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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신세계 강남점의 누수사고...'면피성' 문책인사의 패착

 

【 청년일보 】최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누수 사고가 발생하면서 내부 직원들은 물론 내방고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후 이 사고로 인해 적잖은 논란이 야기되자 신세계 백화점측은 관리 책임을 물어 강남점장과 부점장을 전격 교체했다.

 

이를 두고 "책임을 왜 점장과 부점장이 책임을 져야 하냐"는 등의 또 다른 지적이 제기되면서 사안을 둘러싸고 신세계 백화점의 행태가 빈축을 사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건이 터지면 이를 무마하기 위한 고질적인 '보여주기식 인사행태'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셈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 12일 신세계 강남점 지하 1층 식품관의 천장에서 마치 수도 꼭지를 틀어 놓은 것 처럼 굵은 물줄기가 쏟아지는 동영상이 한 SNS에 올라왔다. 동영상만 보면 천장 누수로 인해 그야말로 물난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신세계 백화점측은 즉각 영업을 중단하고, 보수작업을 거쳐 다음날부터 정상영업에 나섰다. 하지만 해당 동영상이 유포돼 온라인 커뮤니티 공간에서 확산되면서 안전관리에 대한 문제가 지적됐다.

 

신세계 백화점측은 이번 누수 사고가 노후된 배수관 연결 부위의 이탈 문제가 원인으로, 건물 전체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지난 7월 시설물 전체에 대한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정밀안전진단을 받아 구조적인 안전 문제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불구 논란은 사그러들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안전진단을 실시했음에도 불구 이 같은 누수사고가 발생한 점을 지적하며 관리 부실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일부 누리꾼 사이에서는 과거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때와 유사한 전조증상이 있었다는 등의 주장도 제기되면서 논란에 기름을 붇으면서 사태는 좀 처럼 가라앉지 않는 듯 했다.

 

각종 매스컴과 네티즌 사이에서 신세계백화점의 안전 문제가 도마위에 오르자, 결국 사고 나흘만인 16일 신세계백화점측은 사고가 발생한 강남점의 임훈 점장과 채정원 부점장을 전격 교체했다. 임 점장은 백화점 본사 마케팅 혁신 TF장으로, 채 부점장은 백화점 본사 해외패션담당으로 각각 이동됐다.

 

신세계백화점측은 이들에 대한 인사조치와 관련, 현장 관리 능력을 강화하는 한편 고객 제일 경영방침을 재 확인하기 위한 일환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신세계백화점측은 또 다른 빈축을 샀다. 관리책임의 문책성(?) 인사를 당한 임 점장과 채 부점장은 이달 정기 임원인사에서 승진 또는 해당 지점으로 이동 배치된 인물이란 점이다. 

 

임훈 점장은 부사장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채 부점장은 신세계 타임스퀘어점장으로 근무해오다가 이달 10월 1일자로 강남점 부점장으로 이동, 배치됐다.

 

즉 임 점장은 부사장으로 승진한지, 채 부점장은 이동 배치된 지 보름만에 보직 해임된 셈이다. 특히 채 부점장의 경우 강남점에 이동 배치된 지 보름도 채 안된 시점에서 발생한 누수사고에 대해 책임을 물었다는 점을 두고 최고경영진들의 무책임한 '꼬리짜르기 식' 인사란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는 말이 있다"면서 "매우 운이 나쁘다는 의미인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점장과 부점장을 딱 그 케이스인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누수사고로 인한 논란을 급히 끄기 위한 일환인 듯 하지만,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는 모습도 중요하지만 책임소재를 확실히 가리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사태 수습을 쉽게 정리하려고만 한 모습들이 보인다"고 꼬집었다.

 

즉 점장과 부점장의 문책성 인사를 통해 '관리 부실'의 책임을 모두 전가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더욱이 문책 대상은 안전진단을 실시한 업체와 당시 강남점을 담당했던 점장과 부지점장이란 점에서 아쉬운 결정이란 지적이 나온다.

 

요컨데 '고객제일' 경영방침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였다면, 사태 수습을 위한 '희생양'을 만들기 보다는 신세계백화점 그룹을 총괄하는 정유경 사장이 직접 나서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면 '고객제일'이 아닌 '고객감동'을, 직원들에게는 '빈축'이 아닌 '신뢰'를 심어주지 않았을까란 아쉬움이 남는다.

 

 

【 청년일보=정은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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