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6 (화)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한국의료 ‘복합위기’ 직면…국책연구기관, 시스템 붕괴 경고

필수의료·지역의료 시스템 붕괴라는 연쇄적 위기 맞을 수도
보건사회연구원, ‘국민중심 의료개혁’의 구체적인 방안 제시

 

【 청년일보 】 우리나라 보건의료가 의사 인력의 불균형, 왜곡된 의료 전달체계, 불공정한 보상 구조 등의 복합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이를 방치할 경우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시스템 붕괴라는 연쇄적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종합 진단이 나왔다.

 

국책연구기관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기존의 공급자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24시간 의료 길잡이’ 서비스 도입과 같은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언했다.

 

26일 보건복지부 의뢰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국민중심 의료개혁 추진방안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한국 보건의료는 개별적 문제가 아닌 ‘복합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가 지적한 위기의 핵심은 의료 인력의 극심한 불균형이다. 2024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충원율을 보면 소아청소년과는 26.2%, 심장혈관흉부외과는 38.1%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반면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등 소위 ‘인기 과목’은 100% 충원율을 기록하며 의사들이 국민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 분야를 외면하는 현실을 그대로 드러냈다.

 

지역 간 의료 격차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수도권의 필수의료 전문의 수는 인구 1천 명당 1.86명이지만, 비수도권은 0.46명에 불과해 4배가 넘는 격차를 보였다. 이렇다 보니 지방 환자들이 KTX를 타고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몰려드는 ‘원정 진료’는 이제 일상이 됐다.

 

의료 전달체계의 왜곡 역시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중증·희귀질환 치료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상급종합병원이 경증 외래환자로 북적이는 비효율이 만연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상급종합병원의 외래 급여비 점유율은 2019년 9.8%에서 2023년 14.6%로 늘었다. 한정된 의료자원이 낭비되고 의료체계의 기능이 마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보고서는 이런 모든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현재의 ‘행위별수가제’ 기반의 보상체계를 꼽았다. 진료 행위의 양에 따라 보상하는 이 제도는 수술처럼 업무 강도가 높고 위험 부담이 큰 필수의료 분야에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이처럼 인력, 전달체계, 보상 구조의 문제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필수의료 공백과 지역의료 붕괴라는 총체적 위기를 낳고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진단이다.

 

이에 보고서는 국민이 일상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개편과 과감한 제도 혁신이 시급하다며 ‘국민중심 의료개혁’이라는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

 

우선, 밤중에 아이가 아플 때 국민의 막막함을 해소하기 위해 ‘24시간 의료이용 지원 서비스’ 도입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응급실을 전전하는 ‘뺑뺑이’ 문제를 해결하고 합리적인 의료 이용을 유도할 수 있다.

 

또한 국민의 과도한 의료비와 간병비 부담에 대응하기 위해 ‘간병 국가동행제’와 ‘의료비 안심보장체계’ 구축을 제시했다.

 

급성기 병원의 간병 서비스를 국가가 책임지는 형태로 확대하고, 비급여 진료와 실손보험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가계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끝으로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든 받을 수 있는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병원 중심의 치료를 넘어선 서비스 확대도 주문했다.

 

퇴원 후 집에서 회복과 재활을 돕는 ‘급성기 이후(아급성기) 의료’를 확립하고, ‘재택의료’와 ‘원격의료’를 활성화해 환자가 있는 곳으로 의료가 찾아가는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 청년일보=박상섭 기자 】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