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보험사들이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자동차보험, 실손보험 등의 손해율 악화에 따라 본업인 보험영업에서 부진을 겪으면서 보험손익이 일제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들 보험사는 투자수익이 크게 개선되면서 전체 실적에서 선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보험업계는 고령화 및 저출산,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인해 국내 보험시장의 구조적 한계와 시장포화에 따른 보험영업의 성장 정체에 직면하면서 앞으로 보험사의 자산운용 역량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의 4대 금융지주사 계열 보험사 대다수는 보험손익이 줄었으나 투자손익이 개선되면서 당기순이익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KB손해보험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7천66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6% 늘었다. 하지만 보험손익은 6천55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9% 급감했다. 자동차보험은 물론 일반보험, 장기보험에서도 손해율이 악화된 탓이다. 3분기 누적 손해율은 81.6%로 지난해 동기 대비 1.5%포인트(p) 악화됐다.
이에 반해 투자손익은 3천94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173.4% 급증했다. 초장기 국채 매입 등 자본건전성 관리, 수익성 높은 대체자산 투자 확대가 이익 성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투자수익은 9천22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9% 증가했다.
KB라이프는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이 2천548억원으로 2024년 동기 대비 2.3% 줄었다. 같은 기간 보험손익은 2천158억원으로 10.5% 감소했으나, 투자손익이 1천452억원으로 14.2% 증가하며 전체 실적 하락을 방어했다는 것이다.
또한 신한라이프는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10.1% 늘어난 5천14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보험손익은 5천738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4.4% 줄었으나, 투자손익이 전년 동기보다 49.6% 급증한 1천789억원을 기록하며 당기순이익 상승을 이끌었다. 주식시장 호조에 따른 유가증권·변액 관련 금융손익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동양생명의 경우는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1천9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5.1% 급감했다.
같은 기간 보험손익은 950억원, 투자손익은 535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53.0%, 52.3% 급감했다.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 및 채권 중심의 보수적인 투자 전략으로 누적 투자손익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생명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1천7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6.3% 감소했다. 같은 기간 보험손익은 258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30억원, 투자손익은 10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8억원 증가했다.
보험업계는 이같은 보험사의 보험손익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사업비 지출 증가를 지목하고 있다. 최근 보험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업비가 지속 상승하고, 보장 범위를 확대한 신상품이 늘어나면서 지급보험금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보험업계는 업계 전반의 손해율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의 정비수가와 진료수가 인상, 실손보험의 비급여 진료 확대, 의대증원 확대에 따른 의료파업 종료 이후 급증한 보험금 청구 등이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 시각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보험사들은 보험판매 경쟁 심화로 사업비 부담이 완화되지 않는 가운데 보장 강화 기조로 인해 지급보험금 증가세가 지속되며 손해율이 구조적으로 높아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 결과 보험사의 보험손익의 기여도가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다수 보험사는 투자손익 개선을 통해 전체 실적을 보전하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박상섭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