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고통분담 독려에 나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30310/art_16784188113069_3df98f.jpg)
【 청년일보 】 '성과급 잔치'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은행권이 최근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이례적으로 은행들을 찾아가 고통분담을 독려하고 나서자 이에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등 호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은행권의 이러한 행보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의 대출금리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다. 저축은행 대출 경우에는 중·저 신용자 등 상대적으로 취약계층이 더 많이 찾는 곳인 만큼, 상생행보에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은행권 등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9일 금융소비자와의 고통분담과 상생을 위해 금융 및 비금융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가계대출 전 상품의 대출금리를 은행권 최저 수준으로 인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KB국민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최대 0.5%포인트(p) 낮아졌고,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각 0.3%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신규대출 뿐만 아니라 기한연장 대출에도 낮아진 금리가 적용된다는고 설명했다.
아울러 KB국민은행은 예고한 대로 제2금융권 대출전환(갈아타기) 상품인 'KB국민희망대출'도 이달 중 출시할 예정이다. 또 고정금리 차주의 금리인하, 저신용·성실이자 납부 기업 대출원금 일부 감면, 기업대출 연체이자율 인하 등을 통해 기업들도 지원한다.
하나은행 역시 '햇살론15'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 잔액의 1%에 상당하는 금액을 캐시백해 주는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이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고정금리 대출을 확대하기 위한 '안심 고정금리 특판대출'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BNK부산은행 역시 판매 중인 주택·전세·신용대출 전 상품의 신규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등 총 1조6천929억원 규모의 지원방안을 내놨다.
은행권의 이 같은 행보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국내 은행들을 연이어 방문해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 독려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지난달 23일 하나은행 본점을 방문한 후 이달 8일에는 BNK부산은행 본점을, 또 9일에는 KB국민은행 본점을 찾았다.
이 원장은 KB국민은행을 방문해 "가계대출 전 상품에 걸친 대출금리 인하는 고금리 시대에 국민 경제의 어려움을 함께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은행의 노력이 일회성이거나 전시성으로 흘러가지 않고 진정성을 가지고 지속 가능한 형태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조만간 신한은행과 대구은행 등도 방문할 예정인 만큼, 나머지 은행들도 기존에 발표한 다른 은행들의 지원방안과 유사한 프로그램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축은행 금리가 19%를 넘어서는 등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미지=연합뉴스] ](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30310/art_16784188858514_d1ac12.jpg)
그러나 은행권의 잇따른 취약계층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정작 취약계층의 급전 창구인 저축은행권의 대출금리는 19%를 넘어서는 등 고금리가 여전한 모습이다.
실제로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자산규모로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직장인대출' 평균금리는 2월 말 기준 19.47%로, 전월(19.02%)보다 소폭 올랐다. '중금리대출' 상품 역시 같은 기간 15.93%로 전달(15.42%)보다 0.5%포인트 이상 올랐다.
OK저축은행도 추정소득 확인이 가능한 직장인, 자영업자, 프리랜서 대상 대출상품인 '비상금OK론'의 평균금리는 19.28%, '사업자든든OK론'도 19.31%로 확인됐다. 전월에 비해서도 대출금리가 오르는 추세다.
웰컴저축은행의 '웰컴뱅크론(19.24%)', '웰컴희망대출(19.75%)' 등의 평균금리 역시 19% 이상으로 법으로 정한 대출금리 한도(20%)에 근접했다.
반면 정기예금 금리는 꾸준히 내려와 예대금리차는 확대되는 모습이다. 저축은행권의 정기예금(12개월) 평균금리는 3.74%로 전월 4.20%에 비해 0.46%포인트 떨어졌다.
저축은행업계는 수익성 관리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금리 상승의 여파로 저축은행권의 정기 예금금리는 한때 6%를 상회했지만, 대출금리는 금리한도(20%)에 부딪혀 크게 오르지 못했다. 이에 대다수 저축은행들의 작년 하반기 순이익이 전년대비 두 자릿수 감소를 나타내기도 했다.
아울러 저축은행의 대출금리는 조달비용에 따라 정해지는데 올해 들어 낮아진 조달금리가 적용이 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도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새로 낮아진 조달 금리가 적용되려면 어느 정도의 시차가 필요하다"면서 "3월 중순 이후에는 대출금리 역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