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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대신 올드맨에"...DB그룹, 부자간 불화설 속 경영권 승계구도 '제동(?)'

DB그룹, 신임 회장에 이수광 전 DB손보 사장…'전문경영인' 체제 본격화
김준기-김남호 부자간 불화설 속 그룹 경영권 장남 승계구도 '제동' 분석도

 

【 청년일보 】 올해로 창립 56주년을 맞은 DB그룹이 최근 이수광 전 DB손해보험 사장을 신임 그룹 회장으로 선임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는 DB그룹 김준기 창업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2세 경영인인 김남호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고 전문경영인 출신의 '올드맨'에게 경영 주도권을 이양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김 명예회장이 취임 이후 안정적 실적을 기록하며 경영 능력을 입증받아 '오너 2세 체제' 굳히기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같은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에 다소 의아하다는 분석이 적지않다. 

 

통상 오너 일가에선 '가족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또 다른 일각에서는 김준기 회장과 김남호 부자간 불화설 속 장남 승계구도가 무너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2일 재계에 따르면 DB그룹은 지난달 27일 이수광 전 DB손해보험(이하 DB손보) 사장을 그룹 회장으로 선임하며 8년 만에 전문경영인 체제를 부활시켰다.

 

앞서 지난 2017년 9월 이근영 당시 동부화재 고문(전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의 회장 선임 이후 이번이 2번째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이다. 당시 김준기 창업회장은 사임했던 상황이며, DB그룹은 약 3년 동안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했다.

 

이 신임회장은 1944년생으로,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경제기획원 사무관을 거쳐 1979년 DB그룹에 합류한 초기 멤버다. 

 

동부고속을 비롯해 동부화재해상보험(현 DB손보), 동부건설 등 핵심 계열사 대표를 두루 역임한 바 있으며, 특히 DB손보 재임 시절 수익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번 인사 배경에 대해 DB그룹 측은 "글로벌 무역전쟁 격화와 급격한 산업구조 변동, 인공지능(AI) 혁명, 경영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해 전문성과 경영 능력이 검증된 전문경영인들을 중심으로 사업경쟁력과 생존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지난 2020년 7월부터 5년간 회장직을 수행했던 김남호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됐으며, 그룹 비전과 발전의 큰 틀을 제시하고 전문경영인들이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를 두고 일각에선 굉장히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김 명예회장은 1975년생으로 아직 명예회장 직함을 달기엔 비교적 젊은 나이대에 속하기 때문이다.

 

DB그룹은 김 명예회장이 대주주 일가 일원으로서 그룹의 비전과 발전의 큰 틀을 제시할 것이라고 했지만, 명예회장은 말 그대로 경영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 '명예직'인 만큼 향후 김 명예회장의 적극적 역할에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김 명예회장은 DB손보의 실적 개선을 돕는 등 오너(총수)로서 일찌감치 경영 성과를 입증받아 '김남호號 체제 굳히기'를 본격화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전문경영인이 회장직에 취임하면서 파격적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재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총수 일가에서의 경영권 승계는 자식이 물려받는 게 보편적이지만 아직 50대인 김남호 전 DB그룹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경영 일선에 물러난 것은 상당히 특이한 케이스"라고 말했다. 

 

이어 "표면적으로 봤을 때 부자간에 미묘한 신경전이라든지 혹은 진용을 새롭게 갖춰 아들에게 다시 넘겨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DB그룹은 경영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뿐만 아니라 김준기 창업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됐다는 입장이다. 

 

DB그룹 관계자는 "어디까지나 이번 인사는 도요타와 같이 경영환경에 따라 전문경영인과 대주주 일가가 번갈아가며 경영을 맡는 시스템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며 "확대해석을 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 김두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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