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AI가 주도하는 모바일 산업의 새 국면이 본격화되고 있다. 성숙기에 접어든 모바일 시장에서 성장의 동력은 더 이상 다운로드 수 확대가 아닌, 사용자의 주의력과 지갑을 얼마나 깊이 붙잡을 수 있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생성형 AI의 급속한 확산은 앱의 사용 방식과 체류 시간을 근본적으로 바꾸며, 수익화 구조와 경쟁 구도를 동시에 재편하고 있다.
2일 센서타워가 공개한 '2026년 모바일 현황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모바일 시장은 생성형 AI 확산과 수익화 전략의 고도화에 힘입어 주요 지표 전반에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앱 다운로드 수, 인앱결제(IAP) 수익, 사용자 소비 시간이 모두 최대치를 경신하며 모바일 산업의 성장 축이 '사용자 확보'에서 '주의력과 수익화 경쟁'으로 완전히 이동했다.
지난해 전 세계 앱 다운로드 수는 1천500억 건을 넘어섰고, 모바일 앱의 일평균 소비 시간은 3.6시간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글로벌 인앱결제 수익은 전년 대비 10.6% 증가한 1천670억달러에 달했다.
주목할 점은 비게임 앱의 약진이다. 비게임 카테고리의 인앱결제 수익은 전년 대비 21% 급증하며 사상 처음으로 게임 앱을 앞질렀다. 불과 5년 전과 비교하면 약 3배 성장한 규모로, 모바일 시장의 무게 중심이 게임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반면 게임 앱의 수익 성장률은 1.3%에 그치며 안정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성숙 단계에 들어선 모바일 시장에서는 다운로드와 이용 시간의 증가세가 주요 국가에서 둔화되는 대신, 사용자 1인당 가치 극대화를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주요 앱들은 구독, 인앱결제, 광고를 결합한 다각화된 수익 전략을 강화하며 제한된 사용자의 주의력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지난해 양대 앱 스토어의 인앱결제 및 유료 앱 매출은 다시 한 번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모바일 생태계는 글로벌화되고 있지만, 시장별 이해의 중요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약 600억달러의 소비자 지출을 기록하며 여전히 세계 최대 모바일 시장 자리를 유지했다. 서유럽 역시 영국, 독일, 프랑스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며 글로벌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다만 이용 행태는 지역별로 엇갈렸다. 미국에서는 2024년 나타났던 디지털 피로감 이후 이용 시간이 전년 대비 4% 반등한 반면, 일부 시장에서는 성장세가 제한적인 모습을 보였다. 관세, 규제, 로컬 경쟁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단순한 글로벌 확장 전략만으로는 성과를 내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게임 산업은 규모 확장 중심의 성장에서 효율 중심의 성장으로 전환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지난해 게임 앱 인앱결제 수익은 약 820억달러로, 3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며 팬데믹 이후 조정 국면에서 완전히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 다운로드 수는 감소했지만 이용 시간은 소폭 증가했는데, 이는 신규 사용자 확보보다 기존 이용자의 생애 가치(LTV)를 확대하는 전략이 핵심 과제로 부상했음을 의미한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이용 시간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고, 유럽에서는 영국이 비교적 강한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중국 본토에서는 이용 시간이 감소하며 시장별 온도 차가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게임사들은 리텐션 강화, 복귀 사용자 활성화, 결제 이용자 세분화 등 보다 정교한 운영 전략과 함께 회수 기간과 전환율을 중시하는 절제된 사용자 획득 전략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지난해 모바일 시장의 또 다른 핵심 키워드는 단연 생성형 AI다. 생성형 AI 앱은 다운로드와 수익 모두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갔다. 지난해 다운로드 수는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38억 건을 기록했고, 인앱결제 수익은 약 3배 급증하며 50억달러를 넘어섰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X 등 빅테크 기업들은 '챗GPT(ChatGPT)'를 필두로 AI 어시스턴트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기능 고도화와 활용 사례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용자 참여도 역시 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생성형 AI 앱의 총 소비 시간은 480억 시간에 달하며, 이는 2024년 대비 3.6배, 2023년과 비교하면 약 10배에 가까운 증가폭이다. 세션 수 또한 1조 건을 돌파했다.
특히 세션 증가율이 다운로드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는 점은, 생성형 AI 앱이 '체험형 서비스'를 넘어 일상 속 핵심 도구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규 사용자 확보보다 기존 사용자의 사용 빈도와 활용 깊이를 높이는 방향으로 시장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센서타워는 올해 모바일 시장 역시 AI를 중심으로 사용자 경험과 수익화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 불확실성과 규제 환경 속에서도, 생성형 AI를 비롯한 기술 혁신을 얼마나 빠르고 효과적으로 서비스에 녹여내느냐가 모바일 산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