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신학기 개강과 직장인 인사이동이 몰리는 3월 본격적인 이사철을 앞두고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전월세 사기 차단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무자본 갭투자'나 '깡통 전세' 등 사회 초년생을 노린 범죄가 근절되지 않자, 지자체가 나서서 예방책 마련과 피해자 지원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3년 6월 전세사기피해자법 시행 이후 지난해 말까지 집계된 누적 피해자는 3만5천246명에 달한다. 특히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 등 부동산 계약 경험이 부족한 이들이 주 타겟이 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실제로 전북 전주에서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발생한 130억원대 전세사기 사건으로 175명의 세입자가 보증금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피해자 대다수는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이었다. 해당 사건의 가해자인 임대사업자 A씨는 지난달 징역 16년을 선고받았지만, 피해자 김모(27)씨는 우울증을 앓는 등 고통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 대해 "전세사기는 주거 안정을 뒤흔들고 서민에게 전 재산이나 마찬가지인 보증금을 빼앗는 중대한 범죄"라며 "피해자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에 대한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해 각 지자체는 새학기를 앞두고 법률 지원부터 현장 점검, 조례 제정 등 다각적인 대책을 내놓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오는 25일 법무사, 변호사, 공인중개사 등 전문가로 구성된 '전세사기 법률자문단'을 출범한다. 자문단은 피해자들에게 소송 관련 상담을 제공하고 구체적인 대처법을 안내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운영해 온 '찾아가는 전세사기 피해 지원단' 활동도 올해 계속된다.
제주도와 부산시, 삼척시 등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증료 지원사업'을 통해 실질적인 금전 지원에 나섰다. 임차인이 보증보험에 가입할 때 납부하는 보증료를 지자체가 지원해 주거 안정을 돕는 방식이다.
제도적 기반 마련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대구시의회는 최근 주택 임차인 보호를 위한 조례를 잇달아 통과시켰다. 개정된 주택 조례는 임차인이 전문가와 전세피해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근거를 담았으며,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조례안은 법률·심리 상담과 생활안정자금 지원의 길을 열었다.
현장 중심의 대응도 강화된다. 경기 오산시는 공인중개사들로 구성된 '안전전세관리단'을 지난 4일 출범시키고 부동산 거래 현장 점검에 나섰다. 경기도 전세피해지원센터는 집주인의 연락 두절 등으로 관리가 안 되는 피해 주택에 대해 최대 2천만원(공용부)까지 수리비를 지원한다.
사전 예방 교육에 집중하는 곳도 있다. 인천시는 수능을 마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기초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난해 54개교에 이어 올해 50개교에 강사를 파견해 깡통전세 구별법, 계약서 작성법 등 실질적인 예방 교육을 진행 중이다.
대학가가 밀집한 전주시는 신학기를 맞아 선제적인 현장 점검을 벌이고 있다.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을 노린 이중계약이나 보증금 미반환 사고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계약 전 꼼꼼한 확인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주변 매매 및 전세 시세 확인, 등기부등본상 융자 확인, 선순위 보증금 및 세금 체납 여부 점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등이 주요 예방 수칙으로 꼽힌다.
정용욱 전주시 도시계획과장은 "대학생 등 청년들은 주거 계약 경험이 부족해 전월세 사기 피해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며 "중개 과정에서의 불법·부당 행위를 근절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부동산 거래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