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라면.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313/art_17429741542264_50607c.jpg)
【 청년일보 】 최근 식음료업계가 줄줄이 가격을 인상하며 소비자의 밥상머리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물류비 등 각종 비용이 오르며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가격 인상을 검토하지 않는 기업들도 있어 주목받고 있다.
2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농심과 오뚜기, 남양유업, 매일유업, 서울우유, 오비맥주, 빙그레, 롯데웰푸드, SPC, CJ제일제당, 동원F&B 등 다수의 기업들이 가격을 인상했다.
이미 농심은 지난 17일부터 신라면과 새우깡의 가격을 올렸고 서울우유협동조합(서울우유)도 이달 과즙에이드 타입의 RTD(바로 마실 수 있는 제품, Ready To Drink) 제품 3종 가격을 인상했다.
CJ제일제당도 이달부터 비비고 만두 20여종과 스팸 가격을 올렸고, 동원F&B도 냉동만두 15종 가격을 인상했다.
또 지난달 롯데웰푸드가 일부 제품 가격을 소폭 올렸으며, 빙그레 역시 커피·과채음료 및 아이스크림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이어 SPC그룹의 파리바게뜨와 던킨도 지난달 각각 빵과 도넛 가격을 올렸고 삼립도 포켓몬빵 등을 인상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이달에 빵과 케이크 가격을 인상했다.
내달 1일 기준으로는 오뚜기의 진라면, 3분 카레 등 제품 가격이 오를 예정이다. 또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오비맥주도 내달 1일부터 자사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
커피업계에서도 가격 인상이 줄줄이 진행 중이다. 최근 투썸플레이스가 커피와 케이크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가운데, 이미 스타벅스, 할리스커피, 폴바셋, 파스쿠찌, 더벤티, 컴포즈커피 등도 가격을 올렸다. 이 외 맥도날드, 버거킹 등 햄버거 프랜차이즈들도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이들 기업들은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일부 제품 가격만 올리거나,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등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이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에 다다르며 가격 인상을 단행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 가격은 지난 20일 기준 t(톤)당 8천71달러(약 1천186만원)로 전년 대비 35.4%, 평년 대비 205.6% 각각 올랐다.
또 지난달 세계 유제품 가격 지수는 148.7를 기록하며 2022년 10월(149.2)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미국 뉴욕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올해 들어 역대 최초로 t당 8천달러를 돌파했다.
국내 대부분 식품 제조사들이 원자재를 해외에서 수입해오는데, 원/달러 환율이 오른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요즘 오죽하면 팔면 팔수록 적자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기업들도 먹고 살아야 하니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리게 된 것"이라며 "조심스럽긴 하지만 추후 국내 정국이 안정화되면 가격 인상을 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지금이 아니면 올릴 수 없다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소비자들 역시 높아진 물가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전국 19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71.5%가 가계경제가 1년 전보다 악화했다고 답했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이 가장 큰 분야는 ‘물가 상승’(71.9%)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 가장 필요한 물가 정책은 ‘생필품 가격 안정화’(58.4%)가 1위였다.
식품업계에서 가격 인상이 줄줄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타 식품업체들의 가격 동향에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라면 빅3 중 삼양식품만 유일하게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원자재 값 등 비용 증가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당분간 제품 가격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식 라면 등을 판매 중인 하림산업 역시 현재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팔도는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음료 및 주류 기업들 역시 아직 가격 인상 계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칠성과 하이트진로, 백미당 관계자는 "가격 인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며, hy 관계자도 "가격 인상을 검토한 적 없다"고 말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값, 판관비, 인건비 등 모든 것이 올라서 모든 기업들이 다 힘들 것"이라며 "다만 가격 안정이 정부의 정책이기도 하고 모두가 힘든 시기니까 최대한 가격을 동결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