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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ESG 바람 타고 '페이퍼리스' 열풍...디지털 격차 해소 '관건'

은행권, 페이퍼리스 열풍 주도...보험·2금융권도 '흐름' 동참
계층 간의 정보 습득 격차 심화...근본적인 대책 마련 시급

 

【 청년일보 】 전(全)금융권에 '페이퍼리스(종이절감·Paperless)' 열풍이 불고 있다.

 

일찍이 은행권에서 '종이통장' 줄이기, 디지털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디지털 창구' 등을 통해 시작된 페이퍼리스 움직임은 최근 보험, 저축은행에까지 전파되어 이제는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아울러 페이퍼리스는 종이사용을 줄여 탄소배출을 억제하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가치와도 맞물려 금융권은 현재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같은 디지털 전환이 누구에게나 이로운 일은 아니다. 고령층, 장애인을 포함한 이른바 '디지털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 마련은 페이퍼리스를 통한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 "종이통장·서류 OUT"...은행권, 페이퍼리스 선도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탄소배출을 억제하고 ESG경영 실천을 위해 다양한 페이퍼리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먼저 신한은행은 은행 업무에서 발생하는 종이 문서를 없애고 고객이 종이 문서를 출력하지 않아도 업무가 완결될 수 있도록 은행 업무의 전면 디지털화(Full Digital Coverage)를 추진함과 동시에 고객과 직원이 함께하는 다양한 제로페이퍼 실천 캠페인을 통해 ESG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3월부터는 나무통장(나無통장) 캠페인을 시작해 무통장 발행 고객에게 '지구를 구하신 분'이라는 그린배지를 증정하는 등 종이절감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지난 6월 1일부터 11일까지 제로페이퍼 아이디어 및 실천 사례 등을 공모했으며, 고령 고객을 위한 디지털창구 음성 안내 서비스 등 현장 중심의 우수 사례를 발굴해 제로페이퍼를 추진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그룹 차원의 중장기 ESG 캠페인인 'KB 그린웨이브(Green Wave)'의 일환으로 종이통장을 발행하지 않는 '손으로 출금' 서비스를 등록한 고객에게 1.0%의 우대금리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오는 7월 2일까지 종이통장 미사용 등록 고객을 대상으로 선착순 전원에게 5천원 모바일 상품권을 증정하는 등 페이퍼리스를 위한 고객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6월 한달간 모바일 통장을 발급하거나 기존 종이통장을 WON 통장으로 전환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전개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하나은행은 종이통장을 발행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설정하고 모바일통장을 적극 권장하고 있으며, IBK기업은행도 전자전표, 전자문서를 도입해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실시한 결과 약 4천200만 장의 종이를 절약했다고 전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비대면 금융서비스 영역 확대에 따라 종이통장은 감소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은 흐름은 통장뿐만이 아니라 내부 문서, 전표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 보험·2금융권도 페이퍼리스 '흐름' 동참

 

은행권뿐만이 아니라 보험·2금융권으로도 페이퍼리스 흐름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들은 페이퍼리스 대열에 합류해 스마트 창구, 전자서류 등 업무의 디지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말 보험업계 최초로 문서 편철을 모두 폐지하며 100% 페이퍼리스 업무 환경을 구축했다. 보험, 대출과 관련된 문서를 모두 전자문서로 전환하고 전자증명서 및 전자위임장을 통해 모바일에서 서류를 주고받는 등 페이퍼리스 시스템을 구축했다.

 

DB손해보험도 지난달 말 '모바일 통지 서비스'를 통해 회사가 보유한 고객의 개인 식별 정보와 통신사의 최신 휴대폰 가입 정보를 매칭해 모바일 메시지로 안내장을 발송하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아울러 저축은행들도 최근 디지털 창구를 구축하여 페이퍼리스에 동참하고 있는 추세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전 영업점에 종이 문서가 필요 없는 전자서식을 도입했다. 아파트 대출 신규 가입 시 필요했던 40여종의 서식의 동의 절차가 단 1회 서명으로 끝나게 됐다.

 

SBI저축은행도 지난 2일 기존 종이문서로 처리되던 금융 업무를 태블릿 모니터 등 디지털 디바이스를 통해 처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종이 없는 금융거래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기존 방식보다 고객응대·부대업무 시간은 약 20%, 문서관리 비용은 최대 80% 절감될 것으로 SBI저축은행은 예상하고 있다.

 

 

◆ '페이퍼리스' 결국 디지털로의 전환...디지털 격차 해소 시급

 

최근 금융권은 환경보호를 전면에 내세운 ESG경영과 디지털 전환이라는 '시대의 흐름'에 올라타 디지털화를 급속도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흐름 속에 일각에서는 고령층이나 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가속화된 금융 분야 기술 혁신으로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서비스 접근에 대한 한계가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각 금융사들은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전담직원을 두고 디지털 기기에 대한 적응을 돕고 있지만, 디지털화가 심화될수록 디지털 계층 간의 정보 습득 격차를 벌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디지털로의 전환은 시대적 흐름이라 불가피한 측면이 존재한다"며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은 각 금융사들이 자율적으로 하는 상황이라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디지털 소외계층에 대한 정부 차원의 교육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등 심도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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