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를 주행하는 우아한형제들 배달 로봇 딜리. [사진=우아한형제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0730/art_17219530910359_628b0e.jpg)
【 청년일보 】 우아한형제들이 배달용 로봇 등 차세대 신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단순 배달과 장보기 등 배달 커머스 후 미래의 먹거리를 찾기 위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 배달업체 관계자는 "이제 배달 플랫폼도 단순 '배달'만으로 먹고사는 시대는 끝났다고 본다"라며 "소비수요가 점차 침체되는 상황에서 기존 배달 플랫폼 인프라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새로운 신사업 발굴과 육성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1위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운영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아한형제들은 작년 매출 3조4천155억원, 영업이익 6천998억원을 올리며 '대박'을 터뜨렸지만, 내부에서는 언제까지나 이와 같은 성과가 지속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에서 근무 중인 A씨는 "배달 그 자체에 대한 수요 감소와 경쟁사들의 추격이 매세워 사내에서는 배달 이후 신사업 육성을 위해 많은 역량을 쏟고 있다"라며 "그중 핵심사업이 로봇으로, 여러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 분야만큼은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를 주행하는 우아한형제들 배달 로봇 딜리. [사진=우아한형제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0730/art_1721953126178_37fd30.jpg)
◆ "7년간 노하우 축적"…우아한형제들, 시범사업 통해 '로봇 배달' 고도화
실제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017년부터 실내·외 자율주행 로봇 배달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며 노하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현재 서울시 강남구 일대에서 실내·외 배달 로봇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배달 시장의 '미래'를 앞당겨 제한된 구역이나마 이를 실체화하고 있는 데 앞장서고 있는 셈이다.
먼저 배달 로봇을 활용한 실내 시범 배달 서비스는 서울 시내에서도 배달 수요가 집중돼 있는 코엑스(서울무역센터)에서 이뤄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2022년 10월부터 코엑스몰 내 식음료 매장에서 트레이드타워 내 사무공간으로 식음료를 배달하는 실내 도어 투 도어(D2D) 로봇 배달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실내 로봇 배달 서비스는 지하 2층, 지상 55층 규모에 상주 인원이 약 3천명인 트레이드타워 오피스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트레이드타워 입주사 직원들이 트레이드타워로 주소지를 변경하면, 배민 앱에 '로봇 배달' 카테고리가 생성되며, 해당 카테고리에서 매장과 메뉴를 선택하고 사무실 층과 호수 등을 입력하면 주문이 완료된다.
오피스 내 근무자는 최장 30분이 걸리는 지하 코엑스몰로 직접 이동할 필요 없이 사무실에서 입점한 매장의 메뉴를 받아볼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의 배달 로봇은 실외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작년 11월 자체 개발한 자율 주행 배달 로봇 딜리(Dilly)를 '테헤란로 로봇거리 조성사업'에 투입해, 코엑스몰 내 식음료 매장 음식을 인근 건물까지 배달하는 실외 로봇 배달도 병행하고 있다.
테헤란로 로봇거리 조성사업은 우아한형제들을 비롯해 서울시·강남구·LX한국국토정보공사·LG전자·WTC서울 등의 기업과 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코엑스몰을 중심으로 테헤란로 일대에 선보이는 대규모 서비스 로봇 실증사업이다.
코엑스몰 인근 건물에서 배민 앱을 통해 로봇 배달 매장에서 식음료를 주문하면, 로봇이 고객이 주문한 식음료를 싣고 자율주행으로 배달지까지 이동하는 방식이다. 현재 로봇 배달을 이용할 수 있는 주소지는 코엑스몰 인근 테헤란로87길 내 6곳으로 한정돼 있다.
고객은 기존 이륜차를 활용한 배달방식과 같이 로봇이 배달하는 과정을 앱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주문 접수, 배달 시작, 음식 도착 등 일련의 과정들이 알림 톡 형태로 고객에게 안내된다.
![고객이 우아한형제들의 배달 로봇 딜리로부터 물품을 수령하고 있다. [사진=우아한형제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0730/art_17219531236629_722507.jpg)
◆ 자체 기술력의 집약체 '딜리'…강동구 아파트 내 로봇 배달 시행 예정
복잡한 서울 시내에서 실제 로봇 배달이 가능한 요인으로는 우아한형제들의 자체 기술력이 집약된 딜리가 손꼽힌다.
우아한형제들이 자체 개발한 실외 자율주행 배달 로봇 딜리는 카메라, 라이다(LiDAR) 등의 센서를 활용해 복잡한 도심 환경에서 주변 사물과 장애물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한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복잡한 보행로에서 행인을 피하고 돌발 상황에서도 빠르게 새로운 경로를 생성하는 고성능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탑재했다고 회사 측은 강조한다. 딜리는 사람이 걷는 속도와 유사한 4km/h 주행 속도로 자율주행하며, 최대 14km/h로 주행할 수 있어 배달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
딜리의 6개 바퀴에는 독립 서스펜션이 장착돼 비포장도로 같은 울퉁불퉁한 지면과 도로변 연석 등을 지날 때에도 속도는 유지하면서 음식을 쏟거나 훼손하지 않는다.
또한 앞뒤 바퀴가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해 고속 주행 시 안정성을 확보하고, 엘리베이터와 아파트, 오피스 건물 내부 복도 등 좁은 공간에서도 방향 전환이 쉽도록 고안했다.
딜리의 높이는 평균적인 책상 및 식탁 높이인 720mm로 설계돼 사용자가 허리를 많이 굽히지 않고 음식을 넣거나 꺼낼 수 있도록 했다. 최대 30kg 무게의 물건들을 적재할 수 있으며, 적재함 부피는 25.6L로 2L짜리 생수병 6개를 한 번에 담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하다.
또 기존 충전방식과 달리 배터리 교체방식을 채택해 운영 시간 중 방전될 경우에도 신속하게 재투입할 수 있다. 이 외에도 IP54 방수·방진 등급을 획득해 국내 기후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전면부 LED에는 딜리의 다양한 표정을 드러낼 수 있게 했다.
우아한형제들은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상황별 음성 안내 기능을 담아 엘리베이터나 좁은 길 등에서 사람들에게 고마움이나 미안함과 같은 감정을 표현하는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아울러 우아한형제들은 향후 배달 주문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서울 내 일부 주거 지역에서도 배달 로봇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일정과 지역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이를 위한 준비단계로서 딜리를 활용해 서울 송파구 방이동 인근에서 자율주행 테스트를 수행하며 로봇 배달 서비스의 상용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작년 11월 개정 시행된 '지능형 로봇개발 및 보급촉진법'에 따라 '실외이동로봇 운행안전인증'을 획득한 실외 이동로봇은 보행자와 동일한 자격으로 보도 및 횡단보도 등 통행이 가능하게 돼 우아한형제들의 신사업 전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달 로봇 기술을 꾸준히 향상시켜 배달 인프라 혁신에 앞장서고자 한다"라며 "로봇은 늘어나는 배달 수요를 감당하고 라이더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배달을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로봇은 라이더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곳으로 배달을 수행할 수 있으며 편리하고 저렴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해 자영업자들의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무인 배달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더 많은 사람들이 장소 제약과 배달비 부담 없이 편리하게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고자 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서울 시내 주거 지역에서 로봇을 통해 음식뿐 아니라 각종 상품을 편리하게 배달받을 수 있는 미래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올해 7월에는 서울시 강동구 내 아파트 단지에도 새로운 로봇 배달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