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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라임사태에 대한 해법...'CEO 보호'보단 '고객 보호'가 우선

 

【 청년일보 】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불러온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한 은행 수장들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심을 앞두고 이들에 대한 징계 수위가 경감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대규모 환매중단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을 약속하면서 금융당국 역시 이같은 은행권의 노력 등을 감안할 것이란 분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18일)로 예정된 금융감독원의 라임펀드 2차 제재심의위원회를 앞두고 제재대상인 신한은행은 라임 분쟁조정위원회 동참을 선언했다. 우리은행 역시 분조위의 배상안을 수용, 조속한 배상을 약속했다.

 

은행권의 잘못은 금융소비자에 대한 신뢰를 무기로 라임 펀드란 고위험 상품을 판매하면서 고객들에게 투자손실에 대한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은행 라임펀드 판매액은 3천577억원으로 전체 판매사 19곳 중 가장 많은 규모다. 신한은행 역시 2천769억원 어치를 판매해 우리은행과 신한금융투자(3천248억원)에 이어 3번째로 많다.

 

상품판매 과정에서 이들 금융회사들이 상품의 부실 및 위험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는지는 차치하고서라도 두 은행의 경우 상당한 규모의 라임 펀드를 대거 판매했다. 다만 이들 은행들은 “적극적으로 상품 판매를 했으나, 부실한 상품인지는 몰랐다" 정도의 주장인 듯 하다.

 

우리와 신한은행이 라임펀드 판매사들이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직접 거론한 점에서는 환영할 만 하다. 그러나 논란이 상당기간 지난 후 제재심을 앞두고 내린 은행들의 보상 결정은 다소 아쉬울 수 밖에 없다. 특히나 고객 보호 차원이 아닌 금융당국의 징계 수위 경감을 위한 '속 보이는(?)' 행보라는 느낌이 강하다.

 

실제로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들 은행들이 피해자 보상에 적극 나서게 된 점을 두고 금융당국의 제재 수위를 경감하기 위한 조치란 해석이 적지않다.

 

금감원은 지난해 5월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시행세칙에 '금융거래자의 피해에 관한 충분한 배상 등 피해 회복 노력 여부'를 제재수위 결정에 참작사유로 추가한 바 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개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금융기관의 미래에도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어 신중하게 볼 필요는 있다"라며 "시스템 내에서 감경할 부분을 찾고 소비자 보호를 잘 하는 회사의 경우 감경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피해자 구제에 대한 노력을 인정받아 같은 라임 펀드를 판매했던 KB증권의 박정림 대표가 ‘직무정지’에서 ‘문책경고’로 징계 수위가 경감되었으며,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 역시 문책경고에서 주의적 경고로 낮아진 사례가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라임 펀드판매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에 각각 직무 정지 상당과 문책 경고란 중징계를 예고한 상태다.

 

금융회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 직무 정지, 문책 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 5단계로 분류된다. 이 중 문책 경고 이상은 연임이 제한되고 3∼5년 금융사 취업을 제한하는 중징계에 해당한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1차 제재심을 앞두고 금융권 안팎에서는 손태승 우리은행 회장을 비롯한 금융권 CEO에 과도한 징계 처분을 내리고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의 CEO 중징계의 처벌 근거가 미약하다는 지적에서다.

 

금감원은 금융권 CEO 제재의 근거를 ‘내부통제 미비’를 이유로 삼았다. 그러나 그 법적 근거가 분명하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펀드 불완전판매를 문제 삼으려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을 살펴야 하지만, 금융사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 규정을 내세운 것은 정교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도 금융감독원이 추진한 금융권 CEO에 대한 징계절차에 대해 “금융 감독당국의 징계는 법제처와 법원의 기본입장인 ‘명확성의 원칙’과는 비교적 거리가 있어 보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달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금 금융권 CEO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너무 강한 조치들이 나오고 있다”며 “금융기관 CEO들은 많은 경력이 있고 노력을 했는데 전혀 그 부분에 대해 고려하지 않은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문제는 신속하고 빠르게 처리해야겠지만 5천억원 버는 회사 CEO가 10억원을 벌려고 이런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며 “지금 도매금으로 매도되면서 모든 책임을 CEO에 묻는 것은 우리나라 금융 발전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제 1조 6천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피해를 남긴 라임 펀드 판매한 금융사 CEO에 대한 징계 심사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물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징계 수위가 정해져야 하겠지만, 금융당국도 금융사도 책임을 떠넘기는 형국에서 피해는 오롯이 소비자의 몫일뿐인 것을 이번 사태를 통해 인지했으리라 생각한다.

 

현재 금융사들은 ‘금융소비자 보호’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외치고 있다. 금융권 내부에서도 오는 25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을 앞두고 완전판매 선포식을 하는 등 불완전판매 근절을 위한 대대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점에 비춰볼때, 금융회사들의 행보가 선언적 의미가 아닌 진정성을 담은 실천이어야 한다는 점을 꼬집지 않을 수 없다. 라임 펀드 사태. 추락한 금융회사들의 신뢰 회복을 위한 계기가 되길 다시 기대해 본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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