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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승자의 저주' 뚫고 전자상거래 업계 '최강자' 도약하나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전자상거래 업계 2위 급부상…네이버, 쿠팡과 '3강 체제'
몸값 3조4404억원 이외 추가 투자 불가피···증권가, '시너지 효과' 긍정적 전망

 

【 청년일보 】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란 경쟁에서는 이겼지만 승리를 위해 과도한 비용을 치름으로써 오히려 위험에 빠지거나 후유증을 겪게 되는 상황을 말한다. 승자에게 내려진 저주라는 뜻으로 '승자의 재앙'이라고도 한다.

 

이마트는 신세계그룹의 할인점 체인 업체로 오늘날 국내 대형 할인점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전국구 할인점의 대명사인 것이다. 이 같은 이마트가 3조4404억원에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 이베이코리아의 지분 80.01%를 인수한다.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를 최종 인수하게 되면 이마트의 온라인 비중은 50%에 이르게 된다.

 

앞서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24일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해 미국의 이베이 본사와 지분 양수도 계약(SPA)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베이는 인터넷 경매 업체로 출발해 지금은 세계 최대의 종합쇼핑몰 및 전자상거래 업체로 성장했으며, 이베이코리아는 2001년과 2009년 옥션과 G마켓을 각각 인수하면서 본격 출범했다.

 

이번 거래에는 신세계 이마트만 단독으로 참여했다. 본입찰까지 공동인수를 고려했던 네이버는 최종 불참을 선언했다. 전자상거래 1위 사업자인 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 지분을 취득할 경우 기업결합심사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점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신세계그룹은 적어도 외형상으로는 국내 유통산업의 '맹주’로 올라서게 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이마트와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출 26조7000억원, 그리고 이베이코리아와 SSG닷컴 거래액 24조원을 합하면 50조원을 넘어선다. 이는 롯데쇼핑(28조원)과 쿠팡(22조원)을 압도하는 것이다. 신세계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전자상거래 시장을 넘어 유통판 전체를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신세계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무엇보다 국내 전자상거래 업계의 판도를 바꿔 놓게 된다. 네이버에 이어 2위 사업자로 급부상하는 것이다.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인 SSG닷컴의 지난해 거래액은 약 4조원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점유율이 3% 수준에 그쳤다.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 시장에서는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시장점유율 12%, 거래액 20조원에 이르는 이베이코리아를 품에 넣으면서 단숨에 시장점유율 2위 사업자로 올라서게 됐다.

 

전자상거래 업계 1위인 네이버의 시장점유율은 18%, 쿠팡은 13%로 추산된다. 전자상거래 시장이 네이버-신세계-쿠팡의 '3강 체제'로 재편되는 것이다.

 

신세계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나선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 이후 유통산업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가 "미래의 유통은 온라인 강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며, 이번 인수는 단순히 기업을 사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기회를 사는 거래"라고 말한 것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신세계그룹은 차제에 그룹의 사업구조를 온라인으로 전면 개편하고, 물류 투자를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베이코리아는 당분간 현재처럼 별도의 플랫폼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하지만 SSG닷컴 회원이 G마켓이나 옥션 등에서 구매하면 혜택을 제공하는 등 신세계그룹과 이베이코리아간 협업 확대가 예상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3조4000억원대 베팅이 최종적으로 성공할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고, 추가 투자 부담도 안아야 하는 등 자칫 재무구조 악화로 인한 승자의 저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이마트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637억원이다. 이마트가 지난달 서울 가양점 토지와 건물을 6820억원에 매각한 것을 더하면 1조7457억원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스타필드 시티 등을 담보로 대출과 회사채 발행 등을 검토하고 있다. 보유중인 삼성생명 지분 가치도 9500억원에 달해 자금조달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에도 시너지 창출을 위해서는 상당한 규모의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두고 맞붙었던 롯데그룹의 롯데쇼핑이 인수를 접으면서 "투자비용과 소요시간을 고려할 경우 검토 착수 때 기대했던 것보다 시너지 실현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베이코리아가 꾸준히 영업이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관련해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며 인수 후 시너지 효과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 청년일보=정구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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