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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특수도 옛말"...'홀리데이 상품' 포기한 뷰티업계

실적부진에...성탄 특수 노린 '홀리데이 상품' 출시 사실상 포기
아모레 등 일부프리미엄 브랜드 위주로 '홀리데이' 한정판 출시
해외 브랜드 '어드벤트 캘런더' 선보이며 코덕층들서 '인기몰이'
국내 뷰티업계 "실적 부진에 홀리데이 상품 출시 비용 부담 커"
경영난 속 흥행 장담 못해..."상품출시 후 재고 많을 시 손실부담"
LG생건 및 아모레퍼시픽, 중국 매출 부진에 북미시장으로 '선회'

 

【 청년일보 】 국내 뷰티업계가 매년 성탄절 특수를 노려 '홀리데이 한정판'을 내놓으며 소비 심리를 자극해오던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 일부 브랜드가 홀리데이 한정판을 출시하기는 했으나 '어드벤트 캘린더' 등을 내놓으며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하는 해외 브랜드들과는 대조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 


어드벤트 캘린더는 12월 1일부터 크리스마스 전날인 24일까지만 표기된 이벤트 달력이다. 달력 안에 작은 초콜릿·선물 등이 동봉돼 있어 하루에 하나씩 이를 꺼내며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재미를 선사한다.  주로 어린이들을 위한 이벤트 상품이었으나, 몇년 전부터 해외 화장품 브랜드업체들이 적극 활용하고 있는 추세다.

 

17일 화장품 등 유통업계에 따르면, 디올을 비롯한 랑콤·아베다 등 해외 화장품 브랜드들이 올해 역시 성탄 특수를 노리며 홀리데이 상품 중 한정판으로 '어드벤트 캘린더'를 잇따라 선보이며 이른바 '코덕(코스메틱 애호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반면 국내 화장품 기업의 경우 일부 브랜드만 한정판을 출시하며 소극적인 상황이다.

 

우선 올해 홀리데이 한정판을 내놓은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은 아모레퍼시픽의 구딸, 설화수, 헤라 정도다. 이는 해당 업체들의 대표적인 프리미엄·럭셔리 브랜드들이다. 


니치 향수 브랜드 구딸(GOUTAL)은 올해 홀리데이 컬렉션으로 '윈 포레 도르' 캔들을 출시했다. 캔들과 함께 같은 향의 '크리스마스 센티드 세라믹 오너먼트'와 미니 캔들, 성냥 등을 기획해 연말 선물 시장을 노리고 있다.


니치(niche)는 '틈새'를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니치 향수는 전문 조향사가 소수를 위해 제작한 프리미엄 상품을 일컫는다. 가격은 높은 편이나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향이라는 특징에 향수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최근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단행한 설화수와 헤라 역시 홀리데이 상품을 출시했다. 다만 '미니멀'이라는 리브랜딩 기조에 따라 화려한 분위기보단 심플한 패키지로 구성했다.

 

특히 메이크업 브랜드인 헤라는 새로운 색상과 제형의 '립글로스'를 출시해 희소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연말 파티용으로 선호도가 높은 글리터 함유 립 제품을 기획해 시즌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이외에도 아모레퍼시픽이 자사 브랜드 제품을 담은 어드벤트 캘린더를 출시하긴 했으나, 24일이 아닌 10일짜리의 상품으로 기획해 코덕들 사이에서 '이름만 차용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올해의 경우 이들 국내 화장품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국내 뷰티업계가 성탄 특수시장에서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수년간 지속적인 실적 부진을 거듭하는 등 경영 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흥행여부도 장담할 수 없는 시즌 상품, 즉 홀리데이 상품을 막대한 비용을 들여 출시한다는 게 부담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뷰티업계 한 관계자는 "홀리데이 상품은 기존과 패키지 디자인이 달라 재고가 발생할 경우 처리가 어려워 기업 입장에선 손실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반면 해외 유명 브랜드들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요가 있어 소화할 수 있는 만큼 재고의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즉 국내 시장에 수요가 한정된 국내 업체의 경우 자칫 홀리데이 상품을 출시한 후 판매가 제대로 안돼 재고가 발생할 경우 처리할 방법이 막막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내 화장품업체들은 중국 시장내 심각한 매출 부진이 국내 홀리데이 상품 출시 전략에 적잖은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 뷰티 시장에서의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시들해진데다가 팬데믹과 정치적 이슈 등으로 대 중국 수출이 막힌 기간 동안 중국 화장품 브랜드들은 자국시장 내 영향력을 상당히 끌어 올린 상태다.


실제로 올해 3분기 LG생활건강의 중국 내 화장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8.9% 급감한 1천373억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중국 시장 내 매출 저조 여파로 인해 올해 3분기 아시아 시장에서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한 3천177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 내에서 저조한 실적을 보이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일환으로 북미와 일본시장으로 선회하고 있다.

 

최근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북미 뷰티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화장품 브랜드 업체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브랜드 및 상품 기획과 초기 인지도 형성 등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현지 브랜드를 인수, 시장 정착까지 필요한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LG생활건강은 미국 MZ세대 화장품 브랜드 '더크렘샵(The Creme Shop)'의 지분 65%를 1천525억원에 인수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19년에도 미국 화장품 브랜드 '더 에이본(The Avon)'의 지분 100%를 1억2천500만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지난해 미국 클린 뷰티 브랜드 '타타 하퍼'의 운영사 '타타스 내츄럴 알케미(Tata's Natural Alchemy)'의 지분 100%를 1천681억원에 인수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북미 시장 공략 강화 차원에서 국내 더마코스메틱 브랜드인 '코스알엑스(cosrx)'를 약 9천3백억원에 인수했다.


'코엑스알'은 전체 매출의 90%를 해외 시장에서 거두고 있는 국내 브랜드다. 올 상반기에만 전체 매출의 45%를 북미 시장에서 올렸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처럼 국내 유명 뷰티 브랜드업체들이 북미 시장에 사활을 걸고 적극적인 공략에 나서고 있으나, 중국시장내 부진한 실적을 메꾸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뷰티업계를 대표하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등 두 회사들이 중국에서의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북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한편 일본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실적이 호전되고 있는 편"이라며 "다만 중국 시장 규모가 워낙 큰 편이라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 청년일보=오시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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