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웨이브 로고. [사진=각사]](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1044/art_17300936621579_666d63.png)
【 청년일보 】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에서 '넷플릭스 천하'에 도전장을 낼 마지막 기회로 주목받고 있는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안이 또 다른 고비를 맞았다. 웨이브의 주요 주주인 지상파 3사(KBS, MBC, SBS)가 합병에 동의하면서 기대감이 고조된 가운데, 티빙 측 주요 주주인 KT가 여전히 합병안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28일 미디어·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티빙과 웨이브 합병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KT는 아직 찬성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KT가 주저하는 이유로 IPTV 수익성 감소를 지목했다. OTT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IPTV 및 전통 미디어 플랫폼의 입지가 좁아질 것을 우려하는 것 같다는 분석이다.
KT IR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KT의 IPTV 가입자 수는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942만3천명을 기록하며 성장 둔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주최 '한국 OTT 포럼'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국내 콘텐츠 산업을 보호하고 글로벌 OTT의 종속성을 줄이는 데 필수적이라 강조했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플랫폼이 국내에 없다면, 해외 OTT에 대한 종속성은 더 커질 것"이라며 합병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합병을 통해 국내 OTT 사업자가 실질적인 글로벌화를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티빙과 웨이브는 각각 지난해 1천420억원과 79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재무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합병이 지연될 경우, 두 플랫폼 모두 글로벌 OTT와의 경쟁에서 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CJ그룹과 SK그룹도 각각 영화관 및 IPTV 사업에 영향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디어 트렌드 변화에 발맞춘 대승적 결단으로 합병에 동의한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에서는 합병을 통해 두 플랫폼이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이 OTT 독점에 따른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합병 후 공중파 콘텐츠를 독점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OTT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자 하는 전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KT가 이번 합병안에 최종 찬성할 경우, 양측 주주들은 본계약 체결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합병 법인을 출범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