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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교수의 영차영차] “정의선 회장 역할, 한국 車산업 좌우한다”

【 청년일보 】 201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국산 자동차 산업이 침체다.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해 외국계 3사가 지속적으로 추락해서다.

 

이로 인해 2010년 국산차 생산은 427만1천741대, 판매는 423만6천912대였지만, 지난해 생산은 346만2천499대, 판매는 348만1천358대로 각각 감소했다.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를 주중에 만났다.

 

- 평소 국산차 산업의 불투명한 미래를 경고하셨는데요.

▲ 민관이 특단의 대책을 내지 못하면 미래가 없습니다. 국산차 산업은 고임금-저생산, 강성 노조, 환율 등 3중고에 항상 시달리고 있어서입니다.

 

-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회장 체제를 구축하면서부터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경영 실적은 개선 추세인데요.

▲ 맞습니다. 정몽구 회장 체제에서 현대차는 2012년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한 이후, 2018년까지 매년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이 감소했습니다. 반면, 2018년 하반기 정의선 당시 부회장이 현대차의 공동대표이사 사장에 오르면서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듬해부터는 수익이 반등했죠.

 

- 정의선 회장이 올해로 취임 2년이 되는데요.

▲ 최근 현대차그룹의 변화가 남다르죠? 정몽구 회장의 경우 순혈주의를 강조해 쇳물부터 차량 생산의 모든 과정을 그룹 내에서 차체적으로 했습니다.

다만, 정의선 회장은 융합주의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재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움직이는 가전제품 혹은 생활공간으로 자리 잡아서입니다. 여기에 자동차가 도심형 항공모빌리티(UAM)와 로보빌리티로 탈바꿈하는 과정이기도 해서고요. 적과의 동침과 이종간의 결합 등 융합적인 부분이 사활의 핵심으로 부상했습니다.

 

 

- 현대차그룹의 생존이 융합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만.

▲ 최근 2년간 정의선 회장의 방향이 맞습니다, 정 회장은 부회장 시절부터 다양한 혁신을 일으켰습니다. 고급브랜드로 제네세스를 선보였고, 고성능 브랜드인 N도 안정화했습니다. 기아차를 독자 브랜드로 만들기도 했고요.

이중에서도 제네시스와 전기차 등 부가가치가 높은 브랜드의 시장 안착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고요. 현대기아차의 판매가 감소했지만, 매출 등 실적이 증가한 배경입니다.

 

- 정 회장이 친환경 브랜드, 고성능 브랜드, 고급 브랜드의 3박자를 구축했다는 뜻인데요.

▲ 맞습니다. 제네시스는 토요타의 렉서스와는 다른 방법으로 시작했습니다. 렉서스가 고급시장인 미국을 겨냥해 처음부터 고급브랜드로 출발했지만, 제네시스는 기존 대형차 세단으로 출발해 2015년 말 고급브랜드로 자리하면서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등 고품질 차량을 갖추었죠.

제네시스의 최근 미국 판매가 진출 초기보다 300% 이상 급증한 이유입니다.

 

 

- 정 회장의 차라고 불리는 제네시스가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성장도 일구었군요.

▲ 그렇죠? 통상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의 영업이익률이 5~6% 수준입니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10% 수준이고, 세계 전기차 시장 1위인 테슬라가 20%가 넘고요.

현대차그룹의 영업이익률도 업계 평균 수준이지만,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향후 제네시스가 유럽과 중국 등에서 어떻게 자리 잡느냐가 정 회장의 숙제라고 할수 있겠네요.

 

- 정 회장은 현대기아차의 전기차를 세계 수준을 끌어 올렸는데요.

▲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차와 일반 전기차를 쌍두마차로 했죠. 순수전기차 플랫폼 E-GMP을 통해 현대 아이오닉5와 6을, 기아 EV6을 통해 세계 시장을 점령했습니다. 이들 차량은 없어서 못 팔 정도입니다.

현재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수준은 테슬라와 경쟁할 정도로 완성도가 탁월합니다.

 

 

- 자율 차량이 미래 먹거리인데요.

▲ 현대차그룹의 주행 기술도 선진국 수준입니다. 정 회장이 미국 모셔널이라는 기업과 협업을 통해 뛰어난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면서, 주요 업체와의 간격을 크게 좁협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더욱 분발한다면 현대기아차의 자율주행 기술은 조만간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 회장은 UAM의 상용화를 위해 슈퍼널이라는 합작기업도 만들었습니다.

 

- 정 회장의 사내 혁신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만.

▲ 기존 군대와 같은 수직구조의 경직 문화를 없애고 유연성 있는 문화로 바꿨죠. 정 회장은 서열 파괴와 직급과 복장 개선 등을 추진했고, 이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 현대차그룹이 소프트웨어 회사로의 전환을 선언했습니다.

▲ 미래 자동차는 단순한 기계 덩어리가 아닌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즉 알고리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입니다.

정 회장이 근본적인 변화를 추진하는 셈입니다. 미래는 소프트웨어 회사가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 정 회장이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습니다.

▲ 현대차그룹은 국내 10대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순환출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경제민주화의 초석으로 순환출자 해소를 주문한 만큼, 신속히 순한출자 구조를 끊고 투명한 회사를 만들어야 합니다. 

아울러 8월 발효한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도 극복해야 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 문제도 해결해야 합니다.  2017년 국내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설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제약으로 종전 10%이던 현대기아차의 현지 시장점유율이 현재 3%로 추락했거든요.

강 대 강으로 치닫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 갈등도 정 회장이 넘어야 할 산입니다. 노사관계 재정립도 중요하고요. 이는 현대차그룹만의 문제가 아닌 한국의 문제인 만큼 정부도 적극 나서야 합니다.

최근 2년간 정의선 회장은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습니다. 세계 완성차 업계 3위 도약의 가능성을 열었고요.

정 회장의 앞으로 역할이 우리 자동차산업을 좌우할 것입니다.


【 청년일보=정수남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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