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연말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맞물리면서 지난해 12월 은행권 가계대출이 2년 10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천173조6천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2천억원 줄었다. 가계대출이 전월보다 감소한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가계대출 증가 폭은 지난해 6월 6조2천억원까지 확대됐다가 정부의 6·27 대책 이후 둔화됐다. 9월 1조9천억원으로 줄어든 뒤 10월에는 3조5천억원으로 반등했지만, 11월 2조1천억원으로 다시 축소됐고 12월에는 결국 감소로 전환됐다.
대출 종류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935조원으로 한 달 새 7천억원 줄었다. 주담대가 감소한 것은 2023년 2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전세자금대출도 8천억원 줄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 역시 1조5천억원 감소했다.
박민철 한국은행 시장총괄팀 차장은 "정부 부동산 대책과 은행의 연말 총량 관리 영향으로 생활자금용 주택 관련 대출이 축소됐다"며 "주식 투자 자금 수요 둔화와 연말 매·상각 증가로 기타 대출도 큰 폭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같은 날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도 지난해 12월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1조5천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에서 2조2천억원 줄었고, 2금융권은 7천억원 늘었으나 증가 폭은 전월보다 크게 축소됐다.
전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2조1천억원 증가했지만, 증가 폭은 11월보다 줄었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3조6천억원 감소하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연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이 37조6천억원으로 전년보다 줄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지난해 3분기 말 89.3%에서 12월 말 89.0% 안팎까지 낮아진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1천363조9천억원으로 한 달 새 8조3천억원 감소했다. 대기업 대출이 2조원, 중소기업 대출이 6조3천억원 줄었다.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한도대출 상환과 은행의 부실채권 매·상각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수신 부문에서는 은행 예금이 7조7천억원 늘었다. 기업의 연말 자금 예치와 가계 상여금 유입 등으로 수시입출식예금이 39조3천억원 급증한 반면, 정기예금은 지방자치단체 자금 인출 등으로 31조9천억원 감소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주식형펀드와 기타 펀드에서 자금이 유입됐지만, 머니마켓펀드(MMF)와 채권형펀드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한국은행은 "신학기 이사 수요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 압력은 남아 있지만, 성과급·명절 상여금 영향으로 기타 대출 수요가 줄며 당분간 가계대출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수도권 핵심 지역의 가격 상승 기대가 여전해 경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