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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부채 (中)] "내집마련에 빚투까지"…청년층 금융교육 강화 필요성 대두

가계대출 중 30대 이하 차주 비율 38% 넘어
청년60% "대출 받은적 있어"…대책마련시급
전문가들 "청년층 금융 교육 강화해야" 지적

 

청년층이 '내 집 마련'을 위해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에 나서며 2030세대의 부채 수준이 급등했다는 조사 결과들이 이어지고 있다. 주식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빚투(빚내서 주식 등 투자)도 이같은 부채 수준을 높이며 청년층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청년일보는 청년부채의 현황과 함께 청년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금융부채 문제의 사회구조적 해결 방안을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집은 없고 빚은 늘고"…청년 부채에 경제 침체·양극화 가중

(中) "내집마련에 빚투까지"…청년층 금융교육 강화 필요성 대두

(下) 영끌·빚투에 청년부채 증가···"양질의 일자리 창출 주력 긴요"

 

 

【 청년일보 】 고금리, 고물가, 잠재성장률 하락에 부동산 가격 급등까지,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가계대출 중 30대 이하 차주 비율은 지난 2019년 29.6%에서 2021년 기준 38%를 넘어섰고 주식과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 선호도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지난 2019년 301만개 수준이던 30대 이하 국내 주식 계좌수는 2021년 999만개로 3배 이상 증가 했다. 가상자산 이용자수도 320만명으로 3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어섰다. 

 

1일 정부와 공공기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청년기본법 제정, 청년정책 기본계획 수립 등을 통해 일자리, 주거, 복지 등에 대한 청년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고용여건과 청년채무의 지표들은 여전히 개선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 청년층 10명중 6명은 "대출 받은적 있어"…채무조정제도 확대해야 지적도

 

청년재단이 지난 2022년 11월, 20~30대 청년 2천83명을 대상으로 금융 전반에 대한 청년들의 의견과 현황을 수집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청년 10명 중 6명은 대출 경험이 존재했고 비직장인에 비해 직장인의 대출 경험이 높게 나타났다.

 

대출금 규모에 관한 질문에 천만원에서 5천만원 사이라는 답변이 15.1%로 가장 많았고, 2백만원~500만원 사이가 8.7%, 5천만원~1억원 사이가 8%, 1~3억원 사이라는 답변은 7.2%, 3억 이상이라는 답변도 1.2%로 나타났다.

 

청년들은 주로 대학등록금과 학자금(31.7%),전월세자금 등 주거를 위한 임차비(25.3%), 생활비 등 급전마련(20.2%)을 위해 대출을 받았다. 

 

또한 30%가 넘는 청년들이 저축할 여유가 없다고 답했고, 월 30만원 이하가 20.5%, 월 100만원 이상은 17.4%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투자에 대한 견해에 관한 질문에 36.3%는 투자경험이 없다고 밝혔고, 30.3%는 안좋은 경험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투자를 알아볼 것이라고 답했다. 

 

대출을 받아 투자한 경험에는 주식 직접투자가 절반이 넘었고 부동산(18.8%), 가상화패 투자(17.8%)가 뒤를 이었다. 

 

청년들은 또 대출이 필요하거나 대출에 큰 부담을 느끼는 청년들을 위해 필요한 제도로 이자감면과 상환유예 등 채무조정제도의 확대(56.8%), 대출 및 부채에 대한 청년 맞춤형 교육 및 상담(19.3%), 불법대출에 대한 관리·감독의 강화(12.4%)를 꼽았다. 

 

이외에도 청년들은 결혼·연애 등 중요한 미래계획이 금전적 이유때문에 미뤄지고 있으며, 급격한 집값상승으로 주거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 빚에 허덕이는 청년들…내집마련과 빚투

 

30대 중반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부모의 집에서 독립하기 위해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아파트를 구입했다. 

그가 구입한 전용면적 52㎡(16평)아파트의 총 매매가는 5억 9천만원, 이 중 대출 4억 3천만에 이자율은 4.4%가 적용됐다. 

 

관련 비용을 계산해보니 한달에 약 160만원 정도가 아파트 구매비용으로 나간다고 밝힌 그는 내집마련의 꿈을 이뤘지만 40년간 갚아야 할 비용이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김모씨는 "40년에 걸쳐 총 내야하는 비용을 계산해보니 9억이 넘는다"며 "이 돈을 다 갚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집마련 이후 자신의 생활에 큰 변화가 생겼다고 했다. 모임과 약속을 줄이고 심지어는 데이트비용도 부담돼 연애도 망설여진다는 것이다.

 

김모씨는 "지금은 회사를 다니고 있지만 정년이 계속해서 짧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수입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불안하다"며 "요즘 물가가 많이 오른탓에 친구들과의 만남 횟수도 줄이게 되고, 소개팅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찮아 연애도 부담이 된다. 집을 구매했던 것은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인데 원리금과 필수 생활비를 빼고 나면 남는게 거의 없어 막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화폐에 투자했다 큰 손실을 봤다는 이모씨는 가상화폐시장에 청년들이 관심을 가지는 이유로 낮은 진입장벽과 세금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이모씨는 "예를들어 금융사를 통해 해외선물을 하려면 해외선물위탁증거금과 같은 일정 규모이상의 초기자본이 필요하지만 가상화폐시장은 5만원만 있어도 시작할 수 있고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이 청년 투자자들에게 어필되고 있는거 같다"며 "현재는 국내거래소를 이용하는 투자자는 '고인물'이라는 비아냥을 들을만큼 거래량이 많이 줄었고, 레버리지 등으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해외거래소를 이용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청년들이 레버리지와 같은 고위험 투자에 뛰어드는 이유에 대해 희망이 없는 한국의 현실을 언급했다. 

 

이모씨는 "물가는 가파르게 올라 식사에 반주만 해도 10만원에 육박하는 금액이 나오지만 월급은 그만큼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국평이라고 불리는 집을 서울에 마련하려면 최소한 10억이 있어야 한다"며 "평범한 삶을 꿈꾸지만 위험부담을 안고서라도 투자를 하지 않으면 내 집하나 마련하기가 어려운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요즘은 지난 2018년 이른바 '불장'때처럼 묻지마 투자를 이어가는 사람들보다는 트레이딩 코치 등 인터넷 강의를 통해 코인지식을 습득해 투자를 하려는 청년들이 많다"며 "손실을 보긴 했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법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 관련한 투자와 공부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전문가들 "청년층 금융 교육 강화해야"

 

전문가들은 이처럼 자본형성에 대한 청년층의 관심이 어느때보다 커진 시점에서 금융 시장에 대한 이해의 저변을 넓히고 관련된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민의 힘 윤창현 의원실이 최근 주최한 '한국금융 2030청년 금융을 말하다' 세미나에서 금융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청년층의 실제 금융상황과 이들을 위한 정책방향을 고민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청년재단 관계자는 청년들 스스로도 금융·경제에 대한 조기교육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실제 삶과 연관성이 떨어지는 수능 중심의 경제 교육 보다는 실효성 있는 금융 교육이 신설되야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고 밝혔다. 

 

관련해 국회와 정부 당국에서는 금융 교육 진흥을 위해 교육부장관이 3년마다 종합계획을 수립·시행하는 '금융교육진흥법'과 실전형 금융 지식을 제공하는 '서울 영테크 사업'의 전국 단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박세헌 청년재단 정책기획팀 매니저는 "2023년 청년 금융이해력 평균 점수가 46.8점으로 낙제점(60점)에 크게 못미친다"며 청년층 금융 교육 강화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 청년일보=최철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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