성 보험의 손해율 관리가 중요하다"며, "지난해 해외생명 특약수재에서 실적이 좋지 않다. 특히 중국시장에서 암보험 진단비 등으로 약 1천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자동차보험, 장기, 생명, 공동재보험 등 국내 가계성 보험 확대에 힘입어 코리안리 외형은 지속적인 성장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손해율 관리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난달 20일 유안타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계성 보험 손해율은 94.3%에 달했고, 올해와 내년 손해율도 각각 92.0%와 91.7%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지급여력비율은 전년대비 14.6%포인트 하락한 173.3%를 기록했다. 이에 코리안리는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2000~2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의결하고 재무건전성을 제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신종자본증권은 30년 만기로, 이자는 이익잉여금에서 분기별로 균등 지급된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보면 재건축 공사의 조기 착공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업계에서는 국제적인 공연유치가 가능한 음향환경 시설을 갖춘 전용콘서트 홀, 300석 규모의 공연장 건립 및 지하 6층이라는 점이 통상적인 공사비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코리안리 빌딩 재건축은 용적률 800% 이하, 높이는 최고 70m로 허가를 받았지만, 최근 코리안리는 높이 100m, 26층으로 증축하려는 계획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가 코리안리의 증축계획안을 받아들여도 공사착공은 상당기간 미뤄질 수 밖에 없다.

 

지난해 3월 당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한데 이어, 2022년 4월 오세훈 서울시장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구도심 재개발 사업을 진행할 때 높이 제한을 풀고 용적률을 최대한 부여해서 공공에 기여하는 부분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종로구 일대의 용적률과 고도제한 완화 가능성도 어느 정도 점쳐지고 있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 관련해서는 서울시와 종로구청 등과 계속 협의 중이고,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는 입장을 보였다.

 


【 청년일보=성기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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