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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금융(下)] "코로나19로 촉발된 디지털 전환"...보험사, 디지털화에 '잰걸음'

보험사, '금융통합 앱·헬스케어 서비스'도 선보여
디지털 기반 교보라이프플래닛·카카오페이손보, 적자 지속
보험권 디지털화 과제, '보다 파괴적 혁신성' 필요

 

최근 금융의 판도를 바꿀 근본적으로 바꾸는 동인이라면 시간과 공간 및 금융권역간 경계를 초월하는 특성을 가진 '디지털 금융'이다. 핀테크와 빅테크의 금융시장 진입은 기존의 금융산업과 시장을 재편하는 파괴적 혁신에 해당한다. 더우기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MZ세대는 물론 5060세대까지 모바일 환경에 익숙해지면서 기존 금융회사는 '디지털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은행, 증권, 보험권의 '디지털 전략'을 조망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비대면 넘어 일상 속 금융"...은행권, 디지털 전환 총력전 

(中) "리서치부터 운용까지"...증권가, 디지털 전환에 '사활'

(下) "코로나19로 촉발된 디지털 전환"...보험사, 디지털화에 '잰걸음'

 

【 청년일보 】 최근 국내 보험업계는 '대면·오프라인·전속·단체성' 등에 기반한 과거의 보험업에서 탈피해 '디지털 세상'으로 전환하는 과감한 변신과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비대면·온라인·비전속·개인화·협업' 등을 내세워 미래지향적이고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불러온 우리 사회 전반의 '언택트' 바람으로 MZ세대는 물론 5060세대까지 모바일 환경에 익숙해지면서 보험업계도 '디지털 전환'에 잰걸음으로 나아가고 있다.

 

◆ 보험권 '디지털 전환'...'코로나19'라는 외생변수로 가속화

 

2019년 말 중국 우한지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가 큰 충격과 공포감에 빠지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19 방역대책으로 '격리와 차단',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강력 시행되면서 당시 보험업계는 크나큰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보험설계사의 대면 영업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콜센터의 집단감염으로 TM활동이 마비되기도 했다. 매달 진행되던 보험설계사 시험도 중단되는 사태를 경험하기도 했다.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을 제외한 보험계약 대부분은 보험설계사와 대리점이 고객을 직접 만나 체결하는 대면영업이 근간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보험사들은 대면영업에 집중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로 고객을 직접 만날 기회가 줄어들면서 기존 대면영업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고 말았다.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보험사들은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이 절실히 중요해졌다. 주요 보험사들은 2020년 말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에서 '디지털본부'를 신설하고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T)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 보험권, '금융통합 앱·헬스케어 서비스·마이데이터 서비스' 선보여

 

2022년 4월 생명·화재·카드·증권 등 4개 삼성 금융계열사는 금융통합 앱인 ‘모니모(monimo)를 출시했다. 모니모는 비은행권 금융사가 마이데이터 앱과 유사한 앱을 내놓은 첫 사례로, 삼성 금융계열사가 빅테크와 견줄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모니모에서는 하나의 계정으로 삼성금융 4사의 거래현황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으며, 각 사가 엄선해 제공하는 대표 금융상품들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혈액형별 보장보험', '1년만기 저축보험', '모니모 카드' 등 모니모에서만 가입 가능한 전용 금융상품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삼성생명의 보험금 청구, 삼성화재의 자동차 고장출동, 삼성카드의 한도상향 신청, 삼성증권의 펀드투자 등 기존에 각 사의 홈페이지를 일일이 방문해서 신청해야 했던 주요 기능들을 '모니모'에 가입하면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이외 기존에 삼성금융에서 제공하지 않았던 계좌통합관리, 간편송금, 신용관리, 환전 및 부동산·자동차 시세조회 등 종합 금융서비스까지 제공한다.

 

KB손해보험은 2021년 10월 보험업권 최초로 헬스케어서비스 자회사인 'KB헬스케어'를 설립하고, 이듬해 2월에 통합 플랫폼인 '오케어(O-Care)'를 선보였다. KB헬스케어는 오케어를 통해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제공에 나섰는데, 이는 인구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성장 정체에 직면한 보험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찾으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는 질병치료를 넘어 질병 예방·관리, 건강관리·증진 서비스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보험사는 고객의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고, 보험사고를 예방해 손해율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편 교보생명은 2022년 2월 고객의 건강하고 올바른 금융생활을 돕기 위해 보험업계 최초로 금융마이데이터 서비스인 '피치(Peach)'를 선보였다. '피치'는 각 금융사에 흩어진 고객 금융정보를 하나로 관리하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금융과 건강생활 전반을 코칭해 주는 교보생명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다.

 

피치는 ▲손안의금융비서 ▲생애자산설계 ▲건강자금관리 ▲맞춤형금융교육 ▲Art & Culture ▲생활속 기부 등 6개 카테고리로 구성돼 있다.

 

'손안의금융비서'는 나의 금융정보를 한눈에 보고 쉽게 관리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다. 금융·비금융자산 통합 관리는 물론,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보험정보 기반의 신용점수 관리 기능이 눈에 띈다. 가입한 보험내역이 자동으로 신용평가에 반영돼 보험을 오래 유지한 고객은 신용점수를 높일 수 있다.

 

'생애자산설계'와 '건강자금관리'는 보험사의 강점을 살린 특화 서비스다. '생애자산설계'는 원하는 생애목표를 설정하고 소득과 지출을 토대로 생애자산을 진단하는 셀프 재무컨설팅을 통해 인생의 목표에 맞는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건강자금관리'는 현재 건강상태를 기반으로 주요 질병의 발병률과 생애 의료비를 예측하고, 소득과 보장성향을 분석해 내게 꼭 맞는 보험 보장을 준비할 수 있도록 했다.

 

◆ "디지털 보험사 가능성은 있는가?"...'교보라이프플래닛·카카페이손보' 부진

 

하지만 국내에도 2010년대 중반부터 디지털 보험사는 존재했다. 교보생명의 100% 자회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이 2013년 9월 국내 최초 디지털 생보사라는 간판을 달고 출범했다. 당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5년 이내 흑자 전환을 공언했다. 이후 7년 이내 흑자 전환으로 목표를 전환했지만, 아직도 적자행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해에 141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도가능금융자산의 평가손익을 반영한 당기총포괄손실은 무려 503억원에 달한다.

 

올해부터 도입된 IFRS17에 대비해 저축성 보험 판매를 줄이면서 ‘매출’에 해당하는 보험료수익이 2천692억원으로 전년(3천915억원) 보다도 31.2% 줄어들었다. 반면 지급보험금은 3천662억원에 달해 보험수지차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의 납입자본금은 2천440억인데, 누적결손금과 기타포괄손익누계액 등으로 자본총계가 355억원까지 줄어들면서, 추가적인 자본확충이나 흑자 전환이 절실한 상황이다.

 

 

또한 지난해 10월 출범한 카카오페이손해보험도 카카오가 보유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디지털 보험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아직까진 너무나 조용한 상황이다.

 

카카오페이손보의 첫 번째 상품인 '함께하는 금융안심보험'은 보이스피싱·메신저피싱 등 온라인 금융사기와 중고거래에서 발생하는 온라인 직거래 사기 피해 등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하지만 판매실적은 극히 저조하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페이손보의 금융안심보험 가입 건수는 60건, 가입금액은 2억600만원에 불과하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지난해 26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납입자본금 1천억원으로 출발한 카카오페이손보는 324억원의 결손이 발생해 자본총계가 2년 사이에 67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카카오뱅크(은행), 카카오페이증권(증권사), 카카오페이(간편결제) 등 여러 금융계열사를 비롯해 카톡, 카카오T 등 각종 생활 종합플랫폼을 보유해 보험상품과 시너지로 보험시장의 '메기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보험시장에서의 존재감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 '디지털 전환' 선택 아닌 '필수'...'과감한 혁신과 수익창출 방안' 마련해야

 

디지털 기술 발전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 확산은 디지털 환경을 빠른 속도로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MZ세대가 주력 소비층으로 성장하면서 플랫폼 기업들의 보험시장 진출 본격화는 보험시장의 디지털화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에 맞서 보험사들은 주로 '보험 본연의 업무'에 초점을 맞춰 디지털화에 나서고 있다. 보험사의 핵심업무라고 할 수 있는 '보험가입-심사-체결-유지-보험금 지급-관리'의 전반적인 단계에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면 '디지털 청약 프로세스', '지문인증 전자서명 시스템', '구독보험 내지 미니보험 활성화', '인공지능(AI) 심사시스템', '소액지급심사 자동화'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언택트 보험 경험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보험사의 디지털 전환 수준은 아직 초기 단계로 평가된다. 내부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 AI를 활용한 서비스 도입 및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에 한창이지만, 이러한 형태의 디지털화는 기존 사업모형을 온라인으로 단순하게 구현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디지털 전환은 기존 보험산업의 많은 부분들을 변화시켰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들이 다른 금융권이나 빅테크와 핀테크가 추진하는 변화와 비교해 과연 '파괴적인 혁신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긍정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보험사가 디지털 전환을 통해 보다 혁신적이고 수익성 높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특히 주력 채널인 보험설계사와의 이해 충돌문제, 보장성보험과 종신보험 등 복잡한 상품의 온라인 판매 제약 등의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 청년일보=성기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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