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1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디지털 금융(中)] "리서치부터 운용까지"...증권가, 디지털 전환에 '사활'

주요 증권사 대표들, 올해 '디지털 전환' 강조
기존 매매 위주 서비스에서 번역 외신기사·리서치 보고서 등 제공
신사업 '토큰증권' 합법화에 따른 준비 한창

 

최근 금융의 판도를 바꿀 근본적으로 바꾸는 동인이라면 시간과 공간 및 금융권역간 경계를 초월하는 특성을 가진 '디지털 금융'이다. 핀테크와 빅테크의 금융시장 진입은 기존의 금융산업과 시장을 재편하는 파괴적 혁신에 해당한다. 더우기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MZ세대는 물론 5060세대까지 모바일 환경에 익숙해지면서 기존 금융회사는 '디지털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은행, 증권, 보험권의 '디지털 전략'을 조망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비대면 넘어 일상 속 금융"...은행권, 디지털 전환 총력전

(中) "리서치부터 운용까지"...증권가, 디지털 전환에 '사활'

(下) "코로나19로 촉발된 디지털 전환"...보험사, 디지털화에 '잰걸음'

 

【 청년일보 】 올해 증권사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생존을 위해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금융업권의 경계가 무너지는 상황 속에서 빠른 디지털 전환과 플랫폼 경쟁력이 생존을 위한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에는 챗GPT발 AI(인공지능) 열풍이 증권가로 밀려 들어오면서 리서치부터 운용까지 활용되는 등 디지털 전환이 더욱 가속화하는 추세다.

 

더욱이 최근 토큰증권(STO)이 증권사의 유력한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자, 증권사들이 토큰증권의 발행·유통 등 생태계 구축을 위한 블록체인·플랫폼·기술회사 등과 함께 협의체 구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증권업계, 올해 '디지털 전환'에 방점

 

9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연초 신년사에서 "디지털 전환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는 더는 늦출 수 없는 과제이고, 향후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디지털과 플랫폼 역량으로 경쟁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상은 누구도 부정하기 힘든 기정사실이라며, 디지털은 이제 현상이 아닌 일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기존 IT, DT 본부를 통합하고 데이터담당을 신설하는 등 디지털 기반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세상의 빠른 변화만큼이나 우리 플랫폼의 쓸모도 꾸준히 변한다"며 "항상 고객에 대한 전문성과 트렌드에 대한 인사이트를 최신의 것으로 유지해 고객의 '가려진 수요'를 볼 수 있는 눈을 갖자"고 말했다.

 

정 사장은 "이미 업권 간 칸막이나 서비스 구분은 무의미해지고 있다"며 "고객의 동의만 있다면 고객의 모든 금융정보를 얻을 수 있고 가상자산, 대체불가토큰(NFT)등 기존 영역을 넘은 많은 대안 투자처들이 고객의 새로운 선택지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객의 필요와 쓸모가 되려는 작은 노력이 쌓이면 그것이 곧 혁신이자 차별화"라며 "이런 노력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플랫폼의 효율화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성현·박정림 KB증권 사장도 "디지털 기술은 업종간 경계를 허물고, 새롭고 혁신적인 비즈니스들의 등장은 기존 비즈 모델을 변화하게 하고, 경쟁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며 " 디지털 부문을 중심으로 회사의 디지털 전략에 대한 방향과 거버넌스를 강화하고, MAU(월간 활성 이용자) 기준 업계 선두로 올라선 엠마블(M-able)을 최고의 금융투자 플랫폼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진화된 AI(인공지능) 기술은 고객이 미처 알아채지 못한 니즈까지도 먼저 파악해 제공한다"며 "디지털 전환과 AI 기술개발을 더욱 강화해 혁신과 성장의 미래를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화만이 살길"…증권업계, 디지털 역량 강화 '총력'

 

이에 각 증권사들은 올해도 진화된 기술들을 토대로 사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자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며, 개인화된 투자 콘텐츠를 비롯해 멤버십 서비스 등으로 MTS 편의성을 높이는 모습이다. 특히 혁신적인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 선보이며 디지털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AI 기술을 이용해 해외주식 뉴스를 실시간으로 번역·요약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네이버클라우드와 협업해 출시하는 이번 서비스는 로이터,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 기사를 5분마다 자동으로 번역·요약해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고객들은 미래에셋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홈트레이딩시스템(HTS)를 통해 무료로 번역된 해외 기사를 볼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AI 서비스 전문 기업인 이스트소프트와 협업을 통해 국내 최초 가상인간을 활용한 리서치 보고서 콘텐츠를 선보였다.


최근엔 AI 기반해 출시한 리서치 서비스 'AIR'(AI Research)는 그동안 증권사들이 발견하지 못한 523개 중·소형주를 발굴하기도 했다. 


KB증권은 AI 로봇이 미국 상장회사들의 공시정보를 분석해 제공하는 'KB로보뉴스'를 선보였다. 


KB로보뉴스가 타사와의 차별점은 단순 번역·정보수집을 넘어 빅데이터 분석 결과와 가상투자 결과 리포트 등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삼성증권은 AI 휴먼 스타트업 '딥브레인'과 협업을 맺고 현업에서 활동 중인 애널리스트의 생김새와 목소리 등을 복제해 ‘버추어애널리스트’를 만들었다. 이 기술을 통해 주간시장 전망과 투자리포트를 전달한다.


컴퓨터를 활용한 투자자문 서비스인 로보어드바이저의 발달도 가속화 중이다. 2010년대만 해도 단순히 데이터 통계치만을 제시하던 수준이었으나, 이제는 자체 개발한 AI에 운용을 일임하는 사례까지 나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AI는 단순히 기술혁신을 넘어 미래 산업혁명의 명실상부한 핵심 원동력"이라며, ”글로벌 AI 산업 펀드를 통해 실질적인 AI 산업 전 분야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큰증권 합법화...증권업계, 새 먹거리에 관심 '급증'

 

증권사들이 디지털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 중 하나는 비제도권에 머물던 증권형 토큰(정식 명칭 ‘토큰증권’, Security Token)에 대한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나오면서 관련 산업이 증권업계의 새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2월 6일 ‘토큰 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발표하고 "디지털 금융 혁신을 위한 국정과제로, 자본시장법 규율 내에서 STO를 허용하기 위한 토큰 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토큰증권(Security Token)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한 것으로, 주식·부동산·미술품·저작권 등 다양한 자산을 쪼개서 사고 파는 '조각투자'에 활용할 수 있다. 실물자산과 연계된 만큼 기존 암호화폐보다 투자 위험이 작고, 스마트 계약 기술을 활용하는 만큼 기존 증권보다 자금 조달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줄어드는 것이 장점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토큰증권 발행(STO) 시장이 형성돼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해 7월 기준 전 세계적으로 발행된 토큰증권의 시가총액은 약 23조원에 달한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19년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블록체인 기반 앱 개발업체 '블록스택'이 신청한 2천800만 달러 규모의 토큰 판매 계획을 승인하기도 했다. 싱가포르통화청(MAS)도 같은 해 토큰증권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으며, 일본도 지난 2019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관련 규정을 개정해 증권사 주도로 단기사채 및 부동산 등과 관련된 STO가 이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STO가 제도권에 편입되면 최근 증시 침체로 부진에 빠진 증권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STO시장은 증권사에 상당한 기회다. 자본시장법 내에서 거래 가능한 상품의 수가 무한대로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증권업의 시작과 본질은 중개, 에이전시(Agency) 비즈니스다. 증권형 토큰은 이러한 증권사의 핵심취지에 적합한 상품"이라며 "주식, 부동산, 골동품, 미술품, 인프라, 선박, 비행기, 더 나아가 무형자산까지 조각 투자가 가능하고 거래가 합법화된다면 상품 공급 및 거래의 핵심은 증권사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블록체인 기술기업과 조각투자 사업자는 물론 인터넷은행과 통신사 등 토큰증권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파트너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사 중 가장 먼저 디지털자산 비즈니스 전담 조직을 꾸린 데 이어 HJ중공업, 한국토지신탁과 STO 사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또 음원 수익 공유 플랫폼 '핀고'를 운영하는 핀고컴퍼니와도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달 30일에는 통신업계 1위 SK텔레콤과 '넥스트파이낸스 이니셔티브'란 이름의 협의체도 구성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토스뱅크와 기술 파트너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함께 토큰증권 협의체 '한국투자 ST 프렌즈'를 결성했다. 이 협의체는 금융기관이 중심이 돼 결성된 첫 사례로, 발행 플랫폼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KB증권은 서울옥션블루·펀더풀 등 조각투자 플랫폼들을 비롯해 SK㈜ C&C 등 기술회사들과 함께 'ST 오너스'라는 토큰증권 협력체를 구성했다.


NH투자증권 역시 조각투자사업자·비상장주식중개업자·블록체인 기술기업·기초자산 실물평가사 총 8개 기업과 토큰증권 협의체 'STO 비전그룹'을 구성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증권사 중 처음으로 토큰증권 얼라이언스 구축을 발표한 바 있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초기 토큰증권 시장은 금융권, 특히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가 주도할 것"이라며 "특히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등 은행 계열 증권사들은 조직 내 TF를 신설하고 조각투자 플랫폼 기업과 제휴, STO 플랫폼 개발 등을 통해 시장 선점을 위한 준비가 잘 돼 있다"고 평가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