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대한민국 에너지 안보와 원전 수출의 키를 쥐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의 차기 사장 선임 절차가 해를 넘기며 극심한 난항을 겪고 있다. 사장 공모에 다수의 후보가 지원하며 본격적인 검증 단계에 진입했으나, 노동조합이 특정 후보의 과거 ‘탈원전 이력’과 ‘경영 실책’을 문제 삼으며 검찰 고발과 쟁의 행위까지 예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6일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달 29일 이사회장 앞 피켓팅과 이달 2일 시무식에서 차기 사장 인선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천명했다. 노조가 임명을 강력히 저지하고 있는 인물은 전휘수 전 한수원 기술본부장(부사장)이다.
이와관련 강창호 노조위원장은 “지난 8년간 조직을 옥죄어온 탈원전주의자들의 눈치를 보는 관성과 결별해야 한다”며 “탈원전 부역 인사의 경영진 복귀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전 후보가 과거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당시 핵심 경영진으로서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과 관련된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현재 월성 2·3·4호기의 계속운전 절차가 지연되면서 하루 90억원, 누적 수천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이를 방치하는 것은 ‘탈원전 부역의 연장선’이라는 것이다.
노조는 이달 중순 전 노조원의 뜻을 모은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할 예정이며, 오는 3월 10일 노란봉투법 시행 시점까지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파업을 포함한 총력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 한수원 사장 후보군에는 전휘수 전 본부장을 비롯해 박원석 전 한국원자력연구원장, 이종호 전 한수원 기술본부장, 한병섭 원자력안전방재연구소 이사 등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석 후보는 현 정부의 ‘원전 생태계 복원’ 기조에 부합하는 전문가로 분류되며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며 원자력 기술과 정책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강점이다.
한병섭·이정윤 후보는 과거 탈원전 정책에 우호적이었거나 원전 안전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던 인물들이다. 노조와 원자력 학계는 이들을 “전문성보다 정치적 논리에 치우친 인사”로 규정하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한수원 사장은 국내 26기의 원전 운영뿐만 아니라 신규 원전 건설, 소형모듈원전(SMR) 기술 확보, 수백조 원 규모의 체코 원전 수출 등을 진두지휘하는 국가 에너지 안보의 핵심 요직이다. 이 자리는 단순한 공기업 대표를 넘어 현 정부의 국정 과제인 ‘원전 강국 도약’의 성패를 가를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정치권에서도 한수원 사장 자리를 놓고 여야 간의 보이지 않는 기 싸움이 치열하다. 만약 과거 탈원전 정책에 동조했던 인사가 임명될 경우, 현 정부의 정책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여권 내에서 제기된다. 반대로 야권은 체코 원전 수주 과정의 투명성 등을 문제 삼으며 사장 선임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 결국 인선 결과에 따라 여야 간 정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편 노조는 월성 2·3·4호기 계속운전은 한수원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문제로 이사회가 계속운전 결정을 미뤄 발생하는 손실에 대해 법적 대응을 공식 경고했다.
한국수련원자력의 차기 사장 임명 절차가 원전 정책의 정상화냐, 아니면 과거로의 회귀냐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된 만큼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 청년일보=이성중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