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 계류된 국내 항공사 여객기들[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10208/art_16143905042904_efa181.jpg)
【 청년일보 】국내 항공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의 장기화로 인한 극심한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생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대형 항공사(FSC)는 작년에 실적 흑자를 가져다줬던 항공 화물 운송 사업에 무게 중심을 두면서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에도 나서는 등 실적 악화를 방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들도 화물 운송 비중을 늘리거나 국내선 운항과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의 횟수를 늘리는 등의 생존 전략을 구사하며 불황의 파고를 넘고 있다.
◆ 대한항공, 첫 ‘무착륙 관광비행’…아시아나, 화물 수송력 강화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업계 ‘맏형’인 대한항공은 지난 27일 처음으로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에 나섰다.
이번 국제 관광비행 상품은 ‘하늘 위의 호텔’이라 불리는 A380 항공기(KE9021편)이 투입됐다. 27일 오전 10시30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강릉-동해안-부산-대한해협-제주 상공을 비행하고 오후 1시께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탑승 좌석은 퍼스트클래스 12석, 프레스티지클래스 47석, 이코노미클래스 164석 등 총 223석이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기내식과 음료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고, 기내 면세품은 사전 구매만 가능하다.
대한항공은 한진관광과 함께 다음달 6일, 13일, 27일 3차례에 걸쳐 무착륙 관광비행을 운항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항공 여행을 미뤄왔던 고객의 여행 갈증 해소에 이번 상품이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간접판매 방식을 통한 여행사와의 상생에 방점을 두고 관광비행을 운항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을 위해 대기 중인 대한항공 소속 여객기(하단)와 막 이륙한 아시아나항공 소속 여객기[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10208/art_16143902589398_b9051b.jpg)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1일 A350-900 여객기 2대를 화물기로 개조하고 화물 수송력 증대에 나섰다. 지난해 같은 기종의 여객기 2대를 화물기로 개조한 데 이어 이번 개조로 총 4대의 여객기가 화물기로 개조돼 운항한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A350 개조 화물기 2대와 일부 유휴 여객기를 화물 전용으로 활용해 총 849편을 운항했고, 여객기로만 885억원의 화물 매출을 올렸다. 또한 지난해 화물 노선 탄력 운영, 임시편 투입 등을 통해 역대 최대 화물 부문 매출인 2조1432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혁신 전략’으로 화물 수송력이 향상됐다”며 “코로나19 시대에 항공 화물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화물 운항에 역량을 집중해 실적 개선을 하겠다”고 말했다.
◆ 제주항공, 화물 사업 강화…이스타항공, 기업회생 계기로 재도약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항공 화물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장거리 노선을 위해 B737맥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지난 25일 제주항공 사보를 통해 “코로나19로 위축된 시장의 회복 속도와 기단 유지에 따른 고정비를 감안해 임차 기간이 만료되는 기재는 상당수 반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44대의 보유 항공기 중 수대를 올해 반납할 예정이다.
또한 김 대표는 “LCC가 갈 수 있는 장거리 노선을 위해 B737맥스 도입을 검토하겠다”며 “이를 통해 LCC 마켓에서 장거리 노선이라고 할 수 있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을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항공 화물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다만 이를 위해 화물 전용기를 도입하는 것에는 회의적인 시각을 비쳤다.
![인천국제공항에 계류 중인 제주항공 소속 여객기(앞)와 이스타항공 소속 여객기[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10208/art_16143906713161_e0ddc6.jpg)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이스타항공은 이르면 오는 6월부터 국내선 운항을 재개할 방침이다.
이스타항공은 5월 20일까지 인수 협상을 마무리하고, 서울회생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법원에서 회생계획안이 통과되는 대로 항공기 운항 면허인 항공운항증명(AOC)을 국토교통부로부터 재발급 받을 계획이다.
이스타항공이 당장 6월 운항할 수 있는 항공기는 2대뿐이지만, 반납 항공기를 다시 리스하는 등 추후 국제선 면허 기준인 항공기 5대 이상을 확보해 운항 노선을 확대할 방침이다.
여기에 신생 LCC인 에어프레미아와 에어로케이는 국토부가 올해 말까지 신규 취항 기한을 연장하면서 면허취소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당초 이들 LCC들은 지난 2019년 3월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 취득 당시 1년 내 운항증명(AOC) 신청과 2년 내 취항을 조건으로 면허를 받았는데, 이 조건에 따라 다음달 5일까지 신규 취향을 해야 했다.
하지만 두 LCC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항공기 운항이 어려워 면허취소 위기에 몰렸지만, 지난 17일 국토부가 올해 12월31일까지 신규 취항 기한을 연장해줘서 당분간 한숨을 돌리게 됐다. 이에 따라 두 LCC는 올해 말까지 국내선 운항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 항공업계, 코로나 백신 등 화물 수요‧하반기 여객 수요 회복 기대
항공업계는 올해도 계속되는 보릿고개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백신의 항공 운송 수요가 늘고 있고, 화물 운송 수요도 당분간은 안정화된 상황에서 하반기에 하늘길이 조금씩 열리면서 여객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버티는 상황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가 올해에도 이어지면서 현재 FSC나 LCC 모두 좋지 않은 상황이다. 모두 생존 자체를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나마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백신 운송에 대한 수요가 조금씩 확대되고 있는 데다 IT·전자기기 부품 등의 운송 수요가 여전해 일단은 어떻게든 버티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항공사들 모두 백신 접종이 어느 정도 이뤄지는 상반기 말이나 하반기 초부터 하늘길이 조금씩 열려 화물 운송뿐만 아니라 여객 수요가 조금씩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LCC들이 무착륙 관광비행을 이어가는 것도 여객 수요 확대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이승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