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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빚투, 환율 상승 유발 우려”…코스피 단기간 급등에 ‘경고음’

신용거래융자, 올 들어 처음으로 29조원 돌파
차익 실현 등에 따른 ‘반대매매’ 피해 부작용
국내 증시, 일부 종목이 견인…경제는 ‘저성장’
변동성 확대 우려…조정 시 ‘환율 상승’ 압력

 

【 청년일보 】 국내 증시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면서 ‘빚투’도 급증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가 역대 최대치를 찍은 가운데 증권업계 및 학계 일각에선 그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스피 상승세가 가파른 만큼 향후 차익 실현에 따라 조정이 이뤄질 경우 반대매매 등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경고다.

 

아울러 국내 증시가 일부 기업에 의해 주도되는 상황에서 레버리지가 증시 부양에 유의미한 변수로 작용할 여지에 대한 위험도 지적된다. 경제 전반적으로 저성장 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코스피의 급등은 국내 증시의 취약성을 키워, 외부 충격 등 발생 시 해외 자본 이탈의 가속화와 이로 인한 환율 상방 압력을 야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는 지난해 말 27조원대였다가 지난 20일 처음으로 29조원대를 돌파했다. 그 다음날에는 29조821억원으로 최고치를 갱신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으로, 통상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을수록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코스피가 지난주 5,000을 달성하고 코스닥까지 '천스닥(코스닥 지수 1,000)'을 돌파하는 등 증시 열기가 이어지면서 투자심리가 자극되면서 신용거래융자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한편으로는 ‘빚투’의 급증세를 놓고 부작용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는 모습이다.

 

먼저 빚투의 가장 큰 위험으로는 ‘반대매매’가 짚인다. 대출을 지렛대 삼아 고수익을 꾀하는 신용융자는 주식을 대출 담보로 하기에 주가가 하락하면 담보 가치가 부족해져 보유한 증권이 강제로 처분(반대매매)될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식 시장이 우상향하는 중에도 차익 실현은 발생하기 마련”이라며 “매물 출현으로 증시 조정이 이뤄질 경우, 만일 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난다면 반대매매로 인한 투자자 피해가 적지 않으리라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빚투의 경우 주식 하락 국면에서 위험이 곱절로 증가할 우려가 있다”며 “최근 코스피 상승세가 너무 가파르단 점에서 이후 조정이 올 경우 반대매매 등 여파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특히 국내 증시가 펀더멘털 개선보다 레버리지에 더 의존하는 방식으로 상승할 경우 이로 인해 리스크가 한층 높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재 코스피를 견인한다고 알려진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형주들을 제외하면 다른 종목의 성장은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 경제 전문가의 상당수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저성장을 극복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여론조사기관 서던포스트에 의뢰해 지난 6∼18일 전국 대학 경제학과 교수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4%는 우리 경제가 당분간(최소 올해까지) 1%대의 저성장 기조를 보일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자 36%는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회복해 내년부터 평균 2%대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외 6%는 향후 1%대 성장률 달성도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관측을 내놨다.

 

증권업계 및 학계 일각에선 국내 증시의 기초 체력이 충분하지 않은 가운데 관세 및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은 위험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불가피하게 증시 조정이 이뤄질 경우 해외자본 이탈이 가속화할 것이며, 이에 환율이 상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리란 우려가 제기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코스피 상승세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주의 실적 호조를 기반으로 한다”며 “신용융자 잔고가 29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보이는 등 빚투 레버리지가 과도한 상태로, 변동성 확대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정책 불확실성 등 대외 리스크 상승 시 해외 자본 이탈을 통한 환율 상방 압력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자들의 리스크 관리와 정책 당국의 신용거래 규제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증시 호황은 레버리지에 영향받은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국내 기업들은 수출 및 내수업체를 불문하고 업황이 양호하지 못한 상태며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일부 기업의 주도로 증시가 상승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증시가 오르고 있다고 전체 기업의 상황이 좋은 것처럼 잘못 포장되거나 오해하는 부분에 대해선 경계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즉 외부 충격엔 다소 취약한 상태라고 볼 수 있으며 그런 만큼 증시 조정이 발생하면 해외 자본 이탈로 환율이 오를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공포지수(Fear Index)’로 알려진 브이코스피(VKOSPI)가 코스피 지수와 동반 상승하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는 코스피200의 옵션 가격을 이용해 옵션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주식시장의 미래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다. 주식시장에서의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으면 지수가 올라가는 특성이 있다.

 

지난 23일 코스피200변동성지수는 34.09로 전월 동기(26.11) 대비 7.98포인트 올랐다. 브이코스피가 20선이면 일상적인 구간이지만 30 이상은 변동성이 높은 구간, 40대는 공포구간으로 인식된다.

 

한편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28일 기자간담회에서 과도한 ‘빚투’ 우려에 대해 "주식 투자는 기본적으로 위험이 수반되기 때문에 투자자가 위험 관리 등 감당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합리적으로 투자하는 게 맞다"며 "증권사들의 빚투 (마케팅이) 너무 과도하게 되진 않는지 감독당국에서도 보고 있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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