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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대금리차' 공시 도입에...저신용대출 비중 높은 인터넷은행들 "아우성"

'매월 예대금리차 공시'...이르면 올해 4분기 중 시행
인뱅 "단순 평균치 공개...소비자 왜곡 가능성 있어"

 

【 청년일보 】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금융공략인 '매월 예대금리차 공시'가 이르면 올해 4분기 중  개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공시 방법과 범위 그리고 대상 등을 두고 인터넷 은행들의 볼멘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시중은행과 달리 중·저 신용대출의 비중이 높은 만큼 예대금리차가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는 구조로, 이를 그대로 공시할 경우 예대금리차에 대한 왜곡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31일 은행권 및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주요 은행과 은행연합회, 금융위원회 관계자들은 지난 24일과 26일 잇따라 두 차례 비공개회의를 개최, 대출자의 개인신용평점을 기준으로 예대금리차를 달마다 공시하기로 합의했다.

 

예대금리차는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것으로 은행의 수익과 직결되는 수치다. 각 은행들은 예대금리차를 3개월마다 공시하는 분기보고서에 명시하거나 IR 자료에서만 공개하는 등 은행 별로 공개 방식에서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예대금리차를 앞세워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자 당시 윤석열 대통령 후보는 '예대금리차 공시'를 추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실제로 예대금리차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더불어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예금은행의 가중평균금리(잔액기준)'의 예대금리차는 2.27%포인트(p)로, 전년 동월(2.12%p)과 비교해 0.15%p 올랐다. 즉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대출금리를 더 올리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새로 구축될 예대금리차 공시 시스템에서는 개인신용평점을 50점씩 20개 세부 구간으로 쪼개 구간별 신규대출 평균 금리를 산출한 후, 여기에 그달 평균 수신(예금) 금리를 뺀 예대금리차를 공개할 예정이다.

 

따라서 예대금리차 공시제도가 시행되면 개별 은행들이 어느 정도의 예대마진을 챙기고 있는지 월 단위로 파악이 가능해 자발적인 금리인하를 유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인터넷은행들은 예대금리차 평균치만 공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그 이유는 중·저신용자 대출 위주의 여신정책을 꾸리고 있는 인터넷은행 입장에선 대출금리를 시중은행에 비해 높게 책정해야 하는 만큼, 평균치만 공개한다면 공정한 금리 경쟁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중·저신용자들에게 대출을 공급하고 있어 대출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기 때문에 자연스레 예대금리차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인터넷은행들의 입장이다.

 

실제로 작년 말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예대금리차는 2.18%p로, 1%대인 시중은행(KB국민 1.89%p, 신한 1.72%p, 하나 1.68%p, 우리 1.66%p, NH농협은행 1.88%p) 보다 높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토스뱅크의 경우 수신확대를 위해 수신금리를 2%대로 설정한 탓에 예대금리차는 -1.02%p를 기록했다.

 

더욱이 카카오뱅크의 예대금리차는 지난 3월 말 기준 2.52%p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신용자 대출을 중단하고 중·저신용 대출만을 취급하고 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예대금리차 공시의 이유는 이제 내가 어떤 은행에서 받을 때 좀 더 유리하게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차원"이라며 "단순하게 평균치만 공개한다면 금융소비자들의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초 인터넷은행은 신용점수가 낮은 차주들의 대출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3사는 금융당국과 협의해 매년 중·저신용 대출 비율 목표치를 제시하고 있다. 작년의 경우 인터넷은행 3사는 모두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다만 작년 9월 말 기준 13.4% 수준에 불과했던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올해 3월 말 기준 19.9%까지 늘어났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 역시 각각 20.2%, 31.4%로 집계됐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이 비록 중·저신용자 위주의 대출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예대금리차는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도 "예대금리차 공시가 이뤄질 경우 인터넷은행들도 금리인하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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