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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타다] 쎄느 강은 좌우를 나누고, 토레스는 남북을 갈랐다

출시 1개월만에 6만대 이상 팔려…1.5 가솔린엔진, 친환경구현
중형급 같은 소형 SUV, 최첨단 안전편의 사양 대거 기본 탑재

 

【 청년일보 】 올해 쌍용자동차의 회사 정상화를 이끌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토레스.
실제 토레스는 7월 초순 출시 이후 한달 만에 6만 대 이상이 팔리면서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


토레스를 타고 쌍용차의 서울 영등포 서울사무소에서 경기 파주 반구정까지 왕복 120㎞를 지난 주말 달렸다. 토레스가 이번 시승에서 최전방인 한강을 옆에 끼고 달리면 남북을 가른 셈이다.


영등포 타임스퀘어 지하 5층 주차장에서 만난 토레스의 첫인상은 강인하다. 최근 자동차 디자인이 공기저항 등을 고려한 극단적인 유선형으로 부드러운 면을 강조하고  있는 점과는 달리, 쌍용차는 코란도와 무쏘 등에 적용한 SUV만의 강인한 디자인을 토레스를 통해 다시 표현했다.

 

 

그럴 수밖에.

 

차명 토레스가 남미 파타고니아 있으면서 고대로부터 내려온 천혜의 자연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에서 따왔기 때문이라면 무리한 해석일까?


쌍용차가 2010년대 들어 코란도C, 코란도 스포츠, 코란도 투리스모 등 SUV 디자인을 최근 디자인 성향에 맞췄지만, 이번 토레스에는 초기 코란도와 렉스턴처럼 쌍용차 유전자(DNA)를 고스란히 담았다.


스마트키를 통해 운전석 문을 열자, 바닥에 토레스라는 차명이 선명하다. 웰컴 기능으로 쌍용차의 고급 SUV 렉스턴 스포츠 브랜드부터 실린 기능이다.

 

 

일별한 1열은 고급스럽다. 국내외 주요 완성차 업체가 2010년대 들어 차급에 관계없이 최고급 안전편의 사양과 재질 등을 대거 기본으로 적용하고 있어, 쌍용차 역시 여기에 충실한 것이다.

 

시동 버튼을 누르자 1500㏄ 가솔린 엔진이 전기차 못지않게 정숙하다.

 

쌍용차가 가솔린 엔진에 대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어서다. 쌍용차가 디젤 SUV 전문기업이지만, 1997년부터 2018년까지 가솔린 엔진의 대형 세단 체어맨을 생산해 판매한 경험이 있다. 체어맨 양산 당시 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정치인이 가장 많이 애용하던 차량이 쌍용차 체어맨인 점은 쌍용차의 가솔린 엔진 기술의 우수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쌍용차는 2015년 9월 불거진 디젤게이트(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가사건) 이후 디젤 차량이 천덕꾸러기로 전락하자, 티볼리와 코란도 등 소형 SUV에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서둘러 지하 5층 주차장을 탈출했다.

 

50%의 경사로를 치고 나가는 힘이 범상치 않다. 토레스가 비록 우리나라 기준으로 소형엔진이지만, 최고 출력 170마력에, 최대 토크 28.6㎏·m를 구현해서다.

 

이 같은 성능은 기아차의 스포티지 가솔린 터보(1600㏄)의 180마력, 27㎏·m에 밀리지 않는다. 배기량을 고려하면 토레스의 성능이 더 탁월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서울 도심을 뒤로하고 자유로를 타기 위해 가양대교를 잡았다.

 

가양대교에서 차량이 뜸한 틈을 타 가속 페달에 힘을 싣자 토레스는 빠르게 속도를 올리면서 치고 나간다. 

 

 

10초대의 초반 가속력은 소형 배기량치고는 나쁘지 않다.

 

최근 나오는 중형(1600㏄ 이상~2000㏄ 미만) 차량의 경우 100㎞에 200RPM이 평균이다. 토레스가 소형이지만 중형 SUV라는 쌍용차의 말에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토레스가 2030 세대의 첫 SUV를 표방하는 같은 차급의 쌍용차 티볼리와 코란도와는 확실히 다르다.


쌍용차가 2010년대 후반부터 대형과 소형 SUV만을 운영했지만, 토레스를 중형 SUV에 놓는 이유다.

 

자유로에 진입했다. 사실 서울 인근 시승에서 속도와 함께 주행성능 등을 짧은 거리에서 파악할 수 있는 곳이 자유로다. 

 

 

지유로는 항상 차가 많은 곳으로 이름났지만, 종종 빈자리를 노려 속도를 높이자 토레스는 빠르게 속도를 높였다.

 

토레스 좌우측 45도 후면 사각지대에 차량이 들어오자 사이드 미러에 빨간불이 들어온다. 사각지대 경고장치다. 


앞서 가던 차량이 갑자기 속도를 줄이자, 토레스는 요란하게 경보음을 울린다. 전방 추돌 경고(FCW) 기능이다. 앞차를 추월하기 위해 차선을 이탈하자 토레스가 역시 경보음을 통해 차선이탈을 알려준다.


쌍용차가 2010년대 후반 렉스턴 브랜드에 실은 최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을 토레스에도 적용해서다.

 


일산과 파주 출판단지를 각각 지나자 차량이 뜸하다.

 

여기서부터 임진각까지는 차량이 적은 대신 급회전 구간이 많고, 구간에 따라 2차선이 있는 곳이 있다. 차량의 속도와 주행성능을 시험하기에 제격인 셈이다.

 

가속 페달을 깊숙이 밟자 토레스의 1500㏄ 엔진이 순간 RPM을 높이면서 속도에 반응하는 모습이다. 토레스가 중고속의 속도를 즐기는 운전자에게 안성맞춤이라는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토레스는 급회전 구간을 돌아도 흔들림 없이 나간다. 토레스가 쌍용차의 4륜구동 기술을 탑재해서다. 

 

 

이로 인해 토레스는 속도에 전혀 밀이지 않고 운전자가 운전대를 꺾는 만큼만 앞으로 치고 나간다. 오버스티어링이나, 언더스티어링 없이 토레스가 정교한 주행성능을 구현한 것이다.


중고속에서도 토레스의 주행소음이나 풍음도 작다. 2012년 출시한 렉스턴W의 소음 저감 기술이 그대로 토레스에 실렸달까?


토레스의 자동 6단 변속기를 수동에 놓고 달렸다. 자동과 수동 6단까지 각각 구현한 이 변속기는 여느 차량과는 달리 자동과 수동 주행 시 주행 질감이 동일하다.

 

통상 완성차 업체는 수동 주행 시에 수동의 느낌을 살릴 수 있도록 엔진 소리와 주행소음을 키운다.

 

 

토레스가 반구정에 도착했다.


반구정은 세종대왕 재임기이던 1449년 황희 정승이 87세의 나이로 영의정을 사임하고, 말년을 보낸 곳으로, 세조 당시 위세를 떨친 한명회의 압구정과 쌍벽을 이룬다.


반구정에서 토레스의 내외관을 살폈다.

 

토레스의 외관 디자인은 차량 전면과 후면이 결정한다. 전면 세로 6줄과 하단 가로 4줄의 라디에이터 그릴 사이 ‘TORESS’와 범퍼, LED 헤드라이드, 범퍼에서 4각으로 들어간 안개 등은 토레스가 견고한 중형 SUV임을 강조한다.

 

 

보닛 역시 굴곡 있는 4개의 곡선이 차량에 고급감을 더한다. 차체에 굴곡이 많을수록 고급차량이다.


차량 측면과 지붕은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직선과 곡선이 적절하게 섞였다. 쌍용차는 다섯 개의 원통형 스포크 사이에 4각 원 형태의 5개 스포크를 조합해 특별 제작한 알로이 휠로 토레스의 측면 정체성을 완성하고 있다.

 

여기에 폭 245㎜, 편평비 45%의 스포츠 타이어가 20인치 휠과 함께 토레스의 산뜻한 주행성능을 뒷받침한다.


이 타이어의 중량과 속도기호 99V다. 토레스가 최고 775㎏의 짐을 실고, 최고 시속 240㎞로 달릴 수 있다는 뜻이다. 

 

 

V 타이어 장착은 향후 메카니즘 튜닝(엔진) 공식화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2014년 자동차 튜닝을 허용하면서 드레스업 튜닝(탈부착)이 가능해졌지만, 메카니즘 튜닝은 현재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메카니즘 튜닝이 가능해지면, 엔진의 출력과 토크 등을 개선해 토레스가 대형 SUV에 버금가는 힘과 토크를 구현할 수 있다.


오른쪽 C필러 상단에는 외부에서 자주 사용하는 물건을 수납하는 공간이 있는 게 토레스의 특징 가운데 하나다.

 

차량 후면 역시 들어갈 데는 들어가고 나올 데는 나오는 강인한 디자인으로, 전체적인 차량 디자인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후미등과 뒷범퍼 디자인도 기존 쌍용차와는 다르게 설계해 개성을 중시하는 2030 세대의 기호를 충족한다.

 

 

토레스 내분 역시 외부처럼 고급스러우면서 실용성을 중시했다.

 

최근 최고급 세단에 많이 실리는 옅은 갈색 계통의 가죽 시트는 착좌감이 우수하고, 실내 곳곳에 크롬 빛깔의 진공증착한 재질을 대거 적용해 내부에 고급감을 살리고 있다. 차량 문 가운데를 굵은 크롬 재질을 두른 점이 이채롭다.


쌍용차는 토레스를 통해 디지털화를 구현했다. 최근 대형화 추세를 반영한 12.3인치의 액정표시장치(LCD)를 통해 차량 기능을 대부분 조작할 수 있다. 


이를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하면 오른쪽 일부에는 나침반이 있어, 운전자가 어느 쪽을 향하는 지를 알려준다. 계기판 역시 디지털이지만, RPM과 연료 상태는 계기판 좌추측 하단에 막대 그래프로 만들어 운전에 재미를 더한다.

 

 

계기판은 변속 사항을 D6(자동 6단), M6(수동 6단) 등처럼 실시간으로 표현한다.

 

변속기 노브 상단을 시트와 같은 재질을 적용해 실내에 통일성을 줬으며, 비상시 유리를 깨고 탈출할 수 있도록 도어 포켓에 비상 망치를 뒀다. 고객 안전을 위한 쌍용차의 배려다.

 

아울러 전자식 주차브레이크를 운전석 비상 망치 위에 둬 작동이 편하다.

 

스마트폰과 음료 컵 등을 위한 다양한 수납공간을 특별하게 디자인 한 점도 토레스의 강점이다.

 

여기에 최근 야외 활동이 많은 운전자를 위해 기본 대용량 트렁크에 2열을 접이 기능을 적용했다. 이 경우 839ℓ의 트렁트가 1662ℓ로 늘어난다.

 

 

삼각대와 쟈키 등이 실린 스페어 타이어 함을 적재 공간으로 이용할 경우 토레스의 적재함은 최고 1700ℓ 이상이다.


“쌍용차 처럼 생겼다.” 자영업 이 모 씨(61, 남)

 

“견고하게 생겼다.” 회사원 김모 씨(49, 여)

 

“차체 디자인이 맘에 들어요.” 회사원 유 모씨(35, 남)


“티볼리처럼 부담이 가지 않아, 엔트리카(생애 첫차)로 적합한 것 같아요.” 대학생 이모 씨(25, 여)

 

토레스를 처음 본 2060 세대가 이처럼 입을 모으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토레스가 같은 엔진을 공유하는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보다 힘에서는 더 탁월하고, 토크는 높거나 같다. 토레스가 중형급이라 연비는 이들 차량보다 한 등급 낮은 4등급을 구현했지만, 고급감을 극대화했다”며 “현재 쌍용차는 소형 SUV에는 친환경 가솔린 엔진을, 대형 SUV에는 디젤 엔진을 각각 탑재히는 등 향후 전기차 전문업체로 발돋움하기 위한 도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쌍용차 정무영 상무는 “토레스의 선방으로 최근 3개월 연속 1만 대 판매를 돌파했다. 부품 협력사와 긴밀한 공조를 통해 반도체 부품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총력 생산체제를 구축해 올해 회사 정상화 원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2009년 중국 상하이차와 결별하기 직전인 2008년부터 현재까지 2016년을 제외하고 지속해 적자를 기록했다.

 

한편, 쌍용차는 1~8월 내수 10.9%(3만7138대→4만1200대), 수출 47.7%(1만8766대→2만7726대) 각각 전년 동기보다 급증해, 같은 기간 전체 판매가 23.3%(5만5904대→6만8926대대) 늘었다.

 

반면, 국산 승용 5사는 이 기간 해외 판매가 0.5%((388만8852대→390만8088대) 증가했으나, 내수가 8.8%(98만2863대→89만6113대) 줄면서 전체 판매가 1.4% 감소했다.

 

제목은 홍세화 작가가 199년 쓴 수필집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에서 차용.

 

【 청년일보=정수남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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