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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이번주 홍콩ELS 자율배상 돌입...올 1분기 비용인식 2조원 육박

KB·신한·하나·농협·SC제일은행 이번주 이사회 보고·의결
KB국민은행, 배상규모 1조원 달할 듯...4월부터 배상 협의

 

【 청년일보 】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이번 주(25∼29일) 일제히 이사회를 개최,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관련 자율 배상 방침을 확정할 계획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SC제일은행은 이사회를 통해 올 1분기 실적에 반영할 배상금 관련 손실규모는 KB국민은행의 약 1조원을 포함해 최소 2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은행권 등에 따르면 KB·신한·하나·농협·SC제일은행은 이번 주 잇따라 임시 이사회를 소집해 H지수 ELS 손실 자율 배상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11일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관련 분쟁조정 기준안을 바탕으로 각 은행이 추정한 배상 규모 등을 이사회에 보고하고, 이사회가 배상 관련 손실을 충당금 등의 방식으로 1분기 실적에 반영하는 것을 승인하게 된다.

 

배상액 추정이 정부의 분쟁조정 기준안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의사회 결의는 대외적으로 '정부안 수용'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우선 홍콩H지수 ELS 판매규모가 가장 많은 KB국민은행은 이번 주 후반께 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앞서 13일부터 KB국민은행은 2021년 1∼7월(H지수 최고점 전후 기간) 판매한 H지수 ELS 계좌 8만여개에 대한 전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금융당국이 지적한 불완전 판매 기준에 실제로 얼마나 해당하는지 살펴 대략의 배상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작업으로 풀이된다.

 

200명이 넘는 인원이 투입된 이 전수조사가 이번 주 초중반 마무리되는 대로, 이사회는 그 결과를 바탕으로 자율 배상을 논의한 뒤 의결할 전망이다.

 

신한은행 역시 비슷하게 주 후반에 이사회를 열고 ELS 자율 배상을 공식 확정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6월부터 H지수 ELS 사후 관리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현재 17명으로 구성된 이 TF가 자율 배상 관련 시뮬레이션(모의실험)을 거의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21일 한 차례 사전 간담회를 통해 배상 관련 사항을 이사들이 공유한 상태로, 신한금융지주 주주총회 일정(26일) 후 은행 이사회가 배상안을 확정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은행은 오는 27일 이사회를 통해 자율 배상을 논의하기로 밝혔으며, NH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도 28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배상안을 확정할 것이 유력하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 22일 시중은행 중 처음 이사회를 열어 자율 배상을 결의하고, 이번 주부터 투자자들과 접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은행권이 3월 안에 이사회 자율 배상 여부를 매듭짓기 위해 서두르는 것은 경영실적 회계처리 및 정무적 판단 등의 이유로 풀이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앞으로 관련 손실과 배상액이 계속 확정될텐데 그때마다 매달, 매 분기 이사회를 열어 승인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따라서 일단 배상액 추정치를 최대한 1분기 실적에 충당부채 등으로 반영한 뒤 향후 가감하는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고, 그러려면 3월 말까지는 이사회 결의를 마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 역시 "자율 배상을 하면 배임 소지가 있다는 법률가들의 의견도 있지만, 경영상 판단으로 배상을 결정했을 때는 손실뿐만 아니라 이득도 있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선 당국의 압박과 은행권의 일사불란한 후속 조치가 다음 달 10일 국회의원 선거 등 정치 일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은행권의 정부 배상안 수용과 배상 절차 돌입이 임박하면서, 각 은행이 추정하는 배상규모의 윤곽도 점차 드러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이번 이사회를 거쳐 1분기 실적에 약 1조원의 H지수 ELS 배상 관련 충당부채를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수조사 등을 통해 2021년 1∼7월 판매액이 5조2천억원 정도로 파악됐고, 현재까지 손실률은 50% 수준이다. 여기에 평균 손실 배상률을 40%로 적용해 추산한 결과다.

 

물론 정확한 실제 배상규모는 더 낮아질수도, 높으질 수도 있다. 앞으로 개별 투자자들과의 협상 결과, H지수 지수 추이 등에 따라 배상액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주 일제히 이사회 결의가 이뤄지면 은행권은 당장 다음 달부터 H지수 ELS 투자로 손실을 본 고객들을 대상으로 자율 배상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개별 투자자들과의 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은행별 배상위원회를 거쳐 배상비율이 확정되거나, 자율 조정에 실패할 경우 결국 분쟁조정 또는 소송 단계로 넘어갈 것이 유력하다.

 

특히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이미 손실이 확정된 고객이 있어 자율 배상 결의 후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면 내달 초 일부 배상 확정 사례가 나올 수도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도 ELS 판매 규모(450여명·500여 계좌)가 크지 않기 때문에 배상 협의가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6개 은행이 판매한 H지수 연계 ELS 상품 가운데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3조1천393억원어치의 만기가 돌아왔다.

 

하지만 고객이 돌려받은 돈(상환액)은 1조4천942억원뿐으로, 평균 손실률이 51.2%(손실액 1조6천66억원/원금 3조1천393억원)로 집계됐다.

 

상품 만기일마다 손실률은 다르지만, H지수가 5,000선 아래로 밀린 지난 1월 하순 만기를 맞은 일부 상품의 손실률은 약 60%에 이른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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