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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해묵은(?) 숙제 '코리아디스카운트'...배당성향의 합리적 제고 필요

 

【 청년일보 】 언제부턴가 미국 증권 시장을 대상으로 한 고배당성향의 투자 상품을 예금대체론의 수단으로 인식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듯 하다. 배당성향률은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 중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의 비율을 말한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내 코스피 상장사의 평균 배당성향률 약 34~36% 정도다. 반면 미국 S&P500 기업들의 평균 배당성향률은 약 40~45%로, 적잖은 격차를 보이고 있다.

 

양  국가간 평균 배당성향률은 추정치로, 아주 정확하다고는 단언할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건 미국 기업의 경우 배당성향이 높다는 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반대로 국내 기업들이 주주 배당에 인색한 것인지도 모른다. 

 

일각에선 배당은 특정 기업이 지닌 경영 철학과 국내 자본시장 문화의 결과로 치부한다.

 

실제로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미국 등의 해외 증권시장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의 투자액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는 미국 증권시장에서 고 배당률을 제시한 미국의 여러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서학개미들이 예금대체 수단으로 인식하면서 미국 ETF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점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투자 보유액은 전년(1천206억달러, 약 167조원) 대비 7.4% 증가한 약 1천300억달러(약 190조원)에 달한다.

 

이는 비단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심지어 코스피 상장사들 중 최근 5년간 평균 배당성향률은 주요 아시아 국가인 대만보다도 낮은 편이다.

 

지난해 로베코 자산운용이 발간한 Unraveling the Korea Discount(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겪고 있는 한국 증권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대만의 평균 배당성향률은 평균 55.3% 수준이다. 이는 한국의 평균 배당성향률 34%와 비교하면 무려 20% 넘게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올해 IMF(국제통화기금)가 순위를 매긴 글로벌 경제규모 순위로는 명목GDP(물가를 반영한 국내총생산) 기준 한국은 세계 13위로, 22위인 대만보다 9계단나 높은데도 말이다.

 

로베코자산운용은 보고서를 통해 35개 이상의 국가별 증시 데이터를 비교 분석했는데, 한국은 선진국 및 신흥국 대비 낮은 배당 정책과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 저평가된 성장 잠재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기업 저평가)'의 주요 원인이라고 밝히고 있다. 당연한 분석이다. 

 

배당은 수년간 지적 받아 온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무관치 않다는게 사실이다.

 

영국의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하메스 인베스트먼트(Harmes Investment)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배당 정책이 미국 등 여타 국가 기업들에 비해 낮다는 점을 코리아 디스카운트 때문이라 지목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하메스 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많은 투자자들이 일반적으로 한국의 기업 지배구조의 측면에서 평판이 좋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동종 기업들보다 지속적으로 낮은 가치로 거래되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업계에서도 이 같은 국내 기업들의 지배구조 문제점이 코리아디스카운트를 유인하는 주요 원인이란 점을 배제하지 않는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배당 정책은 미국 등 금융 선진국 대비 시장구조를 비롯해 기업 지배구조(거버넌스), 세제혜택, 주주문화, 자본시장 발전 정도 등 여러가지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있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기업이 혁신적인 기술 개발 등을 앞세워 실적을 올릴 수 있고 외형을 확대시킬 수는 있지만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즉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기업의 지배구조 및 주주 친화정책, 각종 세제혜택 등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천만다행으로, 최근 코스피가 3년 6개월만에 3000선을 돌파하며 증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물론 3200선에서 시세차익에 따른 조정을 받고 있으나 여전히 3100선을 유지하고 있다. 

 

요컨데, 코리아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갈 길은 여전히 멀어 보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일반투자자에게 지급된 해외증권 배당금은 10억1천만달러(약 1조4천54억원)로, 전년동기(4억8천600만달러 대비 2.1배 늘었다. 미국에서만 무려 92.4%(9억2천900만달러)를 기록해 미국 증시의 힘을 여실히 드러냈다. 배당성향률이 국내 증권시장 매력도 수준을 일부 보여주는 모습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국내 증권시장은 미국보다는 훨씬 작은 규모다. 그렇다해서 배당성향률까지 낮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배당성향률의 합리적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같은 자세 변화가 기업 지배구조를 완전 탈바꿈하고, 적극적인 투자자들을 유치함으로써 종국적으로는 코리아디스카운트를 해소해 나갈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청년일보=박제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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