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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현장 이탈 8주차 '한계 직면'…"응급실서도 사직 준비"

서울시내 권역응급의료센터들…'진료 차질'에 환자 가려 받아
응급실 97% 정상 운영 중이지만…"해결 안 되면 사직도 불사"

 

【 청년일보 】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의료 현장을 떠난 지 8주차에 접어들면서 현장은 한계에 직면했다.


현장에 남아 있는 의료진들은 심각한 피로를 호소하고 있으며, 서울시내 권역응급의료센터 대부분이 '진료 차질'을 빚으며 환자를 가려 받는 중이다.


이 밖에 응급실 의사들은 현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사직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따르면 서울시내 권역응급의료센터 7곳 중 6곳에서 '진료 제한' 메시지가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중증·응급환자 진료를 담당하는 중요한 병원으로, 상급종합병원이나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 중에서 선정된다. 지난해 5월 기준 전국에는 총 44개의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운영 중이다.


서울에는 서북권에 서울대병원, 동북권에 고려대안암병원·서울의료원, 서남권에 고려대구로병원·이대목동병원, 동남권에 한양대병원·강동경희대병원 등 7곳의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있다.


이날 기준 서울의료원을 제외한 6곳의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는 일부 진료를 제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병원 응급실은 오후 6시 이후 안과와 이비인후과의 진료를 제한하고 있으며, 고려대안암병원도 인력 부족으로 안과 응급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안내했다.


고려대구로병원은 이비인후과, 이대목동병원은 성형외과 진료가 일부 제한됐다.


한양대병원은 응급실 인력 부족으로 중증외상 환자뿐만 아니라 경증 환자와 소아 환자, 정신과 입원 환자까지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밖에 강동경희대병원은 성형외과와 치과, 정신건강의학과 환자의 응급실 진료가 불가능하다.


전국 44곳의 권역응급의료센터 상황도 우려스럽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으로 안과나 산부인과 등에서 진료 제한 메시지를 표출한 권역응급의료센터는 16곳에 이르렀다. 이는 지난 4일(15곳)보다 1곳이 증가한 수치다.


복지부는 일부 진료가 제한되고는 있지만, 응급실은 여전히 운영 중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4일 기준으로 응급실 408곳 중 97%인 395곳이 병상 축소 없이 운영 중이며, 중증 응급환자 수는 지난주 평균 대비 0.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응급실 근무 의사 수는 488명으로, 지난주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복지부가 중증·응급환자 중심의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밝힌 가운데, 현장에서는 응급의료체계가 붕괴 직전이라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으로 인한 업무 공백으로 응급실은 물론, 입원이나 수술을 위한 최종 치료에도 심각한 차질이 생기고 있다.


아울러 응급실에서 환자를 전부 수용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응급처치 후에도 병원 안에서의 환자의 입원이나 수술이 불가능해 다른 병원으로 전원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응급실 의사들은 환자를 떠날 수 없어서 현장에 남아있는데, 이는 정부의 의대 증원이나 의료개혁에 찬성한 것이 아닌, 단순히 환자를 위해서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를 중심으로 꾸려진 응급의학과 비상대책위원회는 "현재 응급의학 전문의들에게 현 상황에 대한 인식과 대응 방안을 조사 중"이라며 "이러한 상황이 조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응급실 사직을 포함한 구체적 행동을 준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더불어 상급종합병원의 응급의학과 교수들은 이미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같은 예고는 2차병원 응급실 의사들도 사직에 가세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편 정부는 중증·응급환자가 적시에 적정한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응급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고, 응급실 의사들의 사직이 현실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정부가 교수들을 비롯한, 의료계와의 대화 노력을 열심히 진행 중"이라며 "더 이상 환자 목숨을 볼모로 한 집단행동을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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