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627/art_17512415434915_defd74.png)
【 청년일보 】 서울 한강을 따라 펼쳐진 이른바 '한강벨트'를 둘러싼 건설사들의 대규모 수주전이 올 하반기 본격화 될 전망이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격전지는 서울 부촌의 대명사이자 강남 노른자 땅으로 꼽히는 압구정 2구역이다. 압구정동 434번지 일대에 지하 5층~지상 최고 65층, 2천571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이 사업의 공사비는 약 2조 7488억 원으로, 올해 초 시공사를 선정한 한남4구역(약 1조6천억 원)보다 1조 1천억 원 이상 많다.
재건축 대상인 압구정 1~6구역 중 사업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르며 향후 나올 재건축 '최대어'인 3구역 수주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어 현재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당초 업계 1위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맞대결이 예상됐으나, 삼성물산 최근 조합 측의 입찰 조건으로는 시공 계획을 제대로 실행할 수 없다는 이유로 참여 의사를 철회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현대아파트에서부터 이어진 '현대' 브랜드에 대한 기존 주민들의 강한 선호도로 인해 삼성물산이 초반부터 표심 장악에 밀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압구정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안. [사진=서울시]](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627/art_17512416849453_f74c95.png)
이대로라면 현대건설의 단독 입찰이 유력한 상황이지만, 현대건설 역시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다. 삼성물산이 떠난 빈틈을 1980년대 압구정 현대아파트(4~14차)를 건설한 압구정 터줏대감 HDC현대산업개발이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신축 현장 붕괴 사고로 한동안 시장의 외면을 받았지만, 최근 서울원 아이파크의 성공적인 공급과 용산정비창 전면 1구역 수주에 힘입어 강남권 재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현대건설로서도 압구정 3구역 수주의 전초전이라 불린 한남4구역에서 패했기 때문에 압구정 2구역은 절대 놓칠 수 없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압구정 2구역 입찰을 앞두고 '압구정 현대' 등 4건의 상표권을 출원하고 현대고 인근 교육부지 조성 계획을 밝히는 등 이례적인 방법까지 동원하며 수주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압구정과 한강을 마주 보는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1~4지구 재개발 사업 역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성수동은 강남권과 함께 집값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사업 규모나 사업성 면에서 강남권 못지않은 매력을 지녔다고 평가받는다. 사업지는 성수동1가 72-10 일대에 4개 지구에 걸쳐 총 55개 동, 9천428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조감도. [사진=서울시]](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627/art_17512417680148_fea133.jpg)
이 중 사업 규모가 가장 큰 1지구에는 GS건설,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의 3파전이 예상된다. 특히 GS건설은 방배13구역, 신반포4지구 등 한때 강남에서 활발하게 수주를 이어갔으나, 인천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등을 겪으며 최근 강남권 수주 실적이 미미한 상황이어서 성수1지구 수주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최근 부상하는 사업지인 여의도에서는 다음 달 시공사 입찰 공고를 낼 대교아파트를 두고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의 맞대결 가능성이 높다.
한편, 2022년 최고급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최근 '래미안'(삼성물산)이나 '아크로'(DL이앤씨) 등에 다소 밀린 대우건설은 강남권 재진입의 발판이 될 강남 개포우성7차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쟁 상대인 삼성물산을 꺾기 위해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0.00%'와 같은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역대급 사업 조건은 김보현 사장의 의지"라는 점을 강조하며 수주에 대한 강한 열의를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 역시 글로벌 디자인 그룹과 협력하여 약 9천917.4㎡ 규모의 중앙광장 조성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 격전을 예고했다.
주요 사업장 중에는 현재까지 개포우성7차(8월 23일)와 압구정2구역(9월 27일)의 시공사 선정일이 확정됐다. 이들 사업지에서 누가 승기를 잡느냐에 따라 다음 수주전의 흐름도 결정될 전망이어서 그 결과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마다 더 큰 사업을 따내려면 전략적으로 반드시 수주해야 하는 사업지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곳에서는 사활을 건 싸움이 펼쳐질 것"이라고 밝혔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