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년일보 】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이 우리나라의 핵심적인 경제협력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수출액이 100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우리나라에 중국 다음으로 큰 교역대상이다.
그러나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전반적으로 부진하면서 대(對) 아세안 수출은 3년만에 역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오는 25∼26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기점으로 반등의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세안은 동남아시아 10개국의 연합체로회원국은 필리핀·말레이시아·싱가포르·인도네시아·타이·브루나이·베트남·라오스·미얀마·캄보디아다. 아세안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5%(2017년 5.3%)가 넘는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아세안은 1989년 대화 관계를 수립한 이후 서로에게 중요한 교역대상으로 발전했다.
지난해 대 아세안 교역 규모는 1597억달러로 중국 다음으로 컸다. 아세안 입장에서 우리나라, 중국,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다음의 5위 교역대상국이었다.
우리 주요 교역대상을 나라별로 보면 10대 무역국 내 베트남(3위·8.9%), 인도(7위·2.9%), 싱가포르(8위·2.4%), 말레이시아(10위·1.7%) 등 4개국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한국 무역에서 아세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9.7%에서 지난해 14.0%로 확대됐다.
한국의 대아세안 수출은 지난해 1000억달러에 달해 1989년 관련 무역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는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한국 수출이 부진하면서 1∼10월 누계 80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 줄어 올해도 1000억달러를 돌파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하지만 같은 기간 우리 전체 수출이 10.4%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그래도 대아세안 수출은 선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과 아세안 간 교역은 양적으로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개선됐다. 2007년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자본집약적 상품 위주로 교역이 확대되면서 경제교류의 양과 질이 모두 향상됐기 때문이다.
대아세안 교역 품목을 보면 반도체, 무선통신, 평판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 제품이 주를 이룬다. 한국의 대아세안 투자도 꾸준히 증가해 아세안은 지난해 기준 한국의 제3위 투자 대상이다. 한국 진출기업 수도 2014년 850개에서 지난해 1292개로 1.5배 늘었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활발한 경제개발을 추진하면서 지난해 한국의 대아세안 수주액은 119억달러로 해외 인프라 수주 실적 1위를 기록했다.
현 정부의 핵심 통상정책인 신남방 정책에 따라 전체 아세안은 물론 아세안 역내 국가들과의 일대일 양자협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와의 FTA 체결을 적극적으로 추진했고 지난 10월 16일 첫 번째 결실로 한·인도네시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실질 타결했다.
양국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도약점으로 삼아 이른 시일 내 최종 타결에 도달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내년 상반기 중 국회보고를 한 뒤 국회 비준 동의를 받아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아직 진행 중인 필리핀, 말레이시아와의 양자협의도 이달 중 타결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청년일보=정준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