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달러보험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환율 효과로 환급률이 높아지자 가입자는 ‘환율 보너스’를 기대하는 반면, 보험사들은 급증하는 환급 부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달러보험 판매액은 2022년 1조2724억원에서 2024년 2조2622억원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이후에도 증가세는 이어져 지난해 10월까지 누적 판매액은 2조8565억원에 달했다. 판매 건수 역시 가파르게 늘었다. 지난해 1~10월 달러보험 판매 건수는 9만5421건으로, 전년 동기(4만594건)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보험업계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이후 달러보험 환급률이 급격히 상승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환율 상승으로 달러 기준 보험금의 원화 환산액이 커지면서, 가입자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추가 수익을 얻게 됐다는 평가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환율 상승으로 달러 기준 보험금의 원화 환산액이 확대되면서 가입자들이 이른바 ‘환율 보너스’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보험사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달러보험은 환율 변동 위험을 보험사가 상당 부분 부담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환율이 급등할수록 보험금 지급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일부 보험사들이 신규 달러보험 판매를 제한하거나 환급금 구조 조정을 검토하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가입자들 사이에서는 환율 상승기를 활용해 환급금을 극대화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목돈 마련이나 유학·해외 체류 계획이 있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보험 해지나 인출 시점을 조정해 환율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 거론된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가입자와 보험사 간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환율 상승이 환급률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보험금 지급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며 “가입자는 환율 리스크와 장기적인 안정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유니버셜달러종신보험을 중심으로 보험료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상품은 보험료를 달러로 납입하거나 달러 기준으로 운용하며, 사망 보장과 적립 기능을 동시에 갖춘 것이 특징이다. 유연한 납입 구조와 중도 인출이 가능해 고액자산가와 해외 자산 분산 수요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그러나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와 환율 변동성 확대가 겹치면서 보험 유지에 필요한 월 최소보험료(COI·위험보험료)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추가 납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적립금이 조기에 소진되거나 보험이 실효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부 가입자들은 초기 설계 당시 안내받은 보험료보다 원화 환산 보험료가 크게 늘어 추가 납입 요청을 받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유니버셜달러종신보험은 일반 종신보험과 달리 금리, 투자수익률, 환율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며 “금리가 낮거나 환율 변동성이 클 경우 보험료 부담이 크게 늘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달러보험의 구조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 전략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한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달러보험은 환율과 환급률 변동성이 큰 만큼 자산·부채 매칭(ALM) 전략이 필수적”이라며 “메트라이프처럼 대규모 달러 자산 운용이 가능한 회사는 상대적으로 리스크 관리가 수월하지만, 그렇지 않은 보험사들은 전문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인 판매 호조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달러보험 부채를 고려한 자산 운용과 환율 리스크 관리, 포트폴리오 전략을 종합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