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글로벌 시장에서 'K-라면' 열풍이 확산되는 가운데, 농심의 해외 사업은 외형 성장과 달리 생산 효율과 수익성 측면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생산설비 가동률이 40% 수준에 그치고 일부 법인은 20%대에 머무르는 등 설비 활용도가 크게 떨어진 가운데, 매출 역시 특정 지역에 편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북미를 중심으로 마케팅 비용까지 확대되면서 수익성 둔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3조5천143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천839억원으로 12.8% 늘었다.
해외 법인의 매출은 전년 대비 10.5% 증가한 1조602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2%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 법인 매출은 2조4천542억원으로 1.0% 감소했다.
다만 이 같은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농심의 해외 사업은 생산 효율과 수익성 측면에서 국내 사업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다수의 해외 법인을 구축했지만, 일부 법인에서는 수익 창출력과 설비 활용도가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농심의 전체 생산설비 가동률은 국내 67.7%, 해외 40% 수준에 그쳤다. 특히 중국 심양과 연변 공장은 각각 24.4%, 32.8%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가동률을 기록했다.
이는 통상 제조업에서 적정 가동률로 평가되는 70~80% 수준을 크게 밑도는 수치로, 설비 투자 이후 생산 물량이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생산량 역시 감소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라면과 스낵을 주로 생산하는 심양농심의 생산량은 2023년 11만3천151천식에서 2024년 11만1천760천식, 지난해 10만9천5천식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생수를 주로 생산하는 연변 법인 역시 같은 기간 279천톤에서 238천톤, 157천톤으로 줄어들며 전반적인 생산 위축 흐름이 나타났다.
매출 구조 역시 해외 사업의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농심은 중국,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 베트남 등 다수의 해외 법인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확대해왔지만, 법인 수 확대에 비해 매출 기여도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실제 매출 비중은 국내가 78.1%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 17.4%, 중국 10.5% 순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베트남(0.5%), 유럽(1.7%), 호주(1.8%), 캐나다(2.5%) 등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도 성장 둔화가 나타났다. '케데헌' 효과 등에 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미국 법인 매출은 지난해 6천122억원으로 전년(6천206억원) 대비 1.4% 감소했다. 캐나다 역시 876억원으로 전년(901억원) 대비 2.7% 줄었다.
농심은 뉴욕 타임스스퀘어 대형 캠페인과 디지털 옥외광고, 체험형 마케팅 등 북미 지역에서 마케팅을 강화했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로 이어지지는 못한 모습이다.
농심 측은 "미국은 경쟁 강도 심화에 따른 마케팅 활동 강화와 주요 브랜드 인지도 제고 과정이 영향을 미쳤고, 캐나다는 관세 영향 등에 따른 공급 물량 감소로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해외 사업 수익성 둔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케데헌' 효과에 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미국 법인의 탑라인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해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며 "미주 지역은 단기적으로 마케팅 확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매출 에누리 증가 영향으로 순매출 성장률 역시 시장 기대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매출 1천421억원으로 전년 대비 4.4% 증가하며 외형 성장은 유지했지만, 경쟁 심화와 소비 둔화 영향으로 프로모션 집행이 확대되면서 성장률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며 "캐나다는 가격 정상화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했고, 유럽은 거래선 정비 이후 판매가 점차 정상화되는 구간에 진입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글로벌 마케팅 집행 확대와 일회성 비용 증가로 판관비 부담도 커졌다"며 "틱톡과 미국 NBC 광고 집행 영향으로 광고선전비가 전년 대비 104억원 증가했고, 장기근속 기념품 지급에 따른 복리후생비도 55억원 늘어 해외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분기 기준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