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부동산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건설업 대출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다른 업종의 부실채권 비율이 0%대에 머무는 것과 달리, 건설업만 유독 1% 중반대를 기록하며 부실 위험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3일, 금융권 경영공시 분석 결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건설업 총여신 잔액은 28조6천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4천166억원에 달했다. 비율로 환산하면 1.46% 수준이다.
이는 직전 분기(1.53%)와 비교하면 소폭 개선된 수치이나, 타 산업군과 비교하면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제조업(0.37%), 숙박·음식업(0.39%), 부동산업(0.46%), 도소매업(0.50%) 등 주요 업종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모두 안정적인 0%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제조업과 비교하면 건설업의 부실 대출 비율은 약 4배나 높다.
은행권은 대출 채권을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구분한다. 고정이하여신은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을 합한 것으로 대표적인 부실 지표로 통한다.
건설업계의 대출 부실화는 지난해부터 급격히 진행됐다.
작년 상반기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60%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1.17%) 대비 0.43%포인트 급등한 이후, 올해 3분기까지 줄곧 1%대 중반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건설 경기 둔화가 맞물린 탓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PF 부실 등으로 지방 건설사 위주로 미분양이 증가하며 현금 흐름이 악화해 상환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 역시 건설 경기 회복이 더딜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지난달 27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건설투자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8.3%에서 -8.7%로 더 낮춰 잡았다.
내년부터 성장세로 돌아선 뒤 2026년 2.6%, 2027년 1.9%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한은은 11월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지난해 늘었던 수주 및 착공이 시차를 두고 공사 물량 회복으로 이어지며 건설투자 부진이 완화될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누적된 지방 미분양, 부동산 규제 강화 등으로 회복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