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의 '맥심 아이스 커피믹스' 광고. [사진=동서식품]](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20730/art_16589826826569_a622f6.jpg)
【 청년일보 】 "여름이니까 아이스커피."
무더운 여름철이 찾아오면 어김없이 TV 속 CM송을 들려주며 소비자들에게 노크를 하는 커피가 있다. 바로 '커피'하면 떠오르는 동서식품의 대표 브랜드 '맥심'의 조제커피 상품들이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 속에 깊이 각인돼 있는 '맥심'에 대한 인지도와는 달리, 제조사인 동서식품은 '카페에서 커피를 즐기는' MZ세대의 커피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적잖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동서식품은 4년 전 서울 한남동에 첫 오프라인 카페인 '맥심플랜트'를 개점하며 MZ세대를 겨냥, '맥심'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이 같은 노력에도 국내 커피시장 내 조제커피의 위상은 점차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같은 위기감 속 동서식품은 커피 시장 트렌드 변화에 대한 대응 방안의 단서를 '맥심플랜트'에서 포착, 이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을 집중되고 있다.
!['맥심'의 다양한 상품군 [사진=동서식품]](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20730/art_16589827282632_387d31.jpg)
◆줄고 있는 '조제커피' 시장 점유율..."과도한 첨가물·MZ 커피 음용 방식 변화가 원인"
동서식품의 '맥심'은 지난 1976년 시장에 처음 출시된 이래로 조제커피업계내 부동의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20년을 기준으로도 동서식품의 '맥심'은 조제커피 시장 매출에서 무려 80.8%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시장점유율 2위인 남양유업의 '프렌츠카페 커피믹스'가 불과 7.1%라는 점을 감안하면 '맥심'은 그야말로 국내 조제커피 사징내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점유율 추세를 살펴보면, '맥심'의 기세는 더욱 뚜렷하다. POS 데이터 매출액 점유율을 따르면, 2017년 동서의 전체 조제커피시장 점유율은 2017년 84.4%에서 2018년 85.1%으로 상승한데 이어 2019년 86.5%의 수치를 나타내며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시장내 위상에도 불구 향후 동서식품의 조제커피 시장내 입지에 대한 의구심이 적잖게 제기되고 있다. 전체 커피시장에서 조제커피가 차지하는 점유율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즉 '조제커피' 시장내 '맥심'의 점유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전체 커피시장 내 입지는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각종 통계에서도 엿보인다.
POS 데이터의 통계에 따르면, 조제커피의 매출 규모는 2018년 8천510억원 규모에서 2019년 7천980억 규모로 감소한데 이어 2020년에는 7천460억 규모로 줄어들었다.
이처럼 조제커피의 매출이 줄고 있는 이유는 전 국민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면서 조제커피에 함유돼 있는 설탕 등의 첨가물에 대한 우려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반 소비자들의 커피 소비성향 변화는 조제커피 매출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대형할인점과 일반식품점의 커피 매출 감소 추세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의 보고서 '2016세분시장 보고서-커피류 시장'에서는 "대형할인점과 일반식품점에서의 커피류 매출이 감소한 이유 중 하나로는 조제커피(믹스커피)의 판매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해당 채널에서 상대적으로 대용량 조제커피 구입이 많았으나, 최근 조제커피에 대한 소비가 줄고, 다른 종류의 커피나 음료로 소비가 이동하면서 매출액이 감소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조제커피의 경우 전체 커피 사업에서 지분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시장의 트렌드"라면서 "조제커피의 과도한 첨가물에 대한 거부감이나 대표 조제커피 브랜드인 '맥심' 자체의 노령화, MZ세대의 커피 음용 방식 변화 등이 주 원인으로 장기적으로는 지속적인 시장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서식품이 개점한 오프라인 카페 '맥심플랜트'의 전경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20730/art_1658982816034_93a9f4.jpg)
◆'믹스커피' 아닌 '맛있는(?) 커피'로...소비자 성향 급변화
동서식품은 이 같은 변화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4년 전 MZ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명소 중 하나인 서울 한남동에 첫 오프라인 카페인 '맥심플랜트'를 선 보였다.
동서식품의 한 관계자는 "MZ세대의 커피 음용 방식 변화에 따른 트렌드를 따라잡고, 그 소비 욕구에 부합하기 위한 차원에서 '맥심플랜트'가 자리하게 됐다"면서 "'맥심'이 지금 당장 절체절명의 위기라기보다는, 변화하는 소비자의 커피 소비 트렌드에 대해 당사가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반 소비자에게 전파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취지로 문을 연 '맥심플랜트'라는 단어에도 특별한 함의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맥심플랜트'는 당사의 대표 조제커피 브랜드인 '맥심', 그리고 '커피 만드는 공장'과 '여유로움'을 각각 상징할 수 있는 발전소·식물의 함의를 담은 합성어"라면서 "'맥심플랜트'란 일반 소비자에게 '커피 한잔의 여유'를 강조하는 맥심이 '도심 속 자연에서 여유로운 커피 한잔을 즐기는 곳'을 선보인다는 의미 역시 담고 있다"고 밝혔다.
![한남동에 위치한 '맥심플랜트' 전경. 카페 내부에는 다양한 식물들이 공간을 꾸미고 있다.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20730/art_1658982805775_681579.jpg)
실제로 '맥심플랜트'의 공간적 설계에는 맥심 브랜드의 캐치프레이즈인 '커피 한잔의 여유'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로스팅'을 진행하는 설비가 갖춰진 지하에서부터 넓직한 좌석 인근 조성된 건물 내·외부의 풍부한 식물들은 '커피 한잔의 여유'를 공감각을 통해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에게 전파하고 있었다.
동서식품의 관계자는 "건물 매입·공간 기획·운영 등 모든 것을 처음해보는 식품제조기업의 입장에서는 ‘커피 한잔의 여유’를 구현하기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면서 "실제 개점까지는 5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지만, 여유로운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개점을 늦추고, 식물의 생육 과정을 기다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맥심플랜트'의 커피 메뉴는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등 '에스프레소 원액' 중심의 간단한 메뉴들이 주를 이루는 점이 눈에 띄었다. '맥심'이 단순히 조제커피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는 브랜드를 넘어 '커피' 그 자체를 맛있게 제조한다는 인식이 담긴 브랜드로 재고하고자 하는 동서식품의 고민과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동서식품의 관계자는 "어디까지나 동서식품은 '커피'를 주로 판매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커피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에스프레소 중심의 기본 메뉴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두의 종류를 굉장히 다양하게 편성해 맥심플랜트를 찾은 소비자들이 "맥심이 '믹스커피'만 잘 만드는 게 아니라 커피 자체를 잘 만든다"고 얘기하실 수 있도록 만든다는 고민과 의도가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한남동에 위치한 '맥심플랜트'의 외부테라스 전경. 외부테라스에는 수년간 생육된 식물들이 서늘한 그늘을 조성하고 있다.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20730/art_16589828092678_030873.jpg)
업계 일각에서는 동서식품의 이 같은 파격(?) 행보에 다소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
식품업계 한 전문가는 "MZ세대의 커피 음용 방식의 변화는 식품업계에서 가장 특징적으로 지속되는 트렌드"라면서 "과거 '믹스커피' 한잔을 커피의 전부라고 인식하던 기성세대와 달리 MZ세대에게 '커피'는 곧 아메리카노 등 에스프레소 원액 중심의 커피로 인식됨과 함께 '여유로움'과 같은 부가적 가치들도 '커피 소비'에 함축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맥락에서 볼때 동서식품이 '맥심'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에스프레소 중심의 메뉴로 구성된 오프라인 카페를 개점한 것은 현명한 행보"라고 덧붙였다.
'맥심'이 전 국민 속에 각인된 브랜드라는 점에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맥심' 브랜드가 미래의 주력 소비층인 MZ세대에 '아저씨들이 먹는 믹스커피 브랜드'가 아닌 '커피에 일가견이 있는 장수 커피 브랜드'로 인식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오랜 전통을 지닌 장수 브랜드가 있다는 점은 나름 국민적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 소재 한 사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몇 년간 커피산업의 추이를 보더라도 '맥심'을 필두로 하는 조제커피 시장은 점차 축소되는 추세"라면서 "이를 주력 매출로 삼고 있는 동서식품의 경우 소비패턴의 변화는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큰 리스크로 다가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동서식품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분야는 어디까지나 '커피'이니 만큼, '맥심플랜트'를 필두로 자신들의 강점을 MZ세대의 커피 소비 트렌드에 맞추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어느 시점에는 조제커피를 대체하거나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제2의 매출 분야를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