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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뒤에 숨지 말라"…카카오 QA 인력 고용불안에 노조 '실질 사용자 책임' 촉구

카카오 노조, 12일 카카오 판교 아지트 정문서 기자회견 개최
10년 핵심 파트너 위기…계약 종료가 부른 QA 인력 고용불안
"무늬만 전환배치"…사실상 '대기발령', 저성과자 퇴출도 우려
카카오 '실질 사용자 책임' 논란…100% 자회사 뒤에 숨은 원청

 

【 청년일보 】 카카오의 100% 자회사인 디케이테크인에서 QA(품질관리) 조직을 중심으로 고용 불안 문제가 제기되면서 노동조합이 모회사 카카오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이하 카카오지회)는 12일 정오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에 위치한 카카오 판교 아지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디케이테크인 고용불안을 방치하고 있는 카카오는 실질 사용자로서 책임 있는 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카카오 자회사 디케이테크인에서 발생한 고용 불안 문제를 규탄하고 모회사 카카오의 책임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 "QA 계약 종료 이후 권고사직 압박"

 

노조에 따르면, 디케이테크인은 다음·카카오 시절부터 약 10년 이상 카카오 서비스 QA, IDC 인프라 운영, 사내 시스템 운영 등 핵심 업무를 담당해 온 카카오 100% 자회사다.

 

그러나 올해 QA 업무 계약 방식이 기존 구조에서 경쟁입찰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디케이테크인은 입찰에서 탈락했고, 결국 카카오와의 QA 계약이 종료됐다.

 

노조는 이후 회사가 QA 조직 구성원들에게 권고사직을 사실상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카오지회 소속 김지원 디케이테크인 조합원은 현장 발언에서 "QA 조직 팀장들이 팀원들을 모아 '권고사직 대상이 될 수 있다', '각자 갈 길을 찾아야 한다'는 발언을 하며 퇴사를 종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측은 팀장 개인의 발언이었다고 해명했지만 구성원들은 이를 믿지 않는다"며 "어떤 형태로든 내부적으로 강한 메시지가 전달됐기 때문에 이런 발언이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후 회사가 공식적인 권고사직은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장기적인 고용 보장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 "전환배치라지만 사실상 대기발령"

 

현재 QA 조직 구성원 상당수는 업무가 없는 상태로 대기 중인 상황이라고 노조는 설명했다.

 

회사 측은 이를 '전환배치'와 '역량 강화' 과정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노동자들은 사실상 대기발령 상태라고 주장한다.

 

김 조합원은 "대외적으로는 전환배치가 완료됐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다수 구성원이 업무를 받지 못한 채 대기 상태에 있다"며 "회사에서는 이를 역량 강화라고 설명하지만 사실상 저성과자 프로그램(PIP)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마지막 단계는 저성과를 이유로 한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QA 조직 문제 외에도 향후 개발 및 운영 조직 업무 일부가 해외 업체로 이전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김 조합원은 "최근 기술그룹장이 베트남 업체로 일부 프로젝트를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내부 수행 역량이 있음에도 해외 용역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은 결국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 노조 "카카오, 실질 사용자 책임 회피"

 

노조는 이번 사태의 핵심 문제로 '실질 사용자 책임 회피'를 지목했다.

 

문병호 화섬식품노조 사무처장은 "기업들은 오랫동안 하청과 자회사 구조를 통해 외주화를 진행하며 비용을 줄이고 고용을 유연화해 왔다"며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언제든 계약 종료로 해고될 수 있는 불안정한 구조에 놓이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에 개정된 노동조합법 역시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며 "원청이 노동조건에 실질적 영향을 미친다면 교섭 책임 역시 져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특히 카카오가 디케이테크인의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동교 화섬식품노조 NHN지회장은 연대 발언에서 "지분 84%를 가진 NHN이 자회사 문제를 외면하는 것이나 100% 자회사인 디케이테크인 문제에서 카카오가 '계약 종료' 뒤에 숨는 것이나 본질적으로 같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에는 지분에 걸맞은 경영권을 행사하면서 고용 책임 앞에서는 '별도 법인'이라며 선을 긋는 것은 이중적인 태도"라고 주장했다.

 

◆ "IT 산업 구조적 고용 불안 문제"

 

노조는 이번 사태가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IT 산업 전반의 구조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 부위원장은 "서비스는 수많은 노동자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며 "그 노동자들이 자회사라는 이유로 존중받지 못하고 내쳐진다면 결국 그 피해는 이용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조법 개정은 IT 플랫폼 기업의 책임 없는 경영을 끝내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서비스를 만드는 노동자가 존중받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계속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디케이테크인 문제 해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산업 차원의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시사했다.

 

문 사무처장은 "화섬식품노조는 여수 석유화학 하청 노동자 문제 등과 함께 올해 원청 교섭과 전국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며 "디케이테크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IT 업계 고용 불안 문제로 규정하고 5만 조합원의 힘을 모아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 노조 "카카오 직접 나서 해결해야"

 

카카오지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세 가지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우선 디케이테크인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 대책을 즉각 마련할 것, 카카오가 모회사이자 대주주로서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설 것, 자회사 노동자를 외주 인력이 아닌 함께 일하는 동료로 존중할 것을 요구했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우리는 회사를 무너뜨리기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공존을 위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가 결정하고 자회사가 실행하며 그 결과를 노동자가 감당하는 구조가 계속돼서는 안 된다"며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이라면 그 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카카오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기업이 될 것인지, 노동자와 함께 지속 가능한 공존의 길을 선택할 것인지 답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노조는 "고용 안정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며 카카오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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