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이상운 효성그룹 부회장이 수천억원대 횡령·배임, 분식회계, 조세포탈 혐의로 진행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함께 재판에 넘겨졌던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은 재판 중 별세로 공소가 기각됐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이승한)는 4일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형량은 대법원 환송 전 2심과 동일하다. 재판부는 다만 벌금은 선고를 유예했으며, 2008사업연도 법인세 포탈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는 과세관청이 이미 해당 처분을 취소해 조세포탈죄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조 명예회장에 대해서는 지난해 재판 중 사망함에 따라 소송조건 결여로 공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망한 이상 기소와 소송 자체의 실익이 없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과 조 명예회장은 2003~2013년 분식회계를 통해 약 1천237억원의 법인세를 포탈하고, 차명주식 거래로 110억원대 양도소득세를 빼돌린 혐의 등으로 2014년 기소됐다. 두 사람은 홍콩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해외법인 자금 698억원을 유출하고, 싱가포르 법인 자금으로 채무를 면제해 233억원의 손해를 회사에 끼친 혐의도 받았다.
1·2심 모두 조 명예회장에게 징역 3년과 벌금 약 1천300억원을,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바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20년 일부 법인세 포탈 혐의를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일부 무죄가 있었지만 사건 전체의 양형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며 기존 형량을 유지했다. 다만 조세포탈 규모 축소를 반영해 벌금 선고유예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