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년일보 】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넥슨 사옥 및 일대에서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25)'가 개최됐다.
6년 만에 오프라인 현장으로 돌아온 'NDC 25'는 단순한 오프라인 재개가 아닌, '게임의 본질은 재미'라는 메시지를 내세우며 다시 한 번 업계 간 접점을 확대하는 지식 공유의 장이었다.
게임산업 전반의 정체와 양극화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NDC는 국내외 게임 종사자들이 다시 현실을 마주하고 고민을 나누는 공론장이자, 우리나라 게임산업이 가야 할 길을 모색하는 하나의 좌표가 됐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NDC 25 첫날 환영사에서 "게임산업이 기술과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재미'라는 본질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려한 그래픽, 거대한 개발 조직, 빠르게 진화하는 생성형 AI나 블록체인보다 더 중요한 건 결국 유저가 기억하는 즐거움이라는 메시지다.
특히 그는 데이터 기반의 운영 고도화와 IP의 장르·플랫폼 확장 전략을 통해 '지속 가능한 재미'를 만드는 것이 넥슨의 핵심 전략임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메시지는 이어진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의 기조강연으로 구체화됐다.
그가 언급한 "지금 우리는 글로벌 시장에서 정면승부를 펼칠 '빅게임'을 만들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시점"이라는 메세지는 단순한 위기감 호소를 넘어 '왜,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실무적 문제의식을 담고 있었다.
박 대표가 말한 '빅게임'은 단순히 개발비가 많은 대작을 의미하지 않는다. 글로벌 유저 기준에 맞는 콘텐츠 스케일, 수년간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할 마케팅 체계, 개발 초기부터 방향성을 영상으로 설득할 수 있는 비전 전달력까지 포함한다.
이는 단순히 자본과 인력만으로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 국내 개발사들이 직면한 '노운 언노운(Known Unknowns)'과 '언노운 언노운(Unknown Unknowns)'의 과제를 헤쳐 나가야 할 타이밍이라는 점에서 박 대표는 '남은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위기 인식을 공유했다.
이번 NDC 25에서는 올해 처음 신설된 IP 세션 역시 눈여겨볼 만한 변화였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나 '던전앤파이터'와 같은 전통 IP를 넘어, '데이브 더 다이버', '퍼스트 디센던트' 등 최근 신작들을 중심으로 멀티 플랫폼 및 글로벌 확장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단순한 IP 재탕을 넘어, 경험과 기술의 축적이 실제 매출과 시장 확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NDC 25는 단순한 '기술 공유의 장' 그 이상이었다. '게임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기억이 되는 특별한 순간'이라는 이 대표의 말처럼, 결국 사람의 삶에 닿는 콘텐츠로서의 본질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 자리였던 셈이다.
동시에 '빅게임'이라는 키워드로 상징되는 글로벌 경쟁 시대에 한국 게임업계가 어떤 전략과 자세로 돌파구를 모색해야 하는지를 날것 그대로 공유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기술보다 사람이, 스펙보다 방향성이 중요해진 시대. 넥슨은 다시 현장을 선택했고, NDC는 산업이 답을 찾아가는 '리셋의 무대'로 발돋음했다. 앞으로 누가, 어떤 방식으로 이 리셋 버튼을 제대로 눌러줄 수 있을까. 이번 NDC 25는 그 질문을 던졌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