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정부가 은행권의 포용금융 실적을 평가해 서민금융 출연금을 차등 적용하는 제도를 도입하며 금융권의 사회적 역할 강화를 본격화한다. 금융회사가 보유한 연체채권을 추심하는 매입채권추심업에는 허가제가 도입돼 부적격 업체를 시장에서 퇴출하고, 청년·취약계층을 위한 저금리 정책금융 상품도 확대된다.
금융위원회는 8일 경기도 수원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포용적 금융 대전환' 1차 회의를 열고, 금융 취약계층의 부담 완화와 금융 접근성 제고를 위한 중점 과제를 논의했다. 회의에는 정부와 금융권,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우선 은행권의 포용금융 실적을 평가해 서민금융 출연요율을 차등 적용하는 구조를 마련한다. 은행이 자체적으로 서민·취약계층 금융 지원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경우 출연 부담을 완화하고, 실적이 부진한 경우에는 페널티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은행권의 자발적인 포용금융 확대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은행권의 대표적인 자체 서민금융 상품인 '새희망홀씨' 대출 공급 규모는 올해 4조원에서 오는 2028년 6조원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신규 취급 비중도 올해 30%에서 2028년 35%까지 높인다.
청년과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위한 저금리 금융 지원도 강화된다. 금융위는 1분기 중 청년 전용 대출을 포함한 다양한 저금리 상품의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4.5% 금리의 미소금융 청년 상품과 취약계층 대상 대출을 신설하고, 채무조정을 성실히 이행한 차주를 대상으로 3~4%대 소액 대출 공급 규모를 3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불법사금융예방대출 금리 역시 새해부터 기존 15.9%에서 5~6%대로 대폭 인하됐다.
연체자의 신속한 재기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된다. 금융회사 연체채권을 매입해 추심하는 매입채권추심업은 기존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된다. 대부업과의 겸업은 금지하고, 진입 요건을 대폭 강화해 부적격 업체를 정리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매입채권추심업체는 진입 규제가 느슨해 800곳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위는 과도한 업체 수로 연체채권 매각 경쟁이 심화되고, 채권 가격 상승이 추심 강도 강화로 이어지는 구조가 고착됐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매입채권추심업자에게는 자본금과 인력 요건 등 신용정보회사에 준하는 기준이 적용될 전망이다.
아울러 매입채권추심업체가 양수한 채권 전체를 신용정보원에 등록하도록 의무화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영업정지나 등록 취소 등 강력한 제재를 부과할 계획이다. 연체채권 관리 과정에서 소멸시효를 기계적으로 연장하거나 채권을 반복 매각하는 관행도 개선한다.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의 매각이나 추심은 금지하고, 채권 매각 이후에도 금융회사에 일정 수준의 소비자 보호 책임을 부여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금융위는 포용적 금융 과제의 도출과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매달 관련 회의를 열기로 했다. 경기 회복 지연으로 금융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지고, 이들이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는 악순환을 차단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채무 부담 지표는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회복위원회에 채무조정을 신청한 건수는 20만9천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개인회생·파산 신청 건수도 지난해 11월 기준 17만4천건으로 이미 전년 전체 규모를 넘어섰다.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 역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90일 이상 장기연체자 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93만명대로, 수년째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금융 소외와 장기 연체자 누적, 고강도 추심 문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포용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추진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