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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연, 한국판 공매도 전쟁 선포…실현 가능성에 촉각

한투연, 사이트 개설해 조직적 대응 예고
매수 전 투자자 결집으로 예열 착수
"가능성 충분해" vs "공매도 비중·정서 달라"
선의의 피해자 양산 우려도 나와

 

【 청년일보 】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를 주축으로 일부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와 전쟁을 선포했다. 이에 공매도 잔고가 많은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증권가에서는 한국판 공매도 전쟁 실현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파는 만큼 나중에 이를 갚기 위해 다시 주식을 사들여야 한다. 따라서 파는 가격에 비해 사는 가격이 높으면 공매도한 투자자는 손실을 보게 된다. 공매도 금액이 많을수록 숏 스퀴즈(공매도한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면서 주식을 급하게 사들이는 것)가 커지기 때문이다.

 

공매도가 금지된 현재 집계되는 공매도 잔고는 시장조성자의 공매도 물량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성자는 유동성 공급 차원에서 선물을 매수하면 헤지(위험 회피)를 위해 현물을 매도하는데, 이때 공매도를 활용한다.

 

이 밖에 공매도가 금지된 작년 3월 이전에 공매도했던 물량도 일부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빌린 주식의 상환 기간은 상호 간 협의로 결정되는 것으로 정해진 만기가 없다.

 

앞서 한투연은 공매도와의 전쟁을 공식 선언하면서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공매도 잔고 금액이 많은 셀트리온, 에이치엘비의 주주와 연대할 뜻을 밝혔다.

 

미국 개인 투자자들이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의 대화방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을 중심으로 헤지펀드와 '공매도 전쟁'을 한 것처럼, 'kstreetbets(KSB)사이트'를 개설해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개인 투자자들은 게임스톱 주식을 매수해 주가를 끌어올렸다. 그 결과 빌린 주식을 갚아야 하는 일부 헤지펀드 등에 손해를 입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지금 당장 (매수를) 하겠다는 그런 의미는 아니다"라며 "우선 개인 투자자 세력을 결집해서 회원들의 의사를 타진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기준 셀트리온의 잔고금액은 2조598억원으로 코스피 종목 중 가장 많다. 에이치엘비는 3천79억원으로 코스닥에서 가장 많은 공매도 잔고를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한투연을 중심으로 한국판 공매도 전쟁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현실화 여부에 대한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확실히 국내 투자자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다양한 그룹 활동을 통해 훨씬 조직화한 흐름을 보인다는 점은 미국과 공통적인 현상"이라며 "국내에서도 공매도가 재개되면 게임스톱과 비슷한 현상이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미국은 (펀드 매니저들이) 남의 돈으로 몇천억원씩 버는 월가 자체에 대한 분노와 함께 공매도가 과도하고 시세를 조정하는 데 대한 응징의 성격도 강하다"면서 "우리나라는 공매도 규모도 크지 않고 기관 투자 문화가 (미국) 헤지펀드처럼 공격적이지도 않다"고 짚었다.

 

이어 "개인들이 (미국처럼) 그렇게 응집하는 건 가능할 것 같다"면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관 매니저에 대한 분노보다는 (공매도로) 가진 주식의 주가가 내리는 것을 염려하는 성격이 더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게임스톱의 유통주식 수 대비 공매도 비중이 100%를 넘었던 것에 비해 국내 주식의 공매도 비중은 그보다 크지 않아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난달 28일 기준 코스피에서 상장주식 수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은 롯데관광개발(6.77%), 두산인프라코어(5.04%), 셀트리온(4.56%) 순으로 컸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신라젠(9.07%), 에이치엘비(6.52%), 케이엠더블유(6.13%) 순이었다.

 

공매도 금지 직전인 작년 3월 13일 기준으로는 코스닥시장에서 헬릭스미스(13.59%) 등 3개 종목이 10%를 넘겼다. 당시 코스피에서 공매도 비중이 제일 큰 셀트리온은 9.35%로 집계됐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게임스톱처럼) 작은 종목에 대해서 그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면서도 "오히려 걱정되는 건 안 좋은 기업이 일시적으로 성공하자 뒤늦게 쫓아가서 비싸게 산 사람은 어떻게 하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기에 싼 가격에 샀다가 중간에 이익을 내고 빠져나갈 경우 어떻게 되느냐는 문제도 남는다"며 "그런 문제도 관련 있어서 조심스럽게 하나하나 살펴봐야 하는 상황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강정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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