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최근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주가가 상승할 경우 차익을 실현하고, 해외 주식을 순매입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23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증시가 동반 상승한 올해 7~10월 개인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23조원 순매도한 반면 해외 주식은 103억달러(약 15조2천800억원)어치 순매입했다.
한은은 과거 개인투자자의 국내·해외 주식 투자가 동시에 증가하는 '보완 관계'였으나, 2020년 이후에는 한쪽 투자가 늘면 다른 쪽이 줄어드는 '대체 관계'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해외 주식 투자가 급증했던 2020~2021년에는 분산투자 수요 확대로 국내 주식도 대규모 순매수가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해외 주식을 사는 과정에서 국내 주식을 매도하는 경향이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국내외 주식의 단기 수익률이 높을수록 개인투자자의 투자 행태는 엇갈렸다. 단기 수익률이 상승하면 국내 주식은 차익 실현에 나서고, 해외 주식은 추격 매수하는 양상이 관찰됐다.
이 같은 현상은 코스피 수익률이 미국 S&P500을 크게 웃돌았던 올해 9~10월에 더욱 두드러졌다. 해당 기간 코스피 수익률은 28.9%를 기록한 반면, S&P500은 5.9% 상승에 그쳤다.
한은은 국내외 주식 투자 간 대체 관계가 강화된 배경으로 국내 증시에 대한 장기 수익률 기대가 낮은 점을 지목했다. 한국과 미국 증시 간 장기 수익률 격차가 누적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 수익률이 국내는 낮게, 미국은 높게 고착됐다는 것이다.
한은은 "장기적인 수익률 격차로 인해 단기적으로 국내 주가가 상승해도 국내 주식은 매도하고 해외 주식은 매수하는 패턴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 기대 역시 해외 주식 선호를 강화한 요인으로 분석됐다.
다만 한은은 이러한 투자 행태가 단기간에 바뀌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장기간 형성된 수익률 기대 격차는 일시적인 주가 반등만으로 해소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한은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 등 정책적 노력을 통해 국내 자본시장의 장기 성과와 안정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