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비바람이 몰아치며 다소 쌀쌀했던 5월 10일, 서울 상암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열린 ‘제1회 화이트런 기부 마라톤’ 행사장 곳곳에서는 이색적인 참가자들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러닝복을 맞춰 입은 엄마와 두 딸, 유모차를 밀면서 뛴 참가자, 일곱 살 어린 아들과 속도를 맞춰 나란히 뛴 아버지 등 달리기에 진심인 군중 속에서 달리기 만큼이나 소중한 무언가를 가슴에 품은 이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청주에서 첫차를 타고 올라왔다는 오관영 참가자. 군복에 워커를 신고 참가해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사진=청년일보] ](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19/art_17468807855996_f4c762.jpg)
그중에서도 군복을 입고 워커를 신은 청년 오관영(26) 씨는 단연 시선을 사로잡았다.
청주에서 첫차를 타고 올라온 그는 “군복을 입고 마라톤을 한 번 뛰어보고 싶었다”는 바람을 실현하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러닝복이나 경량 운동화를 착용한 일반 참가자들과는 달리, 두꺼운 군복과 워커 차림으로 참가한 그는 “(오늘 대회의 목표는)기록보다는 완주”라며 “멀리서 왔지만 기부라는 의미 덕분에 잘한 선택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포시마라톤연합회에서는 회원 30여 명이 단체로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김포에서 매주 수토일 3회 달리기를 한다는 이 단체의 회원들은 출발 전까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를 응원하는 훈훈한 모습을 보였다.
![김포시마라톤연합회 회원들. 30여 명이 '나눔'의 취지에 공감하며 이날 대회에 참가했다. [사진=청년일보] ](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19/art_17468807928611_92d691.jpg)
러닝복을 맞춰 입은 이들에게서는 개인 참가자에게서는 볼 수 없는 동지애를 관찰할 수 있었는데, 이는 대회 종료 이후 시상대에 오른 동료들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그 아래 회원들의 모습에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김포시마라톤연합회는 100명 넘는 회원이 가입돼 있을 정도로 김포 내에서는 제법 규모가 큰 달리기 동호회다.
공익표 김포시마라톤연합회 회장은 “(오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회원들이 행사 취지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나눔을 실천하는 마라톤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전했다.
이들 외에도 이번 ‘제1회 화이트 런 기부 마라톤’ 행사에서는 외국인 참가자들과 패셔니스타라는 단어를 떠올리기에 충분한 개성 넘치는 마라토너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특히 마라톤에 참가한 사위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던 한 중년 남성(장인)의 모습은 주변 타 남성 참가자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편 ‘제1회 화이트런 기부 마라톤’은 생리용품 구매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에게 생리대를 지원하기 위해 기획된 행사다. 참가비 전액은 생리대 기부금으로 조성된다. 이날 행사에는 500여 명의 참가자와 주최사 ㈜소풍, 각계 후원사 관계자들이 함께해 따뜻한 취지를 더했다.
또한 이날 행사에는 LG유니참도 참여해 생리대 브랜드 ‘쏘피’ 제품 약 11만 개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하며 나눔의 의미에 힘을 보탰다.
주최사 ㈜소풍은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화이트런을 정례화해 지속 가능한 기부 캠페인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청년일보=박윤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